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0년대
칠성사이다 1950년에 첫선을 보인 이후 57년 동안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며 100억 개 이상이 팔린 국내 탄산음료의 대명사. 하얀 별이 들어 간 초록색 병의 칠성사이다는 지금도 사이다 하면 떠오를 만큼 사이다의 대표적인 용기가 됐다. 킨 사이다를 출시한 한국코카콜라를 상대로 캔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캔 용기 사용 금지 등을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샘표 간장 1954년에 출시된 간장. 현존하는 상표 중 가장 오래된 상표다. 당시 ‘맛을 보면 맛을 아는 샘표 간장’이란 CM송을 도입해 더욱 인기를 얻었다. 특별한 디자인이 가미된 용기는 아니지만 단순한 용기 모양에 빨간 상표는 지금도 다른 간장 용기의 기틀이 되고 있다.
활명수 지금도 부채표 가스 활명수로 널리 알려진 동화약품의 소화제. 1898년에 발매된이후 국내 최장수 의약품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으며, 지금까지 78억 병이 팔렸다. 부채 모양의 상표가 부착돼 있는 갈색의 작은 용기는 이후 모든 의약품 용기의 모태가 되었을 정도다.
ABC 포마드 1951년 아모레에서 출시한 남성용 헤어스타일링 제품. 당시 외제 모조품과 밀수품을 제치고 시장을 석권한 초유의 히트 상품이다. 광물성 포마드 대신 식물성 포마드를 세련된 흰 병 용기에 담았는데, 선수금을 맡겨야 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1960년대
코카콜라 국내에 코카콜라가 출시된 것은 1968년. 국내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코코넛 모양을 본떠 만든 코라콜라 특유의 콘투어 병은 1915년 만들어진 이래 코카콜라의 상징이 되었으며, 지금은 현대문명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박카스 1961년 정제 형태로 출시됐다가 1967년 지금의 드링크제로 바뀐 뒤부터 갈색 병을 사용하고 있다. 온 국민의 대표 드링크인 박카스는 의약품이라는 한계 때문에 병 크기가 제한돼 있었고, 변질을 막기 위해 우중충한 갈색을 사용했다. 박카스를 대표하는 그 용기는 캔 음료가 대세인 최근에도 비타민 음료는 캔이 아니라 갈색의 100ml짜리 병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해표 식용유 1960년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식용유. 그때까지 돼지기름을 먹었던 시기로 콩기름을 먹어야 한다고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하얀 페트병에 노란 기름을 담았다. 이후 대기업들이 식용유 시장에 진출했지만 해표 식용유의 초기 용기를 기본 틀로 삼았다.
용각산 보령제약에서 1967년에 선보인 진해거담제. 광고 없이도 매년 40억 원 이상을 판매하는 이 상품은 당시에 사용했던 은색 알루미늄 소재의 원형 용기를 아직도 고수하고 있다. 용기와 함께 ‘이 소리도 아닙니다…’라는 유명한 카피로도 유명하다.
1970년대
야쿠르트 1971년에 등장한 요구르트. 요구르트 하면 작은 플라스틱 병의 야쿠르트 용기가 떠오를 만큼 한국 요구르트의 대표 용기다. 이후에 많은 경쟁사가 큰 용량의 용기를 쓸 수가 없었던 것도 요구르트는 작은 용기에 담긴 것이라는 한국 야쿠르크의 작은 용기(65~80ml)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나나맛 우유 1970년대 중반에 출시된 빙그레 우유. 가공유유 상품으로는 처음으로 연 매출 1천억 원을 넘었다. 수류탄 모양의 용기에 담긴 이 우유는 지금도 편의점 매출 1위 상품이다. 다른 맛의 우유도 이 용기에 담겨 있으면 신뢰를 받을 만큼 용기에 대한 브랜드 가치가 높다.
서울 우유 유리병 1970년대, 우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아침마다 대문 앞에 놓인 하얀 유리병에 빨간 상표가 붙어 있는 서울 우유 유리병이다. 우유 용기가 다양해진 최근에 서울우유가 옛날 유리병을 본떠 만든 새로운 용기를 출시했을 정도로 서울 우유 유리병은 용기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우유 삼각커피우유 1974년 출시돼 장수식품으로 손꼽히는 우유.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삼각형 형태의 폴리필름 우유 용기였다. 이후 편리성 등의 이유로 거의 종이팩이나 페트병 우유로 대체된 지금도 커피우유는 뭐니 뭐니 해도 삼각 포리백에 들어가 있는 것이 가장 맛이 있다고 할 정도다. .
