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명품시계’를 한 자리에 만나다.
얼마 전 이슈가 됐던 송승헌 시계. MBC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에서 재벌 3세 역할을 맡은 그가 찬 손목시계는 1900만원대의 스위스 명품 브랜드 ’위블로’ 제품이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했던 유명 하이엔드급 시계 브랜드들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어느덧 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을 넘어 그것을 찬 사람의 신분과 경제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물로 인식되었다.
시계 시장이 고급화, 세분화되고 시계가 갖는 역할이 보다 확산되면서 소위 ‘있는 집 자식’들의 전유물이었던 로렉스, 까르띠에, 불가리 등의 고가시계가 이제는 ‘누구나’의 흔한 예물시계로 자리한지 오래고, 몇 천만원 짜리 시계를 차는 사람들도 고소득자에서 일반 사람들로 확대되어 가는 등 그 누구도 시계에 대한 관심이 대단해졌다.
일반 샐러리맨들의 손목에서 자기 월급의 몇 배가 되는 까르띠에의 시계가 눈에 띄는 순간 ‘사치’라는 비아냥보다 ‘가치’라는 당연함, 어찌보면 “요즘 그 정도는 뭐”라는 식의 묵묵함이 먼저가 아니었나. 요즘 대학생들이 여기저기 아르바이트를 해서 샤넬 백을 장만하는 것과 같은 마음일까. 명품가방에 열광하는 여성들처럼 남성 세계에서도 명품시계 열풍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시계는 어느 정도를 말하는가. 이른 바, ‘그림의 떡’으로 불리는 하이엔드급 희귀 상품이 있는 곳을 꼽는다면 국내에서 롯데 에비뉴엘 2층과 갤러리아 명품관 이스트 지하 1층을 빼놓을 수 없다. 롯데 에비뉴엘은 2005년 3월에 개관하여 한 달 매출이 평균 15억원 이상을 기록, 갤러리아 명품관 이스트 지하 1층은 2009년 4월 하이 주얼리 &워치라는 이름으로 명품 시계와 하이 주얼리 전문 브랜드 매장을 신설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국내 부자 남성들이 즐겨 찾는 ‘5대명품시계(파텍 필립, 브레게, 오데마피게, 바쉐론 콘스탄틴, 블랑팡)’뿐만 아니라 이밖의 IWC, 예거 르꿀드르 등 희소성을 중시해 한정된 가치를 추구 할 수 있는 최상위급시계들이 한 데 모아놓아진 순간이다.
파텍 필립(Patek Philippe)
파텍 필립(Patek Philippe)은 183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창립된 회사로 앞서 소개한 초특가 명품 브랜드 중에서 국내에 가장 먼저 상륙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시계가 4억~5억원을 호가하는 고급제품이며 프랑스 영부인 칼라 브루니가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결혼예물로 선택한 시계이기도 하다.
브레게(Breguet)
2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 명품시계 중 명품, 브레게(Breguet)는 2007년 탤런트 김희선이 시집 갈 때 예물로 샀다고 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가격대는 천만원대부터 12억원까지 다양하며 중력에 의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뚜르비옹을 처음 만든 회사로 시계 역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뚜르비옹은 ’회오리바람’이란 뜻의 프랑스어로 오픈된 무브먼트가 회오리처럼 계속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기계식 무브먼트 시계에 중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 오차를 보정하는 장치로 시계의 정확성이 가장 뛰어난 첨단 밸러스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뚜르비옹(tourbillon)
오데마피게(Audemars Piguet)
2007년 12월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 매장을 오픈하며 영화 터미네이터3, 아놀드슈왈츠제네거가 착용했던 오데마피게(Audemars Piguet). 130년 전통과 역사를 지닌 스위스 브랜드로 가격은 2천만원에서 10억원이 넘는 제품까지 다양하다.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은 175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십자가 로고는 1880년에 등록됐으며 19세기 에나멜 페인팅이란 새로운 기술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화려한 보석으로 과다하게 포장하지 않으면서도 최고가의 시세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기본 모델도 천오백만원이 넘으며 역시나 뚜르비옹이 장착된 시계는 억단위에 들어선다.
블랑팡(Blancpain)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워치 메이커 블랑팡(Blancpain). 기본시계가 천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대로 역사는 브레게보다 40년이나 더 오래되었지만 롯데 에비뉴엘에는 2007년 가을에 입점하였다. 최근 람보르기니와 손을 잡고 시계를 테마로 한 차량을 내놓아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수 백년이 지난 지금도 만드는 이의 장신정신과 철학에 흔들임이 없는 이들 브랜드는 “명품은 예술작품이다”라는 말에 실감을 불어넣어 준다. 이들은 미니트 리피트(시간을 소리로 알려주는 기능), 퍼펙추어 캘린더(자동으로 날짜를 바꾸는 영구 캘린더), 뚜르비옹 기술중 하나만 들어가도 억대를 호가하지만 제품을 만드는 데 꼬박 일 년이 걸릴 정도로 많은 공을 들이는 등 명품의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원을 웃도는 가격탓에 ‘사치’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두 얼굴의 소유자가 되어버린 명품시계. 그 진가를 모르는건 아닌데도 왜 대부분의 명품들은 사치vs가치 구도에 얽매이며 늘 대극에 있는 것일까.
배태랑 기자
사진출처: 티피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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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3-30 09:53:2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