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터 쇼크], 미국, 2013.

범죄스릴러물을 보면서 관객은 범인을 추리하기 시작한다. 분명 감독이 마련한 장치가 심상치 않을테니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용의자 선상에 올려놓는다. 나는 <살인의 추억>을 보면서 형사 박두만(송강호 분), 형사 서태윤(김상경 분), 동네바보 광호(박노식 분)도 용의자 선상에 올려놓았었다.
그리고 결말을 기다린다. 나의 예측이 맞는지? 아니면 감독의 연출에 감탄을 내뱉기 위해.
범죄스릴러물이 아니더라도 마지막 장면에서 '아~' 하는 짧은 탄식이 나오는 영화들이 있다.
예컨대 <혹성탈출>에서 처럼 주인공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하려던 행성이 결국은 그들이 돌아가고자 했던 지구였다는 장면에서는 숨이 훅 멈추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 장면(<혹성탈출>, 미국, 1968년)
영화 [애프터 쇼크] 역시 마지막 한 장면을 위해서라면 볼 만한 영화다. 엔딩을 위해 관객을 몰아가는 스토리도 그렇고, 연출력도 그렇고 해서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칠레로 놀러간 남자 3명. 쭉쭉빵빵녀들과 어울리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갑작스레 지진이 나고, 계속해서 쓰나미 경보는 울려댄다. 건물들이 무너지고, 급기야 교도소가 붕괴되어 죄수들이 탈옥했다는 소식과 함께 등장인물들에게 탈옥한 깡패들이 다가온다.
이들에게 쫓기는 주인공들. 결국 남자 셋은 모두 죽고, 오직 여성 한 명 만이 무사히 탈출해서 바닷가에 이른다.
아름답게 펼쳐진 바다. 여자는 한 숨 돌리는데...
그녀 눈 앞에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온다. 겨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러닝타임 90분 간 재미없다는 생각이었는데, 긴 지루함 끝에 딱 한 순간 어이 없는 장면이었다.
이것도 인내의 보람이라면 보람일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