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쓰기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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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시는 소설과는 달리 난해한 문학 장르이다. 이해하기도 힘들 뿐더러 쓰기는 더욱 힘들다.
문학 공부를 함에 있어 "이해하지 못하면 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우선은 시를 이해하고 시를 쓰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에 널리 알려진 시를 분석하는 요령을 네 가지 차원에서 알아 보고자 한다.
① 제목에 관심을 가져라
제목을 사람으로 말하면 그 사람의 얼굴이다.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삶의 모습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제목을 보면 그 시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제목이 '무제' 라면 독자들은 당황하게 된다. 말 그대로 제목이 없다는 의미일 텐데, 제목이 없다고 말하면서 그것을 제목으로 선택한 의도를 파악 해야 한다. 그것은 역설적일 수도 있고, 내용 자체가 제목이 없는 것에 대한 내용일 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내용을 암시할 수 있다는 것은 풍부하게 정서를 환기시킬 수 있지 않겠나 하겠지만, 그만큼 애매할 수도 있다. 제목부터 애매한 시는 결국 애매한 시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② 시어의 이미지를 활용하라
한 편의 시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상상력, 표현 기법, 율격, 어조, 이미지 등 다양한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지만 그 중에서도 이미지는 시가 압축을 생명으로 삼는 문학이면서도 구체성을 잃지 않게 해 준다.
시어(詩語)란 시에만 쓰이는 특별한 언어가 아니라, 일상적 언어가 시 작품의 재료로 선택될 때 이를 일컫는 말이다. 또한 시어라고 하면 언어 기호가 갖는 자체의 의미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연상되는 내용까지를 포함하는 보다 폭넓은 의미이다.
흔히 말하는 직유니 은유니 상징이니 하는 표현 기법은 시어가 일상어와 다르다는 점을 보여 주는 한 예가 된다.
③ 시어 선택과 작가 의도 파악하기
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또 한 가지는 시를 통하여 작가의 마음을 읽어 내는 일이다.
그것은 시가 무엇을 어떻게 표현해 내려고 했는가 하는 점을 찾아내는 일이다. 거기에서 '무엇'은 시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對象)'일 것이며, '어떻게'는 '표현 기법'일 것이다. 작가의 창작 의도에 대한 깊이에 대하여, 이해하려는 나의 눈높이를 맞추고 그 지점에서 대상과 다듬어진 시구(詩句)를 바라보아야 한다.
④ 서정적 자아의 위치 확인하기
시나 소설이 자서전이나 수필 등의 글과 다른 이유로는 서술자의 실체 문제를 들 수 있다. 자서전이나 수필 같은 글의 경우 서술자인 '나'는 곧 작가이다. 그러나 시나 소설의 경우 서술자는 곧 작가라고 생각 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시나 소설은 수필이나 자서전과 다른 장르가 되는 것이며 시에서는 서술자를 서정적 자아(시적 화자 또는 시적 자아)소설에서는 작중 화자라고 일반적으로 부르는 것이다.
시 쓰기
① 좋아하는 시부터 관심 갖기
쓰는 것보다는 읽고 음미하는 즐거움이 선행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많은 작품들을 읽고 음미하는 일은 표절(남의 글을 그대로 모방함)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 표절하는 잘못을 막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② 읽고 모방하기
시를 짓는다는 것은 일차로 남의 작품을 모방하는 단계에서부터 출발한다. 자신이 읽고 어떤 점에서 좋다고 생각되는 작품, 내지 몇 권의 시집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 그리고 좋게 느끼는 점들이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 즉 시의 전체 분위기, 시의 내용, 특정 어휘나 구절에 대한 표현법 등을 분석해 볼 수 있어야 한다.
③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무엇'은 '주제'와 통하는 말이고, '어떻게'는 '표현'의 문제이다. 이에 대한 선후 관계의 정답은 없다. 독자와 만나는 것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이기 때문이다.
④ 서정적 자아와 대상과의 거리
시 작품 속에서 '서정적 자아와 대상과의 거리'가 독자들에게 주는 감동의 폭은 참으로 다양하므로 시를 슬 때 유의 해야 한다.
⑤ 일상적 시각으로부터의 탈피
문학은 신선해야 한다. 신선하지 못하다면 그것은 문학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그래서 작가들은 늘 신선한 눈으로 주변의 사물에서부터 심오한 철학에까지 다방면에 걸쳐 예사로운 눈으로 그것들을 대하지 않는다.
