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속한 신성한 통치적인 다루심을 받는 삶
늙었나보다.
짧은 나들이도 피곤하다.ㅋ
그런데 몇일 전 친구들과 만나 잠 적게 자고 등산하고
테니스 월례대회하고
어제 점심시간에 고속도로로 어딜 좀 다녀오고 했더니
어제 저녁은 9시 좀 넘어서 자서 7시까지 잤다.
그래도 피곤이 덜 풀린다.
그러다 갑자기 옛 생각이 난다.
이렇게 피곤할 때 봄에는 멸치회를 먹고 나니 피곤이 풀렸는데
언젠가 먹은 그 맛이 생각나 입 안에 군침이 돈다.
몇 년 전에 부산 가서
친구 차타고 기장 가서
멸치회와 멸치찌개를 먹었다.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생미역에다가 멸치회를 싸서 먹는 맛은
초봄의 봄내음을 먹는 기분이었다.
멸치회 2만원, 멸치 찌개 2만원,
내 수준에는 맞지만
어떤 아줌마는 비싸다고 흥정을 한다.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르다.
내 수준에는 맞고
어떤 아줌마의 수준에는 비싸다.
내 수준에는 맞다고 생각하여
멸치회 2 만원, 멸치 찌개 2만원,
4만원 어치를 사니
두 부부가 한 시간 남짓 행복하게 먹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 내자가 시간이 남는다고 하여
눈에 띄는 해운대 로데오 거리에 들러보자고 내자를 꼬신다.
남자들은 쇼핑을 좋아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간다.
나와 친구는 괜히 덤텡이 쓰지 않을까 조마조마 했지만
엄처의 명을 어찌 거역할 수 있으리오.
친구의 내자가
이전에 비싼 노스페이스와 콜롬비아를 할인해서 팔던 곳이라
그 사이 어떻게 변했나 궁금해서 들러보자고 한다.
정품 노스페이스 파는 가게가 두 배 가까이 확장이 되어 있고
사람들이 많이 붐빈다.
옷 색깔이 아주 새롭게 좋아서
오랜 만에 남편 구실을 좀 하려고
값을 보니 백 만원이 넘기도 하고 가까이 하기도 한다.
입이 쩍 벌어진다.
나는 그런 옷을 한 번도 사 주지 못했다.
아니 결혼할 때 밍트코트 한 벌 백 만원 주고 산 준 적이 있다.
내 돈이 아니고 부모님 돈으로.
우리나라
잘 사는 사람들은 정말 비싼 그런 옷을
주저 없이
걸림 없이
잘도 산다.
자신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히 일해서 번 돈이면
그렇게 비싼 옷을 입을 수 있을까?
나라면 그렇게 못한다.
자신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히 일해서 번 돈이 아니고
부동산 투기나
증권으로 번 돈이면
그렇게 비싼 옷도 사 입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죽었다 깨도
투기는 못한다.
왜냐하면 간이 작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그런 옷을 못 사 입는다.
나는 내 안에
하늘에 속한 신성한 통치적인 다루심이 있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하늘에 속한 신성한 통치적인 다루심을 받고 살기를 바란다.
하늘에 속한 신성한 통치적인 다루심을 받는 삶은 이런 삶이다.
하늘이 그들에게 준 재능을 잘 활용하여
그들의 재능에 적합한 일을 하고
그 일을 통하여
자신의 수준에 알맞은 만큼의 돈을 벌고
그 돈을 벌면서
또 자신이 번 돈의 수준에 맞는 쓰임새를 가지면서
참 기쁨을 누리고 사는 것이다.
그리고
하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취게 하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리우시는 것과 같이
하늘의 빛 비췸과 비 내리심을 본받아
사랑으로
내가 받은 것을 다른 사람들과 잘 나누면서 살아야 한다.
투기로 돈 번 사람들은 그 눈빛들이 참 강하다.
우리의 근 현대사에서 재빠르게 투기 안한 사람들은 병신이라고 까지
말하는 세상이다.
그렇게 말해도 별로 어색하지 않는 참 솔직한 세상이다.ㅋ
이 땅에
몇 %의 안병신들(투기 안한 사람들은 병신들)이 살까
궁금하다.
괜히 멸치회와 찌개 잘 먹고 흥분할 것은 없다.ㅋ
기장 멸치회집
멸치회 이만원
멸치찌게 소자 2만원
네 사람이 먹을 정도이다.
입에 군침이 돈다.
피곤이 풀리려나.
정품 노스페이스 파는 가게
생각만 해도 열불이 난다.
우리 집 사람도
그런 옷은 안 사 입네.
남편 돈 없는 줄 알고.
사실 우리 집은 모든 돈을
내자가 관리한다.
돈을 자기가 관리해서 안 사 입나.
첫댓글 **^^** ㅎㅎㅎ 성품이겠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