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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검수 현장에서 마체검사 |
말 경매는 마주들이 말의 혈통과 외모를 보고, 그 말의 향후 장래성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을 때 원활히 진행될 수 있다. 국내산마의 경매낙찰가와 말의 성적을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높은 가격으로 낙찰된 말이 저조한 경주성적을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것은 경주마의 능력이 혈통과 외모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말의 체형이 불균형적이거나 어떤 질병을 가진 말이 잘 달릴 수 있다는 보장은 더욱 희박하다. 그러므로 말을 사려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마체 관찰과 질병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 마체를 검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말 검수 현장에서 행하는 방법과 절차는 다음과 같다. |
2 마구간 같은 좁은 공간에서 자발적으로 몸을 틀어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아픈 다리가 있으면 방향전환이 부자유스러워 보인다. 특히 짧게 돌 때 뒷다리 비절에 문제가 있다면 더욱 표시가 난다. 3 말의 입을 벌려 앞니들을 관찰한다. 끙끙이(문틀 같은 돌출부에 앞니를 걸치고 공기를 胃로 흡입했다 뱉어내는 행위)를 하는 말은 앞니들이 마모되어 있어 상하 교합이 잘 되지 않는다. 이런 말의 마방 문틀은 나무가 씹혀 있거나, 철재라면 달아서 반짝반짝 빛나게 된다. 4 다음은 눈을 검사한다. 마방에서라면 밖으로 말을 끌고 나오든지 문가로 끌고가 밝은 곳에서 눈을 면밀히 검사한다. 우선 시력 판단을 위해 손짓을 하여 눈을 깜박거리는지 검사하고, 눈물을 흘리거나 각막염 또는 결막염이 있는지 검사한다. 5 말을 마방에서 끌어낸 즉시 속보를 시켜 본다. 이때 말 고삐는 길게 잡고 끌도록 해야 하며, 딱딱한 바닥에서 24m 정도의 직선거리를 왕복운동시킨다. 이는 파행검사를 하기 위한 것으로, 만일 다리의 움직임, 머리의 움직임, 그리고 엉덩이의 움직임이 불균형적이면 어느 다리엔가 통증이 있다는 증거이다. 6 말을 안정되게 세워놓고 사지가 정확하게 지면에 닿도록 한다. 그리고 말의 2m 전방에 서서 양 귀부터 시작하여 눈, 얼굴, 코, 목, 가슴, 어깨, 앞다리, 무릎, 발굽의 순서로 서서히 시선을 내려보면서 관찰한다. 이때 좌우의 균형을 살펴보고, 혹시 어느 곳에 흠이 있는지도 면밀히 관찰한다. 7 목 옆에서 2.5m 정도 떨어져 목 앞쪽 경정맥 부위를 관찰한다. 경정맥 부위에 피가 묻어 있는지, 부어 있는지, 아니면 혹이 있는지, 만졌을 때 딱딱한 느낌이 드는지를 검사한다. 이는 경정맥에 주사한 적이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만일 주사를 했다면 말에게 질병이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혹이 있으면 혈액순환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8 가슴 옆으로 2.5m 정도 떨어져 서서 앞무릎을 관찰한다. 앞무릎이 전면으로 불룩 튀어나와 있거나 부어 있으면 분명 무릎 관절에 문제가 있는 말이다. 9 말의 복부 옆에서 늑골과 허리 부위를 관찰한다. 늑골의 발달 정도와 허리의 견고성은 물론 몸체의 균형적이고 짜임새 있는 발달 여부를 검사한다. 비공, 가슴, 그리고 허구리 부위를 관찰하여 호흡상태가 거칠거나 이단호흡(두번 나누어 쉬는 숨)을 하는지도 알아보아야 한다. 특히 호흡기가 나쁜 말은 운동 직후에 숨을 거칠게 쉬며 허구리를 이중으로 들썩거리는 동작을 한다. 10 다음에는 말의 엉덩이 뒤쪽 2.5m 지점에 서서 엉덩이를 관찰한다. 좌우의 엉덩이 높이가 일치하는지에 주안점을 둔다. 한 쪽은 높고 한 쪽은 낮은 상태라면 고관절 탈구, 관골(엉덩이뼈) 골절 또는 대퇴골 골절 등을 의심할 수 있다. 11 말의 우측에서도 앞의 7에서 10번까지의 검사절차를 거쳐 말의 전방으로 원위치한다. 