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타민 E
아직 비타민 E의 효과는 공인되지 않았지만 이론적으로 비타민 E가 염증 조절에 유리한 작용을 할 가능성은 많이 있습니다.
십 여 년전부터 과학자들은 산소 분해 산물이 인체에 미치는 여러 가지 나쁜 영향에 대해 연구해 왔습니다. 우리 몸은 산소가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피는 우리 몸의 구석구석에 산소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산소가 우리 몸에서 대사에 이용된 후에는 찌꺼기가 나오게 됩니다. 이 찌꺼기는 일부는 산화 작용이 아주 강한 슈퍼 산화음이온 (super-oxidant anion)으로, 일부는 과산화수소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들 산소 분해 산물은 몸의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아주 파괴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산소 분해 산물은 일반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물질이기 때문에 다른 물질과 결합하여 빠른 속도로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 때 나오는 반응 산물들은 유전자를 변화시키고 염증 물질을 만드는 등의 작용을 합니다. 결과적으로 노화, 동맥 경화, 암, 염증 질환의 악화 등 여러 가지 질환의 주 원료가 되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비타민 E는 강력한 산소 분해 물질 제거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임상 시험에서 비타민 E가 관절염을 호전시킨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음식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하는 것 자체가 아주 어렵고 때로는 부정확할 수 있기 때문에 비타민가 관절염에 효과가 없다는 말을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론적으로는 장기간의 비타민 E 섭취가 관절염의 경과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많습니다. 또 중요한 것은 비타민 E는 적당량 섭취하는 경우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비타민 E의 다른 효과들 중 증명된 것들도 있습니다. 비타민 E는 혈액을 묽게 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동맥 경화와 심장 마비의 위험을 줄인다는 보고는 이런 작용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피를 묽게하는 약제를 혈전증 등의 이유로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서는 피가 너무 묽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합니다.
비타민 E는 알약으로 많이 시판되고 있습니다. 음식 중에는 복숭아, 시금치,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 해바라기 씨 등이 비타민 E를 풍부하게 함유합니다.
2) 비타민 A
비타민 A도 강력한 항 산화작용을 갖습니다. 비타민 A는 간, 우유, 계란, 오렌지. 붉은 빛이 나는 채소, 그리고 녹황색 채소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하루 권장량은 5,000 단위 정도인데 너무 많이 먹는 경우 오히려 시력 장애가 오는 등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합니다.
3) 비타민 C
비타민 C는 강한 항산화작용을 가지면서 수용성 비타민으로 배설이 잘 되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몸에 남아 부작용을 일으키는 일이 없어 좋습니다. 신선한 과일과 감자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4) 셀레니움
셀레니움은 미량 원소의 하나로 비타민은 아닙니다. 역시 항 산화작용이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고 특히 항암 효과가 보고되어 외국에서는 관심의 초점이 되었던 물질입니다. 비타민 E와 함께 복용하는 경우 항 산화작용이 강해진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아직 관절염에 대한 효과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마늘, 육류와 생선에 많이 함유되어 있고 외국에서는 약으로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는 경우 근육통, 탈모, 간 손상등의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주의를 요합니다.
5) 비타민 D
비타민 D가 뼈의 건강에 어떻게 중요한지는 앞에서도 언급을 했습니다. 뼈에 대한 효과 뿐 아니라 몇 년 전 아주 정확히 검증된 한 연구 결과 비타민 D가 부족한 사람들은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이 빨리 심해진다는 것이 밝혀져 관절염의 진행에도 작용을 하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해석에 주의를 요하는데 비타민 D를 복용하는 것 만으로 관절염에 걸리지 않거나 걸린 관절염이 낫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관절염에 걸린 환자들에서 그 진행을 억제하여 관절이 망가져버리고 수술을 해야 하는 일이 덜 생긴다는 뜻입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충분히 햇볕을 받으면 피부에서 비타민 D를 만들지만 관절염 환자들은 식품이나 약으로 보충을 해야 합니다. 참치나 연어, 정어리 같은 지방분이 많은 생선, 새우, 치즈, 우유, 계란 노른자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너무 많이 먹는 경우 역시 해로운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간과 신장에 손상을 가져 올 수 있고 칼슘제제와 함께 과량 쓰는 경우 신장에 돌이 맺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의 처방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6) 생선 기름
관절염은 아플 뿐 아니라 관절을 망가뜨립니다. 그 이유는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들, 백혈구 분비물과 대사 노폐물들이 관절 물렁뼈와 뼈를 녹여낼 정도로 독한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연구 결과 어떤 불포화 지방산은 관절염의 염증 반응을 억제하여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습니다.
