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중학교 인가
동아일보 1954년 9월 12일자 기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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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재작년 9월 설립된 고부중학원은 드디어 지난 9월 1일부로 문교부 당국으로부터 공립중학교로서의 정식인가가 나서 이번 고부면 관청리에 신교사로 이전하여 9월 10일부터 수업을 개시하였다.
[해설] 고부중학교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신문기사이다. 고부중학교는 한국전쟁이 끝나지 않은 1952년에 '고부중학원'이라는 이름으로 개교하여, 1954년 9월에 고부면 관청리에 새 교사를 건립한 후 문교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아 공립중학교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였다. 고부중학교는 개교 이후 약 60년 동안 지역의 학생들을 가르치며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당시 중학교는 면 단위에 1개씩 설립이 되었는데, 대개 면사무소가 있는 이른바 면 소재지에 위치하였다. 하지만 고부중학교의 경우 예외적으로 면소재지에서 떨어진 변두리 즉 부안군 줄포면 신흥리로 이어지는 관청리 지역에 설립이 되었다는 점이다. 아마도 면소재지 지역에서는 학교부지를 확보할 만한 여유공간이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니면 관청리 지역이 고부천 유역에 자리잡아 너른 평야를 끼고 있기에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이 지역 유지들에게서 부지와 교사 설립을 위한 기금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었기에 관청리에 학교가 입지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고부중학교는 처음 개교할 때는 3학급으로 시작하여 1978년 무렵 최대 24학급을 보유하게 된다. 학년당 8학급이니 요즘 정읍시내의 중학교(학년당 6학급 내외) 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하였던 것이다. 곡창지대라 할 수 있는 정읍 서부 평야지역의 인구는 1970년대 후반을 정점으로 하여 이후에는 산업화에 따른 이촌향도 현상의 진행으로 인구는 급격하게 감소하고 동시에 학생수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후 고부중학교는 1979년에 사립학교인 고부여자중학교가 설립되면서 여학생이 빠져나가게 됨에 따라 학생 수가 줄어들게 되었고 1997년에는 처음 시작할 때의 규모인 전체 3학급(학년당 1학급)으로 감축되었다. 2007년에는 고부여중이 학생수 감소때문에 폐교를 하게 되어 고부중학교가 다시 남녀공학으로 복귀하였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였다. 현재 2012학년도 학교 자료에 의하면, 전체 학생 수는 13명에 교직원수는 전체 11명이니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조건이라 하겠다.
다른 한편 학생 수와 교직원수가 엇비슷할 정도로 학생수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니 이를두고 말들이 많다. 교육을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는 사람들은, 이런 학교는 당장이라고 폐교시켜 교육의 효율성을 높여야된다고 소리를 높인다. 그리고 학교를 지역공동체의 핵심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특별법이라도 제정하여 농촌지역 교육을 살리고 지역민이 원하면 숫자에 관계없이 학교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을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주장이 다른 것이다. 경제가 먼저인지 아니면 사람이 우선인지... 우리 사회에서 지금껏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끊임없이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이데올로기 논쟁인 것이다.
앞으로 고부중학교를 포함하여 면단위 시골학교들의 운명은 어찌 될 것인지.... 분명한 것은 앞으로 농촌경제의 변화에 따라 학교의 역사는 분명 다르게 쓰여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