⑥ 쓰고 보여 주기
스스로 시라고 지어 본 것은 누구에겐가 보여 주어야 한다. 보여 주지 않고 수백 편을 지어본들 그것은 시가 되기는 어렵다. 시가 제대로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자기 스스로는 분별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설령 분별해 낸다고 생각하더라도 객관성이 부족하다.
●수필 쓰기 요령
먼저...
문학 지망생이 처음 생각하는 것은 대개의 경우 시가 아니면 소설이다. 그러다가 여의치 않으면 수필이나 써보자고 한다. 수필이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수필이 어떤 글인가를 모르고 하는 생각이다. 수필을 쓰고자 할 때에는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① 문장이 좋은 것을 읽어야 한다.
여하간 좋은 글에 의해 스스로 안목을 키워 나가지 않으면, 그만큼 바른 길로 들어서는 일은 늦어진다. 수필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우선 문장이 돼야 하는 글이다. 따라서 좋은 문장을 가려 볼 줄 아는 눈을 가져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좋은 글을 대해야 한다.
② 쓰고자 하는 의미 파악
소재를 만났을 때 수필은 시작된다. 그러나 소재에서 오는 충동만으로 수필이 된다고는 볼 수 없다. 스스로 쓰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일단 생각해 보아야 한다. 쉽게 말하면, 남이 읽어서 의미가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③ 문장의 진실
문장은 아름답게 꾸미려고 할수록 진실과 멀어진다. 꾸미는 글은 좋은 글이 될 수 없다. 수필이 지니는 문학성은 개인의 인격적 고백이기에 여타의 장르와는 달리 진실해야 한다.
④ 글의 품위
수필에는 나름대로의 품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가장 정제되고 정갈한 문학인 만큼 품위가 있지 않고서는 독자들에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문장은 수필의 품위를 좌우함에 있어서 결정적 구실을 한다. 야비하거나 표독한 표현은 글의 품위를 깎는다. 재주를 앞세워도 품위는 떨어진다.
수필 쓰기
① 서두 쓰기
어떤 글이든 서두가 있고 독자는 서두에서부터 읽어 들어간다. 서두는 독자를 끌어들이는 첫 번째 관문이기에 중요하다.
소재를 만난 사람의 머리 속에는 쓰고자 하는 말이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무턱대고 이야기를 꺼낼 수는 없다.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써야 할까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서두를 쓸 때 유의할 점은 불분명한 인상을 주지 않아야 한다. 서두를 막연한 상황으로 말한다면 사실 개념과 떨어져 실감을 주지 못한다. 따라서 독자를 끌어들이기에 효과적이 아니다.
② 소재와 주제
일상 속에서 보고 느낀 것은 모두 소재가 된다.
일상 속의 모든 것이 소재가 된다고는 했으나, 작자의 체험이 특이하면 더욱 좋다고 할 수 있다. 평범한 것이라 해도 남다른 관찰력과 높은 식견의 인격에 사색이 따르면 좋은 수필이 된다.
③ 작품의 구성
구성이란, 내용을 요소별로 가려 하나의 유기적 통일체가 되도록 작품을 조직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요소별 내용을 체계 있게 배열하는 것이다. 소재를 다룰 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 내는가, 또는 쓰고자 하는 요소별 내용의 배열을 어떤 순서로 하는 가이다.
소재가 수필이 되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요소별 이야기가 있다. 이것을 앞 뒤 순서를 가려 통일된 작품이 되도록 엮어 내는 일이다. 여기에서 필연적으로 문맥이 이어져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각기 다른 요소들의 이야기가 주제를 향해 통일체를 이루게 하는 데는 문맥이 이어져야 하는 까닭이다.
따라서 구성은 합리적이어야 하고 요소별 내용들이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
건축물의 구조가 평범할 때 미관이 없듯이, 문장도 평면성을 벗지 못하면 단조롭다. 수필이 짧은 글이긴 하지만 짧을수록, 구성의 묘가 없으면 밋밋한 글이 되고 만다.
④ 문장 꾸미기
일반적으로 문장은 평론가의 글이나 학자의 글처럼 어렵게 쓴 글이라야 좋은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초보자들이 문장을 어렵게 쓰려는 경향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수필은 쉽게 읽혀지는 글이라야 한다. 쉽게 읽힌다는 것은 힘 안들이고 썼다는 뜻이 아니다. 힘 안 들게 읽혀지는 글일수록 또는 편하게 읽혀지는 글일수록 힘들여 쓴 글이다. 문장을 꾸미지 않고 간결하고 담백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시와 수필쓰기 요령|작성자리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