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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복희 초우문학
 
 
 
카페 게시글
좋은글 감동글 스크랩 단풍에 관한 시 모음
임화숙 추천 0 조회 176 12.11.02 10:07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단풍에 관한詩


1.단풍 한 잎(이은상) 

 

단풍 한 잎사귀 손에 얼른 받으오니
그대로 내 눈 앞에 서리치는 풍악산을
잠긴 양 마음이 뜬 줄 너로 하여 알겠구나.

 

새빨간 이 한 잎을 자세히 바라보매
풍림(楓林)에 불 태우고 넘는 석양같이 뵈네
가을 밤 궂은 비소리도 귀에 아니 들리는가.

 

여기가 오실 텐가 바람이 지옵거든
진주담 맑은 물에 떠서 흘러 흐르다가
그 산중 밀리는 냇가에서 고이 살아 지올 것을.

 

2. 레미 구르몽 /낙엽

 

 

시몬, 나무 잎세 떨어진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3.단풍 드는 날(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일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4.오매 단풍 들것네(김영랑)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5.단풍의 시


세월이란 이름의 능글맞은 시인
피처럼 붉은 사연
노란 슬픔의 사연
쓰다쓰다 구겨진 갈색 사연을
야위어 가는 햇살 아래서
바람과 함께 단풍의 가엾은 몸에다
아픈 문신처럼 엮어 갑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진실로
낙엽은 결코 슬픔이 아니라
정녕 끝이 아니라
(손석철·시인, 1953-)

 

 

6.단풍

 

 

나무는 할 말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잎잎이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다
봄에 겨우 만났는데
가을에 헤어져야 하다니
슬픔으로 몸이 뜨거운 것이다
그래서 물감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계곡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  

(이상국·시인,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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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11.02 10:11

    첫댓글 좋은 시들을 소개해 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 12.11.02 11:31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대하는 詩도 있어 더욱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_()_

  • 멋지네요.... 덕분에 또 배웁니다........감사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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