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밧드의 모험 - 아빠의 모험
딸 아이와 만화영화 요즘 말로 애니메이션 "신밧드의 모험"을 보았다.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 우산을 받쳐 쓰고 둘이서 나란히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아이와 영화관까지 가는 길은 나에게 있어 상당히 복잡하다.
일단 집 앞을 나서자 마자 아이스크림으로 입맛을 적셔야 한다.
그래도 미안한지 할인하는 슈퍼로 가자고 말하는 것을 보며 감사함을 느낀다.
후식은 당근 양파링으로 입을 심심하지 않게 해야 한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는 양파링이 다 사라지면 (어쩌다 내 입에 하나씩 넣어주고)
껌을 찾는데 없으면 "아빠는 도대체 껌도 없어? 돈이 없어서 못샀어?"
돈없는 슬프고 아픈 가슴을 콕콕 찌른다.
버스에 내려서 영화관 가까이 도달하게 되면 "신포만두"가 나온다.
먼저 먹고 보자는 아이와 보고 나서 먹자는 나와 거의 내가 이기는
삼세판 가위바위보를 해도 또한 거의 먹고 영화를 보고 만다.
막대한 돈을 지불하여 영화관에 들어서면 바로 겁나게 비싼
아이스크림 파는 데 서서 나를 애절하게 부른다.
안돼! 하면 벌써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리며
"아빠는 나를 사랑한다는 말 거짓말이야!"외치는 아이의 협박에
또 사주어야 하고 드디어 영화 시작.
신밧드가 자기대신 감옥에 갇힌 친구를 구하기 위하여
무슨 책이었지? (이름 생각 안남) 아무튼 좋은 책을 찾으러 바다를 항해한다.
차라리 싸구려 영화이자 내용도 전혀 없는 "헐크""코아" 보다는 몇 배나 재미있다.
장면도 신나고 배경도 재미있고 시원한 바다의 모습과
기이한 만화가 펼쳐지는 데...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아이가 생각나 옆을 돌아보니
아이는 어느 새 잠이 들어 있다.
나는 아이에게 항상 영화를 보여주고자 하였는데
참말로 "신밧드의 모험"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기 위하여 극장에 가는 길은
나에게 있어서는 "아빠의 모험"일 뿐이었다.
카페 게시글
맛과 멋을 찾아서
신밧드의 모험-아빠의 모험
빙혼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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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3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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