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와 환율하락의 장기화를 통해 침체의 한해를 보내야 했던 2006년 병술년. 하지만 극심한 경영악화를 견뎌내지 못한 업체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 비상의 날개짓을 하고 치열한 시장경제 속에서 적극적인 신규투자와 M&A 단행을 통해 사업다각화를 꾀한 업체를 비롯 외국의 산업용가스 업체들의 활발한 국내투자가 이어졌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렸으며 누군가는 웃음과 희망을 보았고 일부는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기도 했다.
아직도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기에는 국내 산업용가스 업계의 보다 많은 개선점이 필요하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땀을 흘렸던 많은 산업용가스 업체들이 있었기에 2006년 한해는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었다.
밝아온 새해 태양을 바라보며 좌절과 눈물 보다는 웃음과 희망을 이야기 할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겠다.
병술년을 떠나보내고 정해년을 맞이한 현시점에서 지난한해 우리업계가 걸어왔던 발자취들을 하나씩 되짚어 보며 재도약을 위한 자성과 성찰의 기회로 삼기 위해 2006년 대한민국 산업용가스 역사에 기록될 10대 뉴스를 선정해 본다.
특수가스 시장 화룡점정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 한해 대한민국 산업용가스 산업의 업계성장을 주도 한 것이 특수가스라는 데에 이의를 달 산업용가스인은 없을 것이다.
삼성탕정공장과 LG필립스 파주공장의 등장으로 인한 특수가스 수요특수는 지난 몇 년간 산업용가스에 유일한 행복거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특수가스는 매년 고성장을 이어왔다.
해외 다국적 산업용가스 관련기업들의 국내 설비투자 활발을 필두로 국내 업체들 간의 시장 선점 경쟁이 어느 해 보다 뜨거웠던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삼성탕정과 LG파주 효과로 인해 늘어나는 특수가스의 수요로 인해 전세계 특수가스 신규수요를 주도하는 등 아시아 특수가스 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외국기업들이 투자에 혈안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에 세계적인 화학기업 솔베이의 자회사인 솔베이플루오르사가 2005년 울산에 총 5천만유로를 투자한 것에 이어 지난 6월에 온산 불소공장에 1천만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이것은 삼성과 LG 등 국내 전자·반도체 업체들의 대대적 신규설비투자와 그에 따른 막대한 불소계가스 신규수요를 잡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됐다.
9월에는 메티슨트리가스의 한국법인인 한국메티슨특수가스(주)가 충남 아산에 NH3, CI2, HCL, SiF4 등 총10개의 특수가스 제조공정이 이루어지는 제2공장을 건설하고 시장 선점에 뛰어들었다.
이외에도 일본의 유명특수가스 제조업체인 쇼와덴코사가 한국 내 법인설립을 마치고 쇼와케미칼의 상호로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업체들 중 원익과 아토의 기업분할로 새로운 회사명인 탄생한 원익머트리얼즈는 종합특수가스메이커로서의 도약을 다짐했으며 울산화학은 지난달 말 연산 3백톤 규모의 NF3공장을 추가 증설해 2008년 까지 연산 2천5백톤 규모로 NF3생산량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는 소디프신소재와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인수·합병·매각 지속
2005년에 잇따른 부도소식과 인수, 매각 소식이 산업용가스 시장에 심난한 분위기를 연출시킨데 이어 지난해는 부도소식보단 사업지속능력을 상실한 산업용가스 업체들의 인수, 매각 소식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그중 무엇보다도 국내 최대의 산업용가스 제조업체인 한국산업가스(주)가 계열사인 국내최대의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대한특수가스(주)를 흡수·통합해 최대메이커로서 가스제조부문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명실상부한 산업용·특수가스시장을 주도했다.
여기에 5월에는 2005년 부도를 맞고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알루미늄 고압실린더 제조업체인 (주)알로포즈는 5차 경매에 이르러 용기업체인 (주)케이씨알에 낙찰돼 용기 사업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지난해 신규투자 등에 따른 과도한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매각작업을 추진한 한국고압실린더가 2차 경매 끝에 케이에스시티라는 통신장비업을 하는 김성군씨에 낙찰돼 CI작업 및 생산공정 재정비를 꾀했고, 경주의 충전업체인 동신산업은 지분 60%를 덕양에 매각해 자본력과 영업력을 갖춘 덕양의 계열사로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연중 내내 인수· 매각의 소식이 끊이질 않았다.