1980년대
미에로화이바 현대약품의 미에로화이바는 1989년 출시돼 지금까지 꾸준히 판매되는 장수 제품. 국내 처음으로 기능성 음료라는 개념을 확산시킨 만큼 용기도 획기적이었다. 20~30대 여성이 주 소비자여서 작은 용량(100ml)에 기존의 드링크제와는 달리 갈색이 아닌 투명 유리병에 가늘고 날씬한 모양을 띠도록 했다.
밀키스 1980년대에 출시된 우유의 부드러움과 탄산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는 전혀 새로운 맛의 음료.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표방하는 만큼 당시 캔 음료로서는 보기 드문 분홍색 용기와 초록색 병에 하얀 그림을 그려 넣은 병 용기는 당시 10대들이 하나씩 들고 다닐 정도로 인기 있는 용기였다.
맥심 커피 & 테이스터스 초이스 동서식품의 경우 1960년대 후반 허리가 아주 잘록한 용기를 내놓았으나 실제 시장을 장악한 용기는 1980년대에 발매된 지금의 용기다. 서로 비슷한 모양을 지닌 동서식품의 맥심과 한국네슬레의 테이스터스 초이스 커피 용기는 커피 시장을 대표하는 용기다.
훼미리쥬스 1980년 초반에 출시된 해태음료의 훼미리쥬스. 당시에는 페트병이나 캔 용기가 없었으며, 주스도 가정으로 배달되는 시스템이어서 서울우유, 야쿠르트와 함께 3대 배달 용기로 손꼽힌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손을 잡는 부위에 홈을 판 대형 훼미리쥬스 병 모양은 지금도 그 모양을 고수하고 있다.
1990년대
요플레 & 슈퍼100 떠먹는 요구르트가 등장한 시기로 마시는 요구르트와 달리 납작하게 만든 불투명한 하얀 용기를 사용했다.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용기로 다 마시고 난 후에는 주부, 학생, 회사원 마다 깨끗이 씻어 다른 용도로 재활용하기까지 했다.
신라면 1997년 출시한 신라면 컵 용기. 물론 이전에 컵라면 용기가 나왔긴 하지만 시장을 장악한 컵라면 용기는 뭐니 뭐니 해도 신라면 용기다. 일명 ‘신컵’으로 불리며 많은 인기를 누렸으며 납작하던 기존의 컵라면이 작고 길쭉한 모양을 띠게 된 것도 신라면 용기 출시 이후다.
트리오 애경에서 나온 주방세제. 1966년에 국내 처음으로 출시돼 지금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용기가 개선됐으나 트리오의 전통적인 상징색인 노란색 용기와 빨간 뚜껑은 유지하고 있으며, 이 형태의 용기가 시장을 장악했다. 글로벌 회사들의 공세가 강한 분야임에도 주방세제 하면 노란색 용기의 트리오를 떠올릴 만큼 용기가 브랜드화된 경우다.
아침햇살 웅진식품에서 출시한 쌀 음료. 특별한 모양의 용기는 아니었지만 커피나 콜라 같은 기존의 음료 대신 쌀로 만든 건강음료라는 콘셉트로 나와 건강음료의 대표 용기로 자리 잡았다. 이후에 나온 웰빙 음료 용기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2000년대
참진이슬로 진로 소주가 나온 것은 1954년이었으나 시장을 제패한 진로소주 용기는 뭐니 뭐니 해도 짙은 초록색의 참진이슬로 용기다. 국내 소주 최고 브랜드로 꼽히며 매달 1억 병 이상이 판매될 정도였다. 이후에 나온 참이슬이나 참이슬 후레쉬, 경쟁사들의 소주 역시 참진이슬로의 용기 모양을 기초로 출발했다.
비타500 2001년 출시된 광동제약의 기능성 음료.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시는 비타민’을 표방하며 등장했다. 짙은 갈색에 작은 용량의 박카스 용기의 기본 틀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박카스보다 날씬하게 만들어 시장을 장악했다.
복분자 보해에서 만든 과일 주. 2004년 첫선을 보인 후 와인 열풍, 웰빙 열풍을 타고 인기를 얻었다. 기존의 과일 주 용기와는 달리 모양과 색깔이 특이해 주목을 받았다. 용기 때문에 술을 산다고 할 정도로 용기가 특별한 복분자는 이후 다른 유사 주류 용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롯데 설레임 2003년에 출시된 아이스크림. 빙과 시장 최초로 선보인 파우치 용기의 아이스크림이다. 튜브형이던 기존의 빙과류와는 달리 빨아먹는 셔벗 형태로 파우치에 담아 인기를 얻었다. 월 1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인기였던 설레임은 저연령층이 먹는다는 빙과류를 성인층도 먹을 수 있는 파우치 형태의 용기로 만들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