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nload #1 : wsd.jpg (463.9 KB), Download : 9
'울산다찌'(055-645-1350)라고 있다.
통영시 미수동 해저터널 가는 길목,
탑마트 바로 옆에 있는...
알려지기는 '가만이집'도 쌍벽이라고 해서 궁금했는데,
울산집과 가만이집이 같은 건물에 문만 따로 쓰는 집이었다.
다찌...
선술집 비슷한 어감인데,
대구도 그렇고 통영도 그렇고 이젠 더 이상 서서 마시는 술집은 없다.
통영은 누가 말했듯이,
해산물 매력있기로 첫 손 꼽고 싶은 곳이다.
좋아하는 해산물들이 얼마나 참신하게 차려지는지...
그 언저리 지날 때면 그냥 떼를 써서라도 그만 통영으로 길을 접어들고 싶어진다.
크지도 않은 동네인데,
너덜너덜한 수첩에 적어놓은 집만도 한 페이지가 족히 넘는다.
언제 다 가보나 싶은...!
통영 사시는 분들께서는,
이 집말고도 더 근사한 집 있음을 알고 계시겠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탐문의 한계,
그리하여 또박또박 적어온 '울산다찌'를 찾아가는 것이다.
다찌는 아마도 다찌노미의 줄임말 아닌가 싶다.
대구에서는 실비집인 셈인데,
오르는 칼라가 사뭇 다른 주탁이다.
익히 알려진대로 다찌집은 주문이 조금 독특하다.
술값도 익숙치 않고...
차림표에 보면 왼편에는 주류,
오른편에는 메뉴가 적혀있는데,
소주값이 한병에 만원,
맥주값이 한병에 6천원이다.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 탓에,
아무런 저항도 없이 무혈입성하기는 하였는데,
참으로 궁금했다.
잘 차려낸다는 그 '공짜'(?) 안주가 어떻게 생겼는지...^^
마음에는 그래도,
천하의 통영인데 기본은 넘으리라...
그런 기대와 믿음이 깔려있었어서 별로 걱정는 안했지만서도....
새벽같이 달려온 길,
사량도 지리산은 참 아름다왔다.
한사코 겸손해야 할 산 !
산세로 보나, 전설로 보나,
그냥 저냥 마음 가볍게 다녀올 산은 아니구나 싶었다.
칼바위에 서서, 흔들리는 펜탁스 카메라를 한 손에 부여잡고 건너갈 때는,
어쩌다보니 발끝이 돌부리에 걸려 주춤했는데,
내려다보니,
미끄러지듯 내리꽂히는 낭떨어지가 눈부신 햇살을 받고 있는 것이었다.
무릎을 굽히고 엉금엉금 기어 중심을 잡기는 했지만,
식은 땀이 쫙 나는 것이 '이렇게 경고하는구나' 싶어서 심호흡부터 다시해야 했다.
그래도 카메라를 배낭에 집어넣기가 너무 아까와서 계속 들고 갔는데,
더러더러 문득문득 그런 바위들이 눈앞을 가로막고 서는 것이었다.
밧줄을 타고 바위를 기어올라야 하는 가마봉(?)에서는 어쩔수 없이 카메라를 집어넣어야 했지만,
그래도 그 뿌연 시야를 뜷고 신나게(!) 셔터를 눌러 댈수 있음이 참으로 행복했다.^^
사량도는 더 없이 아름다왔다.
이리 보아도, 저리 보아도...!^^
통영에만 있는 이름, 다찌...
메모 노트의 맨 윗줄에 적혀있는 이름.
울산다찌는 참으로 작은 집이었다.
테이블 서너개가 전부인 작은 방 하나에,
비꺽거리는 주탁들 몇 개 놓인 홀이 전부인데,
그야말로 앉으나 서나 별반 진배없는 그런 그림이라고 할까 ?
사량도에서 고성으로,
고성에서 다시 통영으로 길을 내려 달려온 집인데,
배도 고프고, 다리도 만만치 않아서 방으로 들어갔다.
좁디 좁은 테이블에 둘러앉으니,
어깨가 부딪칠 만큼 꽉 찬다.
'기본'이라는 메뉴의 하나 더 나간 개념,
'매물도'(40,000원)로 해달라고 하니,
금방 술상이 차려진다.
빡겟쓰에 담아온 맥주하며 소주들...
정말 그런 물동이에 술병 담아오는 집은 정말이지,
통영 아니고서는 일찌기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나중에 한 포스트(2차 !)가 더 남았지만,
그 집에서는 얼음물을 잔뜩 집어넣어 술병을 담궈줬는데,
참으로 낯 선 풍경이다 싶다.
아무튼 즐겁다 !
익숙하지 않은 것들로부터의 조우라는 것...
통영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아서 !^^
울산다찌 안주는 외방의 술꾼에게는 썩 괜찮았다.
싱싱하기도 그렇고,
대구에서는 도무지 구경도 잘 안되는 것들이 더러더러 올라와 눈맛 즐겁게도 하고...
익숙한 분들에게는 이런 저런 얘기들이 오갈 수도 있겠으나,
소주 한잔에 피로가 겹겹겹... 풀렸다가는 허물어지는 자리이고보니,
별로 눈에 띄지도 않는다.
허물이란 것...
지나고보니,
처가가 통영이신 선배의 마음에는 좀 다른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서도...^^
그래도 나는 이런 차림이 좋다 !
먹을만 한 것을 낸다는 일...
술 안주 답다 라고 끌리는 것들을 낸다는 일이..
사진 : 조상경, 글 : 굿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