이런 현상은 국내 산업용가스 업체들도 차별성과 경쟁력, 최소한의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포화상태인 시장구조 속에서 언제든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이와 관련 업계전문가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사업영역의 지역별 한정성이 무너지면서 국내시장 또한 선진국들과 같이 중대형 기업들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이 가속화 되는 것으로 풀이했다.
매년 더딘 경기회복을 보이는 현상에 편승돼 이 같은 경향은 계속될 것이란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거함 BOC그룹 린데에 인수
앞서 국내 인수·합병에 이어 나라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지난해 전세계 산업용가스 초유의 관심사였던 린데의 BOC그룹 매각이 국내에서도 단연 화제가 됐다.
독일의 린데는 지난 2004년에 BOC에 인수를 공식제안 한 이후 끊임없이 세계최대 산업용가스기업으로의 도약 목표를 숨기지 않아왔다.
결국 BOC그룹의 총 주식 5억1천2백8십만9천주를 주당 16파운드에 전액 현금 매입키로 하는 인수합병안 카드로 BOC를 집어삼킨 독일의 린데는 세계최대 산업용가스기업으로 도약하게 되는 효과를 보게 된 것이다.
이번 린데의 BOC그룹 인수는 미국·영국·독일·중국 등의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린데가 린데엔지니어링화이스트를 설립, 엔지니어링 분야에만 진출했고 산업용가스 분야에는 진출하지 않아 국내 산업용가스 시장에는 외형상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다.
하지만 BOC는 아시아 산업용가스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국내에서도 4대 액메이커의 지위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에 린데로의 매각이 이루어짐에 따라 한국시장에 적지 않은 파급 효과가 미칠 것이 자명한 이치다.
현재 BOCK는 향후 인원감축이나 사업구조 변경이 있다고 해도 린데 측 인사가 일부 영입되거나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것과 같은 최소한의 여파만을 준비하고 있긴 하지만 국내 많은 업체들은 향후 BOC의 특정사업장 재매각 등과 같은 운영방안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자사에 미쳐질 이해득실을 따져보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앞으로 이같은 대형 인수·합병이 나오기는 힘들겠지만 액사들의 행보에 많은 영향을 받는 국내 영세 업체들은 분명 이번 BOC인수는 달갑지 않은 소식임에 틀림없었다.
신규사업투자 및 진출 확대
장기 경기침체와 더불어 동종업종 간의 경쟁이 심화 되면서 지난해 국내 산업용가스 업계에는 그 타계책의 일환으로 업체들의 신규사업투자가 봇물을 이루었다.
이는 공동투자와 합작투자 형태들로도 나타났는데 이는 해외에서 이미 일반화된 사업 확장 방식으로서 사업다각화나 신규 투자 시 나타날 수 있는 위험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투자비 절감, 영업력 및 마케팅 능력 확대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어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일단 2005년 수소제조업체로 등장한 SDG Corp는 지난 한해 아세틸렌 충전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주)SK와 아세틸렌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충전장을 완공한 SDG Corp는 4월부터 아세틸렌을 본격적으로 출시하고 동덕산업가스 내에 신설법인인 제이엔디를 설립해 신규케미컬 사업부문과 가스관련사업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3월에는 (주)MS이엔지가 바이오산업 진출에 박차를 가했고 (주)엔케이가 중국 초대형 고압용기 및 재검사 시장에 진출해 신규사업 추진을 확대해 나갔다.
한편 PSG는 동원화학을 인수함으로써 케미칼 사업진출을 꾀했는데 일부에서는 중부권 진출에 이어 수도권에 본격적으로 시장 진출을 하려는 것으로 추측했다. 이에 PSG측은 NH3, 질산, 불산 등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일 뿐이라 일축하는 등 일부 업체들로부터 견제를 받았다.
6월에도 그동안 수소로 많은 발전을 거듭한 (주)덕양에너젠이 서산에 2차 액체탄산(CO2) 및 드라이아이스 제조공장을 준공해 수도권을 대상으로 탄산가스와 드라이아이스 시장에 진출하려는 계획을 실천해 나갔다.
