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 이튿날. 일요일 아침 아이들이 왠일인지 일찍 일어나 출발이 순조로웠다. 어제 군산 항도장에 숙박을 하였지만 오늘의 주 여행지는 금강 너머 서천이다. 국립생태원을 견학하고 장항송림욕장을 걷기로 계획되어 있다. 국립생태원은 10시부터 입장이어서 우선 경암동 철길부터 걷기로 하였다.
↑경암동 철길마을 풍경
↑경암리 철길마을 안내판을 읽고 있다.
↑철길 주변 풍경들. 요즘 보기 드문 쇠스랑이 독 옆에 놓여 있다.
↑뜨거운 여름 햇볕에 고추가 잘 건조되고 있다. 건조기에서 고추를 건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린 것을 태양초라 하여 상품으로 친다.
↑여자 아이들 셋
↑철길을 가로질러 걸린 빨랫줄. 열차가 다닐 적에는 열차 앞에 인부들이 나서서 소리를 치면 급하게 나와서 빨랫줄을 철거하였다고 한다. 열차의 속도는 시속 10km 정도였다고 한다.
↑노란 콩, 흰콩, 붉은 콩이 잘 어울린다.
↑철길 옆의 이런 안내판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독들이 이 집 안주인의 살림살이 솜씨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철길 옆 개 집에 새끼 두 마리가 어미개에 기대어 있다. 지난 7월 마지막 답사 때 찍은 사진인데 이번에 와서 보니 새끼 한 마리당 만 원씩에 분양한다는 광고가 적혀 있어 깜짝 놀랐다.
↑번듯한 집은 아니지만 이층에 키우는 꽃을 보면 여기 사는 사람들의 순박한 심성을 엿볼 수 있다.
↑경암동 철길은 종이제조업체가 원료와 생산품을 실어나르기 위하여 1944년에 건설하였다. 철길의 길이는 2.5km이다. 열차는 해방 후에도 계속 운행이 되다가 2008년 7월 1일에 완전히 멈춰 섰다.
↑철길을 걸으면 남자아이들과 여자들의 차이가 금방 들어난다. 남자아이들은 뒤도 옆도 돌아보지 않고 곧바로 철길 끝을 향하여 걸어간다. 여자아이들은 주위를 관심있게 둘러보고 발길을 멈추고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기도 한다.
↑외길 걷기. 누가 레일 위를 오래 걷나.
↑철길을 걷고 출발한 곳으로 다시 모였다. 매점이 있고 매점 벽에 사람들이 남긴 흔적들이 눈길을 끈다. 경암동 철길이 사람들의 관심을 끈 이유는 무엇일까?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 아기 잘도 잔다' 혹시 이 동요의 소재가 된 곳이 이곳일까? 이런 생각을 한 번씩은 해 볼 것 같다.
↑벽 앞에 선 아이들. 원준이 표정이 재미있다. 뒤에 남겨진 글들은 주로 연인들의 사랑의 언약이나 이 철길에 대한 소감이 많다.
↑뭐 재미있는 글이 없나. 아이들과 정민이 아버지가 열심히 찾고 있다.
↑기차는 매일 두 번씩 다녔다고 한다. 지나가는 길에 철길 옆 집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에게 말을 건넸다. "할머니, 열차가 다닐 적에 많이 불편하셨겠네요." 할머니 대답 "하나도 불편하지 않았어. 지금이 더 불편해. 그 때는 열차가 오전에 두 번밖에 안 다녔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시도때도 없이 찾아와 하루종일 시끄러워 불편해. 다음부터는 여기 오지마. 여기가 뭘 볼 게 있다고" 그래도 이 철길은 마음이 삭막하여질 때면 한 번씩 찾고 싶은 생각이 들 것같다.
↑금강하구둑을 건너 서천군에 들어섰다. 서천군 지역에 있는 금강하구 생태공원 쉼터에서 아이들이 잠시 쉬고 있다. 국립생태원에 입장하려면 얼마동안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금강과 금강하구둑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등 뒤로 금강호가 보인다. 여기에 저장된 물은 약 1억 4천여 톤이 이른다. 이 물은 군산국가산업지구에 공업용수로 공급되거나 인근 농토에 농업용수로 쓰인다.
↑금강은 여름철에 비가 많이 오면 바닷물이 역류하여 이 일대 뿐만 아니라 부여까지 자주 침수되었다. 그래서 전라북도 군산시와 충청남도 서천군을 잇는 하구둑을 건설하여 홍수의 피해를 줄이기로 한다. 하구둑은 1983년 공사를 시작하여 8년간의 대공사 끝에 1990년에 완공하였다. 하구둑이 건설되면서 강경이나 부여까지 거슬러 오르던 바닷물은 더 이상 금강에 유입되지 않는다. 금강이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그 길이가 397.25km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하구둑을 종점으로 하기 때문이다. 원래 하구까지는 407.5km라고 나와 있다.
