철학에서 쓰는 용어 중에 ‘tabula rasa(타불라 라사)’란 용어가 있다. 잡념이 없는 순수한 마음을 일컫는다. 세상의 욕심과 야심, 탐심과 명예욕에 물들지 않은 순진무구한 마음이다. 심리학에서는 이 용어를 ‘백지상태 순백의 마음’을 일컫는다. 요즘 들어 우리들 마음이 너무나 오염이 되어 있다. 마음 판이 얼룩져 있다. 그래서 더러는 불면증에, 우울증에, 신경쇄약에 시달리기도 한다.
예수님께서 산 위에서 가르치신 교훈 중의 첫 머리에 이르기를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 천국이 저희 것이다”하였다. 여기서 가난하다는 말은 바로 ‘tabula rasa’를 일컫는다. 이런저런 욕심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마음, 글자가 적혀 있지 않은 백지같은 마음이다. 그런데 복잡한 세상살이에서 나이 들어가면서 어찌 Tabula rasa같은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예수께서 말씀하신 ‘가난한 마음’은 처음부터 오염되지 않고, 얼룩지지 않은 마음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얼룩지고 상처 받은 마음일 수밖에 없는 우리들이 예수님 앞에 있는 그대로를 가지고 나와서 다 쏟아놓고 비워진 마음을 일컫는다. 마치 쓰레기통 같이 온갖 잡동사니로 채워진 마음을 쓰레기통을 비우듯이 다 쏟아놓고 깨끗하여진 마음, 가난하여진 마음을 일컫는다.
가난한 마음을 갖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 ‘마음 비우기’이다. ‘마음 비우기’는 욕심 비우기요 마음 청소하기이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마음 비우기, 가난한 마음 가지기에 진보를 이룰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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