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의정부문학공모전 산문부문 심사평과 수상자 명단>
근원적인 것들에 대한 물음
오래되고 낡아서 사라지는 것들에게 근원적인 물음을 던진다. 글을 쓴다는 건 치열한 삶의 태도를 동반한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잠을 설치기 예사다.
이번 의정부문학공모전 작품들도 그런 과정을 거쳤으리라 생각하며 접근하니 여느 때와 다르게 읽힌다.
뭘 말하고 싶은 것일까. 작품의 결을 만지고 느끼면서 의문을 갖고 촉수마저 세운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에서도 작품이 왔고 80세가 넘은 분의 작품까지 아우르면서 문학의 경계선을 넘나들었다. 지극히 생산적인 몰입의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중등부와 고등부, 대학생을 포함한 일반부 장원작품들은 한결같이 문장력이 뒷받침 되고 호흡조절능력 또한 대단해 독자를 불편하지 않게 한다. 주제를 향해 밀고나가는 힘이 있다. 그 만큼 내공이 단단하다는 걸 작품으로 보여준다.
고등부 장원작품은 고양예술고 2학년 정수민의 「언덕」이라는 수필이다. 노산에 모유수유가 어려운 엄마와 엄마의 젖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엄마의 가슴은 이미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고. 공감의 여지를 가지고 작품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중등부 장원작품은 경북 안동시 길주중학교 3학년 김다현 소설 「obladi, oblada 」로 오블라디 오블라다는 비틀즈 앨범 중 한 곡이기도 하다. ‘어떻게 흘러가든 인생은 흘러간다’는 뜻이고. 중학생 수준을 넘어선 필력에 사로잡힌다. 인생이 흘러가듯 글도 술술 읽혔다고나 할까. 아무에게도 미안해하지 않고 너는 너, 나는 나로 자기만의 인생을 살라 한다.
일반부 장원작품은 한양대 한국언어문학과 신승민 소설이다. 조선말기를 아우르는 역사소설로 「사직(社稷)의 장자(長子)」는 주제가 비장하고 묵직한 느낌을 준다. 갑오경장과 단발령을 겪는 혼돈의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도수부(刀手夫)의 칼에 목이 떨어질 때까지도 그의 머리에는 상투가 가지런히 틀어져 있었다.’로 끝나는데 소설은 끝났지만 현실의 암울함이 읽혀 그 묵직함이 오래간다.
오래되고 낡아서 더 이상 쓸모없어 사라지는 것들에 계속적인 연민을 가졌으면 한다. 그 안에 근원적인 물음이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수상하신 분들에 대한 앞으로의 기대가 크고 의정부문학공모전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 심사평: 의정부문인협회 산문분과장 양효숙(수필가)
* 심사위원: 박정숙, 윤정, 김마리아(마리), 구서휘, 김재희, 전영숙(전영), 유정숙, 양효숙
***수상자 명단***
<중등부>
장원: 김다현(경북 안동시 길주중학교 3학년)'obladi, oblada'
차상: 진민정(서울 노원구 공릉중학교 2학년)'무지개 끝 황금섬'
차하: 박은서(충북 충주시 충주중앙중 2학년)'홈베이스의 우유'
장려: 이서진(의정부시 오목로 36 현대1차 아파트)'커튼'
장려: 피유진(충북 충주시 충주예성여중 1학년)'특별한 캠핑'
장려: 오인영(충북 충주시 탄금중학교2학년)'만능 우유'
장려: 김진희(태백시 소도동 함태중학교 2학년)'소중함의 이유'
장려: 김현수(충남 서산시 꿈의학교 1학년)'그와 나란히 걸으며'
<고등부>
장원: 정수민( 경기도 고양시 고양예고 2학년)'언덕'
차상: 김수빈(서울 성신여고 1학년)'우물'
차하: 송현아(서울 동대문구 휘경여고 2학년)'숫자놀이'
장려: 차승인(경기도 양주시 덕현고 2학년)'텃밭'
장려: 박지원(대전시 유성구 대전 반석고 2학년)'넘치지 않게 따라주세요'
장려: 유현비(경기도 고양시 고양예고 1학년)'명절, 거울 속에서 축하합니다'
장려: 강나은(경남 진주시 진주제일여고 2학년)'미운 오리새끼'
<일반부>
장원: 신승민(서울시 노원구 상계3동)'사직(社稷)의 장자(長子)'
차상: 심소진(의정부시 의정부2동)'미루나무와 아기구름'
차하: 김태리(오스트레일리아)'등'
장려: 강태화(미국)'내 인생의 한 모퉁이'
장려: 서찬유(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시간이 남겨진 자리'
장려: 김지우(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그의 별명'
장려: 임경애(경기도 포천시 소흘읍)'갈망'
장려: 하동완(경북 칠곡군 북삼읍)'이빨'
장려: 양무진(서울특별시 오류1동)'걱정말아요, 그대'
장려: 홍숙의(경기도 의정부시 용현동)'냄새저장고'
첫댓글 양효숙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심사와 심사평은 또 다른 창작이자 고뇌이지요.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이구요. 고생 많이하셨습니다. 선생님!!!
대상, 장원, 차상, 차하 입상자 분들께서는 상금 받을 계좌번호를 010-9036-0388로 보내주십시오. 상장이 제작되어 발송하면서 상금도 보내드릴 것입니다. 한 분 한 분씩 상금 보내드리지 못함을 헤아려 주시고 몇날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