↑여름 햇빛이 강한데다가 금강의 물빛이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이런 곳에 오면 아이들은 기를 쓰고 자판기에 매달린다. 그래서 여행 중에 자판기 사용은 될 수 있으면 금한다. 한 번씩 허락을 받으면 아이들은 환호한다.
↑틈만 있으면 아이들은 장난을 치고 놀이를 즐긴다. 하긴 어린시절에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놀이밖에 더 있겠는가.
↑진욱이 뛰어오르기 직전의 자세. 그러나 불행히도 뛰는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다.
↑오히려 정민이와 윤석이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희주의 뛰는 모습이성공적으로 잡혔다.
↑희주가 뛰어오르는데 누가 손가락을 카메라 앞에 갖다 댄다. 누구지?
↑9시 40분 경에 국립생태원에 도착하였다. 벌써 와서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표를 끊고 입구에서 기다린다.
↑오늘 지수가 약간 시무룩한 것 같다. 더워서 힘이 드는가? 아니면 오빠가 마을 상하게 했나?
↑직원들도 더위에 기다리는 사람들을 배려하여 10분 전에 미리 입장을 시킨다. 위는 방문자센터에서 찍은 에코리움(생태관) 모습이다. 에코리움은 에콜로지(생태학)와 리움(장소)을 결합한 말이다.
↑동해안은 태풍으로 난리인데 이곳에는 날씨가 아침부터 무덥다. 그러나 바람이 있어 짜증이 날 정도는 아닌 것이 다행스럽다.
↑아쿠아리움 가는 길은 아직은 조금 휑한 느낌을 준다. 옆의 나무가 좀 더 자라면 멋진 길이 될 듯하다.
↑정문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에코리움에 도착한다. 원래는 습지생태원을 돌아 입장할 작정이었으나 날씨가 더워 이곳부터 관람하기로 하였다.
↑에코리움에 입장하여 간단하게 관람 순서와 행렬에서 벗어났을 때의 행동 요령들을 이야기한다.
↑에코리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희주와 정민아버지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주제Ⅰ관. 세계의 전반적인 생태 환경을 일람할 수 있다.
↑주제 Ⅰ관을 거쳐서 열대관에 들어선다. 열대지방의 생태계를 전시하는 곳으로 습기도 많고 온도도 높다. 그렇지만 볼 것이 많아서 그런지 극지관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아이들도 이곳에서 가장 활기차다. 신기한 열대지방의 동식물들을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는다.
↑열대관에는 우리가 평소에 볼 수 없는 열대어들을 많이 전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여러 종의 도마뱀과 도롱뇽 그리고 멋장이쥐잡이뱀, 초록비단뱀, 알다브라육지거북 등 다양한 파충류들을 볼 수 있다. 고무나무나 커피나무 등도 심어져 있다.
↑저 안에 무엇이 있을까? 아이들이 머리를 들이밀고 열심히 보고 있다.
↑투명고기라고 불리는 갓피쉬. 실제로 잘 보이지 않아 몸으로 그림자를 만들어 사진을 찍었다.
↑보호색이 일품인 가오리.
↑길이가 2m나 되는 '멋장이쥐잡이뱀'이 나무 위에 있다. 역시 보호색으로 나뭇가지아 언뜻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열대우림 지역의 숲
↑커피나무. 2천여 만 명 이상이 커피 사업에 종사하고 있고 하루에 25억잔 이상의 커피가 소비된다고 한다.
↑알다브라육지거북이 먹이를 먹고 있다. 이 거북은 수명이 250년이 넘고 등갑의 길이는 120cm까지 자라며 몸무게가 평균 250kg에 이르는 대형거북이다.
↑나일악어. 열대지방의 강이나 호수, 늪에 서식하는 악어로 아프라카악어라고도 한다. 큰 놈은 길이가 7m에 이른다. 성질이 포악하여 사람까지도 잡어 먹는다. 모든 악어가 사람을 잡아 먹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악어들은 사람들을 보면 도망을 간다. 그러나 이 나일악어와 바다악어란 놈은 사람에게도 달려든다.
↑사막관 입구 안내 간판
↑열대관에 이어 사막관에 들어서면 내부가 건조하고 덥다. 각종 선인장들이 전시되어 있다.
↑모링가 나무. 생명의 나무라고 불려지는 나무다. 모링가 나무는 우유보다 2배의 단백질과 오렌지의 7배가 넘는 비타민과 바나나의 세 배가 되는 칼륨을 지니고 있어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하여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모링가 나무 앞에 선 석문이
↑미국에서 주고 서식하고 있는 다이아몬드방울뱀. 큰 놈은 길이가 2m에 이른다고 한다. 맹독을 가지고 있으며 화가 나면 꼬리를 흔들어 방울소리를 낸다. 방울소리를 내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알려 다른 동물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최근 뱀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에 의하면 방울뱀의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도망을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잡으려 들기 때문에 소리를 잘 내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방울뱀이 상대를 공격할 때 방울 소리를 내는 것은 10%도 안 된다고 한다.
