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의 시작은 장비 선택이다. 캠핑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대단한 장비를 갖춰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집에 있는 텐트와 주방기구를 가져와도 무방하다. 일단 시작을 해본 다음에 우리 가족에게 맞는 장비를 갖추는 게 좋다.
오토캠핑이 대세
요즘 캠핑은 오토캠핑이다. 국립공원을 비롯한 거의 모든 국유림에서는 지정된 장소 외에 다른 곳에서 취사 야영을 금하고 있다. 고로 텐트와 취사도구를 배낭에 넣고 이동해서 즐기는 캠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차에 짐을 가득 싣고 캠핑장까지 갈 수 있는 오토캠핑은 여러모로 편리를 제공한다. 100만원이 훨씬 넘는 텐트와 그늘 막으로 근사한 집을 짓고, 집에서 쓰는 주방기구보다 더 뛰어난 아웃도어 조리기구로 제대로 된 저녁을 차려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족 단위 캠핑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장비의 힘이 크다. 거실 공간이 딸린 텐트와 침낭이 없다면 아이들과 함께 캠핑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제대로 갖추려면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한꺼번에 구입하기 보다는 2~3년의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구입하는 게 좋다. 텐트의 경우, 휴양림에 마련된 캠핑장에서 주로 캠핑을 할 생각이면 작은 텐트도 충분하다.
남의 것과 비교하지 말자
초보자가 장비 구입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남의 것과 비교해서 무턱대고 사재기하는 것이다. 십중팔구 나중에 후회하기 십상이다. 실패를 피하는 방법은 사용 후기 탐색이다.
인터넷상에서 중고장터가 가장 활발한 분야가 캠핑이다. 노련한 캠퍼들은 수시로 ‘영입과 방출’을 통해 장비를 교체한다. 당연히 비용도 절감된다. 캠핑 고수들은 ‘취사도구를 제외한 모든 장비는 중고품도 좋다.’고 조언한다. 또한 캠핑 장비는 중고로 팔아도 원래 가격의 80%까지 건질 수 있다. 장터는 ‘캠핑퍼스트’ ‘캠핑하는 사람들’ ‘캠핑&바비큐’의 게시판에서 활발하다.
바비큐그릴 쯤은 있어야 한다?
장비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취사도구이다. 아직까지 우리의 캠핑문화는 먹는 게 대세이며,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일단 화로(火爐)대가 있다. 모닥불을 피울 수 있는 삼각뿔 모양의 쇠붙이로 이 위에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석쇠나 그릴을 놓아 직화구이 등을 할 수 있다. 삼각대를 세우고 가운데에 쇠줄을 늘어뜨리면 더치오븐을 걸어 사용할 수도 있다. 더치오븐은 주철로 만든 무쇠냄비다. 무겁지만 한 번 가열되면 열이 쉽게 식지 않고 열이 솥 전체로 분산돼 음식을 고르게 익일 수 있다. 압력밥솥과 같은 효과를 내며, 그래서 돼지고기 편육 등 조리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리를 할 때 아주 유용하다. 바비큐용 그릴 또한 유용한 장비다. 숯불이나 장작불을 피워 그 불이 음식에 바로 닿도록 하는 직사각형 모양의 직화형 그릴과 불에 고기가 직접 닿지 않고 뚜껑을 덮어 내부 열기로 굽는 간접구이용 그릴이 있다. 취사도구는 근사하게 보이는 것일수록 부피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캠핑에 참여하는 인원과 용도에 맞춰 신중하게 선택하는 게 좋다.
먹는 것 외에 놀이도 필요하다
캠핑과 아웃도어는 필수다. 밥 먹고 잠만 자고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아웃도어의 내용은 캠프 사이트를 어디로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강이나 호수 옆이면 물놀이·천렵을 비롯해 카누·카약 등 전문적인 스포츠까지 다양하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휴양림에는 늘 캠퍼들이 몰려든다. 자연스럽게 산림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다양한 테마를 갖춘 캠핑장이 속속들이 개장하고 있다. 식물원·수목원 내에 있는 캠핑장도 그 중 한 곳이다. 꽃이 만발한 자연은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놀이터. 대개 사설 캠핑장은 지자체나 산림청이 운영하는 캠핑장보다 편의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한 가지 이상의 놀이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요즘 캠핑장에서 인기 있는 놀이 중 하나로 ‘슬랙라인’을 들 수 있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밴드를 묶어놓고 이를 건너는 놀이로, 우리의 전통놀이인 외줄타기와 비슷하다. 여러 가족이 함께 하는 경우, 보물찾기가 제격이다. 세월이 지나도 유치원·초등학교에서 여전히 인기있는 놀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예전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다. ‘1박2일’을 통해 복불복 게임도 가족이 즐기기에 좋다.
캠핑에도 예의가 있다
캠핑장은 여러 가족이 밀집에 있는 곳이다. 그러므로 캠퍼로서의 예의가 필요하다. 일단, 저녁식사를 마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정숙하는 게 좋다. 텐트 밖의 조명 또한 낮추거나 끄는 것이 예의다. 대부분의 캠핑장은 한밤에도 가로등 몇 곳은 밤새 불을 밝힌다. 그러므로 굳이 바깥에 불을 켜둘 필요가 없다. 공동 취사장을 사용하고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자세도 꼭 필요하다. 호주나 뉴질랜드 등 선진국의 캠핑장을 가보면 취사장이 늘 청소한 것처럼 청결하다. 그러나 청소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로 갈까?
장비를 갖추고 나면 어디로 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초보자는 너무 멀리 가는 것보다는 가까운 곳이 좋다. 일찍 캠핑장에 도착해서 일찍 시작하는 게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이다. 장비 사용 등에 자신이 없으면 동호회에서 주최하는 캠핑대회 등에 참가해 보는 것도 좋다.
서울 그린웨이가족탬핑장(www.gdfamilycamp.or.kr)은 강동구 둔촌동 일자산자연공원에 있다. 도심에서 가까워 주말 1박을 하기에 좋으며, 텐트 매트리스 등 간단한 장비를 빌릴 수 있다. 경기 포천 캠핑라운지(www.campinglounge.com)는 사설 텐트 조리 기구 등 캠핑 장비를 대여해준다. 장비가 많지 않은 초보자나 여성 캠퍼들에게 편리하다.
시설 좋은 캠핑장은 경기 가평 자라섬캠핑장(jarasum.gp.or.kr)과 연천 한탄강오토캠핑장(www.hantan.co.kr)이 꼽힌다. 여기는 카라반이라 일컫는 트레일러형 캠핑카도 갖추고 있다. 경기 포천 유식물원(www.yoogarden.com)은 계절에 맞춰 피는 꽃 등 볼거리가 많다.
캠핑장 주변으로 작은 계곡이 흘러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곳이다.
충남 공주 이안숲속캠핑장(www.e-anland.com) 또한 식물원 내에 있다. 밤나무농장 등 식물원 구경만 하루가 다 간다.
보령 개화예술공원(www.gaehwaartpark.com)은 테마 파크 형 캠핑장이라 할 수 있다. 승마 체험장 등이 있어 가족 단위 캠퍼가 좋아할 만한 곳이다.
유명 캠핑장은 예약이 필수다. 그만큼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 이내 거리의 캠핑장은 주말이면 예외없이 캠퍼들이 꽉 들어찬다고 보면 된다. 미리미리 예약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