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 밸리는 미국 최고의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나파 밸리에서 와인 생산을 시작한지는 150년 정도로 짧지만 좋은 포도가 자라기 적합한 기후여서 유명한 와인들이 제법 많다. 나파 밸리 전역에 흩어져 있는 200여 개의 와이너리가 이를 말해주는 숫자이기도 하다.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입구.
와이너리에 들어서면 잔디밭과 포도밭이 눈에 들어온다.
나파 밸리를 찾는 이유는 오직 하나 뿐이다. 와이너리 투어 때문인데 찾아간 와이너리가 바로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는 캘리포니아 와인 중에서 가장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다. 이 곳을 만든 로버트 몬다비 또한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을 이끈 사람이기도 하다.
미국이 한때 금주법으로 와이너리들이 휘청거리며 문을 닫았을 때도 끝까지 살아 남았고 미국 사람들이 자국 와인을 무시하자 프랑스로 가서 프랑스 와인과 블라인딩 테스트를 통해 품질로 인정받기도 했다. 지금 보편화된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 냉온발효법, 작은 사이즈의 프랑스산 오크통 등을 처음으로 도입하였고 전 세계 와이너리에서 따라하는 와이너리 투어도 로버트 몬다비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그러니 다른 곳도 아닌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투어에 의미가 있었던 셈이다.
나파밸리의 포도가 자라기 좋은 날씨가 1년 내내 이어진다.
포토밭과 양조장을 투어 하는 투어 티켓을 구매하고 한 시간 가량 투어를 기다려야 했다. 예약을 하지 않고 찾아오긴 했지만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았고 기다리는 동안 별도의 시음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어 시간을 보내기는 적당했다.
한쪽 편에 마련된 시음장 구석에 자리를 잡고 이 곳에서 생산된 와인을 홀짝 홀짝 맛보았다. 공짜라서 그런지 와인이 술술 넘어가는 기분이었다. 함께 제공되는 빵과 치즈 또한 시음 와인에 적합한 것만 골라서 제공되었다.
로버트 몬다비 와인의 역사에 대해 장시간 설명을 들었다.
와이너리의 규모가 상당히 크다.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둘러본 와이너리 투어는 기대에 못 미쳤다. 먼저 뜨거운 태양 아래에 있는 포도밭으로 들어가 와이너리의 역사와 주변 환경에 대해 설명을 듣자니 덥기도 했고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다. 아마 그늘만 좀 있었더라도 나았을 터였다.
포토밭에서의 설명을 듣고 나면 아주 잠깐 양조장으로 들어가 양조장을 구경하고 시음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다시 안내되어 원하는 종류의 와인을 선택하여 시음할 수 있었다. 밖에서 먹는 것과 다른 중급 와인이 제공되었고 충분한 시간을 줘 와인 별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여유가 주어졌다.
생산되는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이렇게 조금씩 맛보면 감질 맛 난다.
투어를 마치고 구경한 곳은 와인 매장. 단순히 와인만 파는 곳이 아니라 이 곳을 방문했다는 각종 기념품도 판매되고 있었다. 이것저것 둘러보다 선택한 것은 로버트 몬다비에서 생산한 카베르네 쇼피뇽을 선택했다. 안마셔도 취한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힘들게 사서 집까지 가지고 온 와인은 아직 그대로 보관되어 있고 사온 와인의 맛은 뜻밖에 대한항공 기내에서 맛볼 수 있었다. 5월 초에 프레스티지석을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기내에서 제공된 와인 중 하나가 이곳에서 생산된 로버트 몬다비 까베르네 쇼비뇽이었다. 와인을 선택하라고 하니 당연히 익숙한 라벨이 붙어있는 이 와인을 선택했다. 맛의 차이를 구분할만큼은 아니니 평가는 할 수 없다. 라벨에서 나파밸리의 뜨거운 햇볕이 느껴졌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