↑미국의 서부지방이나 멕시코 북부지방에서 주로 살고 있는 프레리독. 다람쥐과의 동물로 땅을 파서 굴 속에서 산다. 미국에서는 이 동물이 주로 밭작물을 망치기 때문에 사냥을 많이 하여 개체 수가 많이 줄어 들었다고 한다.
↑지중해관의 올리브나무. 구약에 의하면 대홍수 때 노아가 홍수가 끝났는지 알기 위하여 방주에서 비둘기를 날려 보냈는데 비둘기가 이 올리브 나뭇가지를 물고 와서 홍수가 끝이 난 줄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올리브나무는 비둘기와 함께 평화를 상징하게 되었다. 이 나무 열매로는 기름을 짜서 식용을 한다. 나무 모양은 기대한 것이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지중해관의 바오밥나무. 바오밥나무는 5천년을 산다나.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는 보는 즉시 뽑지 않으면 그 뿌리가 자라 행성을 갈라지게도 한다고 하였다. 바오밥나무는 건조기에 대비하여 몸통에 물을 저장하기 때문에 줄기가 다른 나무에 비하여 비정상적으로 통통하니 굵다.
↑온대관. 여기는 제주도의 곶자왈 생태를 전시한 곳이다. 곶자왈은 제주 방언으로 숲을 뜻하는 '곶'과 자갈을 가리키는 '자왈'이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곶자왈은 제주 생태계의 보고로 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고 또 이곳을 통하여 양질의 지하수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곶자왈을 파헤쳐 골프장을 건립하는 바람에 제주 생태환경이 많이 훼손되어 심각한 폐해가 우려된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황쏘가리. 황쏘가리는 우리나라 임진강과 북한강 유역에서 자라는 어종이다. 한강의 황쏘가리는 현재 천연기념물 제 190호로 지정되어 있다.
↑극지관 입구에 서 있는 수리부엉이의 멋진 모습. 이것은 실물이 아니고 표본이다.
↑툰드라 지역에 살고 있는 네네츠 족의 천막인 춤. 네네츠는 인간이란 뜻으로 이들은 주로 순록을 키우고 물고기를 잡아 먹고 산다. 전 세계적으로 5~6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이들은 사냥한 짐승들의 가죽을 꿰매어 만든 '춤'이라는 천막에서 생활한다.
↑이누이트 족과 얼음으로 만든 이글루. 흔히 에스키모 족이라고 하는데 이는 캐다나에서 '날고기를 먹는 종족'이란 뜻으로 이들을 비하하여 쓴 말이다. 이누이트란 말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지구상에서 최극지에 사는 종족이다.
↑극지관은 무엇보다도 시원하여 인기가 높다. 여기서는 툰드라기후 식생대를 잘 관찰할 수 있다. 자작나무 숲과 북극곰 그리고 이누이트족과 그들의 얼음집인 이글루를 볼 수 있다.
↑극지관의 마스코트인 펭귄. 물 속을 헤엄치는 펭귄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은 불러 모은다.
↑제2상설주제전시관.
↑멸종위기 2급 동식물. 따오기, 가시고기, 가시연꽃, 노렁부리저어새와 삵 등의 동식물의 이름이 보인다.
↑환경의 파괴는 대규모 재앙을 불러온다. 그러나 많은 국가에서 우선 눈에 보이는 경제적인 이익을 위하여 환경을 돌보지 않는다.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현재의 편의를 쫒다보면 환경 보호는 멀어지게 되고 이는 우리 시대 아니면 우리 다음 세대에 막대한 희생을 치러야 할 것이다. 지구의 폐라는 열대 밀림이 남벌이 되고 지구의 콩팥이라는 갯벌이 모두 간척이 되어 생태계의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결국은 우리 인류가 그 댓가를 치러야 한다.
↑생태관 곳곳에서 방문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들이 상영되고 있다.
↑기획전시관. 물을 주제로 전시하고 있다. 우리 생활과 너무 밀착되어 있어서 그 소중함을 모르는 물.
↑점심시간.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다. 2층에 식당이 있지만 협소하고 메뉴도 마땅치 않아 식당에서 주문하여 도시락을 싸서 휴게실에서 먹었다.
↑아이들이 뽑기놀이를 하였는지 선물을 받았는지 손에 못 보던 물건이 한 개씩 들려 있다.
↑점심을 먹고 4D 상영관에서 애니메이션을 관람하였다. 의자가 흔들리고 물이 떨어지고 바람이 불고 하는 것은 신기하였지만 아이들 평으로는 작품은 별로 재미가 없었다고 한다.
↑애니메이션 상영을 기다리며 희주와 정민이가 나란히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