이밖에도 롯데유화의 가스플랜트 상업운전 신규계획과 (주)영풍의 석포제련소에 가스플랜트 건설 소식 및 대동종합가스의 LPG저장탱크 제조사업 진출, 세화하이테크의 연료전지 공급사업 진출 등 업체들의 사세 확장과 사업다각화가 이루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앞서도 밝힌바와 같이 기존의 사업만으로 시장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 업체들의 자생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한국산업특수가스협회 창립
앞서 선정한 특수가스 시장의 활황에 이어 한국산업특수가스협회(KISGA)의 출범 소식을 10대 뉴스에 선정한 이유는 그동안 특수가스 협회의 출범을 관련업계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숙원사업의 해결이라는 데 기인할 수 있다.
국내에 가스가 도입된 70년대 이후 산업용가스 및 특수가스 업종은 그동안 산업의 발달에 따른 취급가스의 종류 및 수요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조, 저장, 운송, 판매, 사용 시에 발생할 수 있는 특수가스 관련 안전문제 등과 관련한 장비의 표준화 등을 주도해 나갈 관련단체가 없었다.
협회의 설립이 절실했지만 뜻을 하나로 모을 수 없어 번번이 무산됐던 협회 출범 문제는 2005년까지만 해도 장기화로 접어들 것이라 예상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에 업체마다 개별기업으로서의 한계성에 봉착, 협회 건립 문제를 가속화함으로써 마침내 지난해 8월 20여개 업체가 참여 (주)대성산업가스 손무룡 부회장을 초대 협회 회장으로 선출하고 닻을 올림으로써 국내 특수가스시장의 새로운 도약 시발점을 맞이할 수 있었다.
아울러 협회 출범을 계기로 그동안 기초적인 자료조차 소홀히 해왔던 산업용가스 및 특수가스에 대한 대내외적인 인식을 제고하고 국가산업발전의 기초적인 소재산업으로써의 제자리를 찾았다는 의미 전달 또한 산업용가스 종사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향후 협회는 특수가스관련 법규 제·개정과 비상사태 발생에 따른 응급조치 협력, 해외 특수가스 관련 자료 및 정보수집·교환·공유, 특수가스 관련기기 및 장비표준화, 사고사례 재발방지 대책의 공동 활용 및 안전·보건의료 및 환경간련 지식 공유 등의 구체적 업무 협력이 이루어질 계획으로 소속기업의 발전 뿐 아니라 국내 가스 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격상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안고 있다.
앞으로 내부적으로 세부사항에 대한 조율과 해결 과제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올 한해 협회의 행보가 가스관련 종사자들에게 내내 이슈가 될 전망이다.
탄산업계에 드리운 그림자
2005년 뜨거운 감자로 작용한 조선사 상대 탄산공판제도가 지난해에도 마찬가지로 탄산업계는 별다른 진전 없이 타협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포화와 과열경쟁 속에 업계전반에 드리워진 심각한 정체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됐던 조선사 상대 탄산공판제는 오히려 공판에 참여한 업체와 불참한 업체사이의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져 결국 지난해 초 공판제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는 등 탄산업계 전체에 냉각기류가 흐른 한해로 평가된다.
업계는 공판제에서 계속된 갈등을 빚어왔던 (주)덕양에너젠이 앞서도 밝힌 바와 같이 서산에 2차 액체탄산 공장을 준공해 중부 수도권으로의 진출을 꾀한 것과 더불어 빙과 사 상대 드라이아이스 공급계약에 계열사인 덕양화학(주)을 끌어들여 올해부터 영업에 나서 기존 제조사 공급 확보량을 절반수준으로 감소시키는 등 공급계약에 대한 조합 원사간의 불협화음이 가중되는 등 큰 시련을 맞고 있다.
그동안 탄산조합은 현존하는 국내 산업용가스 관련 조합이나 협회들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운영사례를 보여 왔다.
하지만 탄산업계는 조합의 공판제로 인한 이미지 실추가 2005년과 마찬가지로 이어지고 있다,
그 남아 탄산업계는 탄산조합이 공동사업을 통해 이룬 조합경영호조가 위안거리였다.
