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하루가 밝았습니다.
벌써 오일차네요~
아침 온천을 하고 어제 저녁 게판을 벌렸던 식당으로 식사를 하러 내려갔습니다.
우유와 요구르크가 귀여운 병에 들어있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체크아웃을 하며 플랜에 포함되지않았던 온천 이용료를 결재. 1인당 800엔씩 계산됩니다.
9시도 안 돼 도착한 팜토미타입니다. 가을가을...
직원들의 보라색 유니폼은 라벤더를 상징하나보군요.
온실에 들러 잠시 살아있는 라벤더가 품어내는 라벤더 향에 취해보고요...
후라노하면 라벤더가 떠오르게 만든 곳으로 저가 향료에 도산의 위기를 겪어가면서도 라벤더를 꾸준히 심었는데
어느 해 JR 카렌더에 라벤더밭 사진이 실리며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게된 거지요.
그러면서 인공향료가 아닌 천연향료의 가치도 인정받게되고... 후라노의 다른 곳들까지 라벤더를 심게 된 거라합니다.
유럽의 광활한 라벤더 밭을 상상하신 분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을테고
인공적으로 만든 꽃밭에 별 감흥을 못 느끼는 분들이라면 7월 중순 대륙의 관광객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혹시 7월에 홋카이도를 간다면 그건 순전히 우니 때문에.... 샤코탄으로 갈 듯합니다만.
팜토미타의 라벤더 아이스크림도 먹어봅니다. 확실히 라벤더 향이 좀 더 진하군요.
숍에서 몇가지 제품들도 구입하고요. 비누는 가방 무게를 생각해 빼놓았습니다.
수하물이 15kg이라는 거 은근히 신경쓰이네요~
시로가네 가는 길에 후키아게 온천을 들렀습니다.
수영복을 챙겨왔기에 상황봐서 잠시 노천탕에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이미 동네 할아버지들께서 원초적인 모습으로 점령하고 계셔서 내려가다말고 돌아섰습니다.
도도 966번 토카치다케 스카이라인은 10월 말부터는 폐쇄되지만 다행히도 아직은 통행이 가능합니다.
넘어가는 길의 풍경이 자꾸 차를 세우게 만드네요.
중간에 서지않고 가면 후키아게에서 흰수염 폭포까지는 약 10분 소요.
하지만 겨울철의 경우엔 돌아서 가야하기 때문에 한시간이 넘게 걸린답니다.
저런, 이제까지 제가 본 흰수염 폭포의 물빛 중 제일 탁합니다.
오늘 날씨는 맑지만 어제 내린 비 때문인가 봅니다. 솔직히 흰수염 폭포는 겨울이 좀 더 예쁜 듯.
청의호수 물빛도 다른 때에 비하면 좀 아쉬워요.
청의 호수는 들어가는 길조차 안 좋았던 것은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주차장도 커다랗게 단장하고 속속 단체 버스가 들어오는 걸 보니 이제 완전한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요?
한적한 도동 지역에서 관광지로 나왔다는 걸 실감하며 우리 역시 관광객 모드로
유명한 맛집 '준페이'에서 점심식사를 합니다. 다들 맛있다며 엄지척!
커피도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해 받아들고 다음 스케줄로 이어갑니다.
파란 하늘에 양떼같은 구름이 인상적입니다.
오타루로 가야하는데... 가는 길에 세븐스타 나무를 지나가는 코스로 잡았습니다.
세븐스타 나무 가기 전에 켄과 메리 나무에서 인증 샷!
세븐스타 나무입니다.
뒤에 늘어선 나무들로 마일드세븐 언덕을 본 셈 치지요.
사실 나무자체는 큰 의미가 없지요.
그 나무들의 배경이 되는 비에이의 예쁜 언덕마을이 친구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저장되었음 좋겠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려 오타루까지 가는 길은 소요시간이 비슷함에도
아바시리에서 비에이까지 넘어오는 길보다 훨씬 피로감이 더합니다.
어쩌면 계속된 운전에 피로가 쌓여 그런 걸수도 있겠지만 슬슬 허리도 아파오기 시작하네요.
예상시간과 크게 차이나지않은 시간에 오타루에 도착했습니다.
스마일 호텔에 체크인. 워낙 기대치가 낮아서인지 생각보다는 커니션이 그다지 나쁘지 않네요.
차는 호텔 주차장에 세워놓고 슬슬 걸어서 오르골당이 있는 메르헨 교차로까지 이동.
거리는 할로윈 분위기가 물씬~~
르타오 같은 스위츠와 할로윈은 잘 어울릴 수도 있겠네요. 상술도 참...
오르골당은 별다른 흥미가 없는 듯. 후다닥 나옵니다.
롯카테이 2층카페에서 슈크림과 아이스크림으로 군것질도 하고요.
이런저런 가게들을 기웃기웃... 유리공예품도 잘 고르면 저렴한 것이 있더군요.
가죽공방에서 기념품을 산 친구가 있는데 일일이 받는 사람의 이니셜을 다 새겨줍니다.
오타루에 왔으니 오늘 저녁은 스시로...
인원이 다섯이나 되다보니 작은 스시집은 곤란할 것같고, 멀리 이동하는 것도 귀찮아
깔끔하면서 분위기도 괜찮은 운하 옆의 마사스시 젠안점으로 갔습니다. 하필 제가 주문한 것이 양이 좀 작기에
쿠폰을 놓고왔는데 혹시 서비스로 스시 한피스씩 더 받을 수 있느냐 물었더니
쿠폰이 없음 곤란하다고 와이파이 비번을 알려주며 쿠폰 사이트를 보여달라고 합니다.
마사스시 홈페이지를 찾아 쿠폰을 보여줬더니 우리 인원수대로 5피스를 더 가져줍니다.
비로소 양이 좀 차는군요. 맛있는 생맥주도 한잔씩...^^
여행을 자주 다니다보면 확실히 유명 관광지에 대한 감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인가봅니다.
저로선 홋카이도에 올때마다 본 풍경이니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친구들은 예쁘다며 좋아라하네요.
그때 뒤에서 "어머니들, 사진 찍어드릴까요?" 하는 반가운 한국어가 들립니다.
얼굴도 예쁜 아가씨 둘이 단체 사진을 찍어주어 모처럼 다같이 인증샷도 남겨보았네요.
도동에서 한국 사람들은 거의 못보고 다니다보니 한국어가 반가운데다가 사진까지 찍어주니 베리베리 땡큐였습니다.
운하 산책을 끝내고 호텔로 들어오다가 다른 친구들은 쇼핑한다고 돈키호테로 가고
저는 얼른 쉬고 싶어 호텔로 들어왔습니다.
스마일호텔 본관의 트윈 룸 사이즈는 다른 비지니스 호텔에 비해 그렇게 좁은 편은 아니지만
욕실은 보기 드물 정도로 좁습니다. 일본 호텔의 특성이긴합니다만 그렇게 좁아도 욕조는 꼭 있지요.
계속해서 저녁마다 온천으로 피로를 풀다보니 아무리 좁아도 몸을 담궈야겠기에
꾸깃꾸깃 구겨놓고 들어갔다는....
오늘은 갑작스런 사정으로 오지 못한 친구로 인해 저 혼자 트윈룸을 쓰게 되었습니다.
잠시 일기를 쓰다가 까무룩 잠이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