이런 일련의 검사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능숙한 마필관계자의 경우 3분 이내면 충분하다. 세부적 검사 13 다음은 서서히 오른손을 앞다리로 옮겨 위에서부터 아래로(특히 앞무릎의 전면) 훑어내리면서 부종, 열감, 그리고 상처의 흔적 등이 있는지를 검사한다. 의심스러운 부위가 있을 경우 젖은 스폰지로 문질러 털을 누인 후 검사하면 좀더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다. 14 다음은 무릎 아래 중수골, 구절, 그리고 발목을 훑어내리면서 촉지한다. 중수골에서 뼈가 불룩하게 나온 관골류가 있는지, 구절에 부종·열감 등이 있는지, 그리고 발목에는 볼록한 지골류 또는 환골류가 있는지를 검사한다. 골류는 뼈의 표면이 혹 같은 모양으로 튀어나온 것을 말한다. 15 다음에는 몸을 돌려 왼손으로 앞다리의 후면, 즉 굴건과 그 안쪽의 인대들을 촉지하여 열감·부종이나 기타 상처의 흔적이 있는지를 검사한다. 16 다리를 들어올려 발굽 둘레와 굽바닥을 면밀히 검사하여 열제(굽벽이 갈라진 것), 제차부란(굽뒤축의 지루성 염증), 제저부 손상, 그리고 제엽염 흔적(굽벽에 나타난 파도물결) 등을 검사한다. 17 발굽으로 내려가는 지신경절단술을 받은 흔적을 검사한다. 발목의 내외측면 구절 바로 아래 부위가 움푹 들어가 있거나 수술한 흔적이 있는지를 살핀다. 굽에 어떤 이상이 있어 만성적으로 파행을 하는 말의 경우 굽의 통증전달을 차단하기 위해 이런 수술을 해 파행을 바로잡곤 한다. 18 발굽을 들어 구절을 굽혀 보고 무릎을 구부려 발굽바닥이 앞다리의 주관절 아래에 닿는지 여부를 검사한다. 구절이나 앞무릎 관절에 문제가 있으면 덜 굽혀진다. 19 다른 사람에게 앞발을 앞쪽으로 당기도록 해 말의 등을 구부리고 복부를 팽만시킨다. 이때 복부와 사타구니를 살펴 부종이나 진물이 흐르는 상처가 있는지 조사한다. 20 후지도 전지와 같은 절차로 검사한다. 후지는 위험하므로 조심해야 하는데, 후지 옆에 서서 검사해야 차일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비절 부위에 문제가 잘 생기므로 집중적으로 검사한다. 우선 말의 전방에 서서 양 전지 사이로 양 후지의 내측을 관찰하여 정상에 비해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는지 검사한다. 비절을 구부려 보아 관절 사이에 문제가 있는지도 검사한다. 21 손으로 뒷무릎 부위에서 시작하여 후지의 전면을 훑어내리면서 느낌으로 손상흔적, 부종, 그리고 골류(딱딱하고 볼록한 융기) 등이 있는지 검사한다. 22 이번에는 반대로 후지의 후면을 촉지한다. 비절에서부터 발굽까지 촉지하면서 역시 부종, 열감, 상흔 등을 검사한다. 23 말의 엉덩이 옆에 서서 꼬리의 중간 부위를 잡아 위로 들어올리며 꼬리 힘의 강도를 느껴 보고(꼬리 힘이 센 말이 일반적으로 추진력이 강하다), 꼬리를 든 김에 항문이나 질에 이상이 없는지를 검사한다. 운동 검사 25 가능하다면 말 주인에게 말을 타고 평보, 속보, 구보를 하도록 부탁한다. 이때 보법별로 10m 이상 가도록 하며, 검사자에게서 똑바로 멀어졌다가 똑바로 검사자를 향해 돌아오도록 한다. 말의 전체적인 몸 동작과 걸음걸이를 잘 관찰하여 파행 여부를 검사한다. 26 만일 직접 기승이 가능하다면 말을 타 보면서 말이 얼마나 반동을 부드럽고 편하게 받아 주는지, 부조의 지시대로 잘 따라 주는지를 검사한다. 27 편자가 장착된 말은 네 발굽의 편자를 모두 제거하고 열제, 의동(굽벽의 빈 공간), 제차부란(굽바닥습진) 등의 질병 여부를 검사한다. 28 운동을 한 후 말의 숨이 가라앉아 충분히 진정된 상태에서 앞 5번에서 행한 보행검사를 다시 한다. 29 말을 뒤로 밀어 후진시켜 무리없이 뒷걸음을 잘 걷는지 관찰하고, 다음은 짧은 반경으로 신속하게 원운동을 시키면서 파행검사를 한다. 이런 일련의 검사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말이 가지고 있는 어떤 결함을 찾아 내는 데 실패할 수도 있다. 그것은 어떤 문제점을 간과해서가 아니라 그런 문제점을 찾아내는 감각과 느낌의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다. 말은 변화무쌍한 동물이므로 규격화된 상품을 고르는 듯한 표준 잣대가 없다. 마체검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많은 경험이 그 오차를 줄여 줄 뿐이다. |
첫댓글 정보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