그러나 아직도 공판제에 대한 내외부적 해결할 난제들이 남아있어 한동안 탄산업계의 당면과제로서 그 중요성이 대단히 크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지난해 말로 탄산사업이 중소기업 고유 업종 중에서 제외됨에 따라 대기업 참입에 대한 악재까지 겹침으로써 탄산업계의 암운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탄산업계는 대기업 참입에 대한 대처방안 마련과 해외 수요시장 개척 및 공동사업을 통한 수지개선에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는 방침을 천명하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업체 간 양보와 이해를 전제로 한 대화와 타협이 우선시 돼야 현재 악재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력행사를 위주로 주도권 확보에 주력한다면 시장안정화는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대기업 참입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DIG의 파상공세
지난 한해는 4대 액메이커 중의 하나인 대성산업가스(주)의 시설 확충이 단연 눈에 띄는 한해였다. DIG는 2005년과 같이 파주 LCD단지의 수요 특수로 지난해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나타냈다.
연초의 금산공장 질소플랜트 준공을 시작으로 시설 확충에 들어간 DIG는 파주 LCD단지 내 초고순도가스 생산 공장에 이르기까지 정점을 향했다.
한국타이어의 생산설비 증대에 맞춰 완공된 금산 제2플랜트는 DIG가 4년여의 연구개발을 통해 국산화한 콜드박스(Cold Box)를 채용한 것이 큰 주목을 받았다. 국산콜드박스의 설치는 지난 2004년 경기 파주의 ASE코리아의 제1호 질소플랜트에 이어 두 번째 질소 플랜트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
여기에 4월 파주LCD단지에 완공한 초고순도가스 생산 공장은 DIG가 액메이커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결과물로 평가됐다.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의 생산시설로 평가받는 파주공장은 연간 12억5천만 리터의 초고순도 질소와 2억7천만 리터의 액체산소 및 액화아르곤 1천2백만 리터의 제조가 가능한 동시에 자체 개발한 1만5천m3/h의 초대형 질소정제기를 운용한다.
이를 통해 파주LCD단지 뿐 아니라 이근 협력업체 단지에 입주하는 각종 수요처에도 초고순도 질소를 공급하게 됨으로써 큰 성과를 올렸다.
또한 DIG는 파주공장 건설에 이어 연말에는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에서도 각종 수요처에 산업용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울산공장 신축공사 기공식을 갖는 등 어느 액사보다 더욱 바쁜 한해를 보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같은 DIG의 시설 투자 확대 행보는 올 한해도 파주LCD와 하이닉스에 대산 설비투자 증설에 따라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KIG 또한 반도체 및 LCD산업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계열사였던 대한특수가스를 흡수 통합했다. 특히 올해 에어프로덕트의 자본으로 울산에 연 500톤 생산규모의 NF3공장을 2007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키로 했다.
아울러 한국법인인 BOCK도 지난 6월 파이프라인을 통해 삼성전자에 산업용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기흥공장을 건설해 저마다 액메이커들은 불황 속에서도 소기의 약진을 거듭해 나간 한해로 평가된다.
고유가, 저환율 시대 지속
지난 한해는 환율 내림세와 유가 오름세의 속도와 폭이 롤러코스터 수준이어서 회복국면을 예상했던 산업용가스 업계의 지속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했다.
거시적 관점에서는 저환율과 고유가의 상쇄효과도 기대되는 측면도 있을 수 있지만 기업들은 규모에 관계없이 고비용과 저수익의 이중고에 허덕이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실정이다.
일단 산업용가스 특성상 일반적인 제조·충전·판매업체의 경우 연간 판매비·관리비 지출규모 중 인건비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배송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계속된 유가 급등은 체질개선과 경비절감을 통해 어느 정도 고유가 기조에 적응하고 있던 업체들 뿐 아니라 업체의 흥망을 좌지우지 할 정도의 악재임에 틀림없다.
아울러 달러 당 960원선이 깨지면서 수출업체의 비명을 낳게 한 환율은 마지노선으로 여겨온 950원선마저 무너져 메이커업체들도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배럴 당 65달러대까지 치솟은 유가는 업체들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키면서 투자와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쳐 내수기반을 허물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위축되는 최악의 상황을 현실화할 우려가 그만큼 커졌다는 이야기다.
보다 큰 문제는 환율과 유가 흐름이 구조적이고 장기적이라는 점에서 산업용가스 업체가 힘들었던 이유다.
환율은 외국인 주식자금과 수출기업 매물 등으로 시장에 달러가 넘쳐나는 데다 글로벌 달러약세가 지속되고 있고 유가 역시 핵문제로 비롯된 이란변수와 아프리카 산유국 정정불안 등 공급요인, 계절적 유류 성수기 임박과 중국 변수가 복합돼 배럴 당 100달러시대 까지 점쳐지는 실정이다.