지방은 분명히 좋지 않은 식품에 속하지만 모든 지방이 다 좋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가장 좋지 않은 형태의 지방이 포화 지방산입니다. 먹으면 바로 콜레스테롤을 올려 동맥 경화의 첩경이 되는 포화지방산은 주로 고기와 우유에 들어 있습니다. 못지 않게 좋지 않은 것이 마가린이나 쇼트닝에 들어 있는 기름입니다.
과자점에서 파는 케이크, 과자 류는 거의 모두 이런 기름을 사용해서 만드는 것입니다. 식물이나 생선에 주로 들어 있는 불포화 지방산은 조금 다릅니다. 불포화 지방산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오메가 6 형과 오메가 3형입니다. (이런 괴상한 이름은 지방산의 화학식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인데 한번 보시고 그냥 잊어버리도록 하십시오.) 오메가 6형은 옥수수 기름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염증 반응의 원료가 됩니다. 물론 관절에 좋지 않은 기름이지요.
그에 반해 오메가 3형은 염증 반응을 멈추는 작용을 합니다. 오메가 3형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이요? 찬 물에 사는 생선, 참치, 연어, 다랑어 등입니다. 이런 생선들은 비타민 D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관절염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앞서 말한 임상 시험에서 효과를 보인 일일 오메가 3형 지방의 섭취양은 엄청났습니다. 아마 생선으로 그 양을 다 감당하려면 하루 종일 생선만 먹고 살아야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오메가 3형 지방을 함유한 캡슐약이 나오는데 이런 형태의 약을 먹을 때에는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사래가 걸리기 쉬운 환자와 같은 경우 캡슐이 터지면서 기름이 흘러나와 폐로 들어가게 되면 '지방 폐렴'이라는 무시무시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 폐렴은 굉장히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잘못하다가는 빈대 잡으려다가 집 태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또 오메가 3형 지방이 가지는 항염작용은 기존의 약물들이 가지는 항염 작용에 비하면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 자체만으로는 약물의 효과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다만 부작용이 없는 좋은 식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또 기왕 음식으로 오메가 3형 지방을 섭취하려 하신다면 절대로 튀기거나 오래 조리하지 마십시오. 오메가 3형 지방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조리 과정에서 파괴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7) 포도주?
미국 사람들은 불란서 사람들을 별로 좋아 하지 않습니다. 불란서 사람들이 자신들의 오랜 전통과 문화를 잣대로 미국 사람들을 형편없는 속물로 깔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을 더 배아프게 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미국 사람과 불란서 사람의 식습관은 지방 섭취량이나 육류 섭취량 등 모든 면에서 비슷하지만 불란서에는 미국만큼 비만한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또 심장병과 동맥 경화도 훨씬 적습니다. 그 원인을 학자들은 적포도주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불란서 사람들은 일단 음식이 입에 들어갈 일만 있으면 물대신 적포도주를 함께 마시니까요.
적포도주 중 플라빈이라는 성분이 중요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실제로 5년 전 미국 사람들이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심장병 역학 조사를 한 결과 식이에 플라빈 성분이 많이 포함되는 나라에서는 육류나 지방 섭취가 같아도 심장병이 적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플라빈이란 식물의 색소 성분인데 인체에서는 항 바이러스, 항 산화, 항 알레르기, 항 염증 등의 여러 가지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플라빈이 많은 음식은 피망, 늙은 호박, 양파, 완두콩, 브로콜리, 토마토, 상치, 고추, 딸기, 사과 (특히 껍질) 등입니다. 물론 적포도주와 홍차에도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명심하십시오. 하루 한 잔 정도입니다. 그 이상 포도주를 과음하면 관절, 간, 근육, 뇌세포 등 신체의 구석구석에 알콜독이 올라 해롭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