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오십세 1
채홍조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보다
분명히 많은 나이
지나온 사연만큼이나
수많은 계급장이 그려진 얼굴에
마음은 스무 살 같은
치열하게 살아온 긴 시간
모아 논 재산 많지 않지만
결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하나뿐인 아들이나 훌륭히 키우려고
나는 오늘도 최선을 다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도
내 사랑하는 아들에게만은
훌륭하고 존경받는 부모가 되고 싶다.
어른의 도리가 꼭 무언지 잘 알지 못하나
어른다움으로 성숙하고 싶다.
긴 드레스 끌며 안락한 의자에 앉아
따끈한 차 한잔을
여유 있게 마셔본 적은 없어도
어느 누구 부러운 것은 없다.
내일 내 인생이 끝난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개의 낚싯바늘 묶기에
정성을 다할 것이며
오늘 하루에 충실하고
또 내일에도 소홀함이 없이
나는 언제나 성실하고 근면했으며
정말 열심히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여 살았으니까.
내 나이 오십세 2.
채홍조
인간은 얼마나 간사한 동물인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기쁨과 슬픔이 마음속을 교차한다.
이 작은 감정의 파장들
수시로 파도 치는 내 마음
때로는 성현처럼 생의 한가운데서
한발 물러서 초연하고 싶지만.
머리와 가슴은 어긋나기만 했다
무엇이 그다지 기쁘고 즐거웠던가
그 무엇이 그렇게
슬프고 고통스러웠던가
결국은 모든 것이 세월의 그늘에 묻히고
또다시 새로운 파도는 밀려와
하루는 24시간으로 부족하고
많음은 많음으로 더 갖고 싶은,
욕망의 끝은 어디쯤일까
영원히 내 것이란
존재하지도 않은 것을 깨달으면서도
다 가득 채우려 하는 어리석음이여
나보다 많이 가진 자를 질투하여
상대적인 빈곤감에 허탈해 하고
노력한 만큼 받지 못한 대가에 억울한 것 같아,
만족을 모르는 마음에서 불행한 것을
이제, 그런 마음에서 자유롭고 싶다
행복하고 싶다.
이 모든 것을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
나도 모르는 내 잘못, 용서받고 싶다.
내를 서운케 한 사람도 용서하고 싶다.
이제는 쉬고 싶다
제 나이 오십세 때 쓴글입니다
지천명을 한참 지난 요즘
숙제를 하듯 또 하루를 살았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물 흐르듯이 살고 싶지만
의지대로 되기는 요원한 꿈결인가
그냥 두리 뭉실한 모양으로
허허허 웃으며 어제 같은 오늘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굴곡진 산마루를 넘는다
감정의 절제도 수양이 필요한 것
얼굴에 나타나는
일그러진 마음의 번뇌
곱게 다림질하여 매끄럽게 펴고
일상의 근심일랑 시렁 위에 올려두고
정물화처럼 화사하게 웃으며 살고싶다
060412 오마이뉴스 여성란게재
첫댓글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시는 모습이 느껴져서 존경스럽습니다, 늘 그마음 변치마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네, 몇곳의 문학 단체에 가입해서 활동하다보니 한 달에 두 세 곳은 다니게 되지요 감사합니다 위의 사진은 뭄학세계 송년시낭송회입니다 지인이 직어서 보냈네요
시인님 반가워요,낭송하시는 모습에서 50의 세월이 묻어납니다,열심히 살아오신 것을 느낍니다.
가을 청년님 너무 반갑습니다 오랫동안 흔적없어서 궁금했답니다 건강은 어떠신지요 제가 2월17~~19일 이틀간 부산에 조카결혼식에 내려간답니다 그때 요 아래 축시를 크게 액자로 만들어서 선물하혀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