문제는 기업의 자구노력만으로 저환율 시대를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현재 산업용가스에 관한 정부의 관심이 전무하지만 수출업체들은 정부의 외곽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메이커들은 비상경영을 꾸릴 여력이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환율해지 같은 초보지식마저 부족해 무방비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한걸음 진보한 수소에너지
이제 더 이상 수소경제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만큼 수소에너지는 병술년 한 해 동안 끊임없는 발전소식을 쏟아냈다.
그동안 수소에너지는 고효율수소에너지사업단을 비롯해 수소연료전지사업단, 원자력수소사업단 등 초대형 국책프로젝트사업단의 잇단 연구노력과 정부의 수소지원 정책이 맞물려 기대이상의 연구결과물들이 도출됐고 인프라에 대한 투자 또한 활기를 띠면서 제조, 저장, 이용, 배송, 제도 등 모든 부분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가 도출됐다.
일단 학술부문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캐나다와 수소연료전지분야에 대한 기술교환 및 공동연구 수행합의를 이뤄냈고 11월에는 정부주도의 수소연료전지차 모니터링 사업 발대식을 갖고 수소연료전지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등 발전의 성과가 곳곳에서 표출됐다.
예를 들어 수소연료전지차 모니터링사업의 일환으로 현대·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버스와 투싼 스포티지를 선보였고 8월에는 수소 생산부터 압축·저장, 자동차 충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통합형 수소충전소’가 국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모니터링 사업은 연료전지 자동차의 조기상용화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국산 연료전지 차량 34대를 전국 주요지점에서 운행하는 것으로 총 사업비 4백53억원(국비 2백27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2006년 승용차 4대, 버스 1대 운행을 시작으로 2007년 승용차 8대 버스 1대 운행, 수소충전소 2기 건설, 2008년 승용차 18대 버스 2대 운행, 수소충전소 2기 건설 등이 추진될 계획이다.
충전소 건설 가속화는 한국가스공사와 GS칼텍스가 2007년 완공을 목표로 수소스테이션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서울 신촌, 대덕 유성, 제주도 등 전국 8곳에 수소 충전소를 추가로 세운다는 방침으로 더욱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또한 저장분야에서 서울대 임지순 박사가 수소 자동차를 실용화하는 데 꼭 필요한 열쇠인 수소 상온 저장 방법을 찾아낸 것을 비롯해 이지그린텍의 차세대 신 연료(EP-30)개발, 셋방전지의 하이브리드차량용 니켈수소전지개발 등도 지난해 일궈낸 성과의 하나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곳곳의 수소충전소 건립을 필두로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공기탈취 방향제, 보트, 유람선, 스쿠터가 개발됐으며 호주가 수소경제클러스터를 건설하는 등 수소의 활용성을 극대화하려는 연구가 여럿 이루어져 세계적으로 수소 경제 도입의 트랜드를 엿볼 수 있었다.
고압가스용품 검사체계 개편
그동안 고압가스용품에 제품검사로 인해 불편을 겪었던 관련 용기 업소들에게 지난 연말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는 용기, 용기밸브, 압력용기, 압력밸브 및 기화장치 등 고압가스용 제품에 대하여 그동안 거의 매일 실시하던 제품검사의 불편함을 호소하던 관련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가 제품검사체계를 개편한다는 방침 발표에 기인한다.
이 방안은 품질관리 수준에 따라 3개월에 1회의 생산 공정검사 또는 6개월에 1회의 종합공정 검사 등 공정검사제로 전환이란 방침을 통해 그동안 품질관리 능력이 뛰어난 업체들에게 최대한 혜택을 주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녹아있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친 요구 끝에 이루어진 개편방안에 대해 제조 업소에서는 궁극적으로 고압가스용 제품 제조업소의 자율적인 품질관리능력을 제고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제품검사로 인한 불편함을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관계자들은 이번 개편에서 제도운영을 위한 공정한 심사방법과 품질관리 우수업체에 대한 명확한 인센티브 적용 등 제도적 지원방안의 뒷받침이 선결 돼야 할 것을 촉구하는 등 시행 전까지 보다 신중한 모습 또한 보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