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랄한 가사를 통해 전해지는 영적 비수와 같은 찬양
국내 크리스천 음악계에서 아티스트의 개인적인 삶의 적용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장르는 웬지 포크같아 보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빈도상 그래보인다는 거에요. 아무래도 싱어 송라이터가 많다는 것도 그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요. 물론 팝장르에도 이런 느낌을 주는 아티스트는 많지만 웬지 약간은 동떨어져 보이는 느낌도 많습니다. 가수가 곡을 받아서 부르는 경우가 많아서 일거에요. 그런 점에서 시와 그림은 -곡을 만드는 사람과 부르는 사람의 콤비라는 독특한 구성때문인지- 가사의 심상이 부르는 느낌과 혼연일체가 되는 팀입니다. 물론 이들과 함께 떠오르는 힛트곡들의 리스트도 인상적이지만, 가사에 담겨있는 힘은 시와 그림의 음악을 말할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리고 그 어조는 대부분 나직하고 부드러웠죠.
하지만 이들의 다섯번째 앨범 [정상을 넘어]에서는 그 어조가 조금 바뀝니다. 음악적 스타일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다루고 있는 가사의 내용도 시와 그림의 이전 곡들과 비슷합니다. 다윗의 이야기를 다룬 "허리를 숙여 돌을 주우라"를 보죠. 전형적인 격려와 독려의 내용입니다. 하지만 달라요. 비슷한 내용인 그들의 예전곡 "바람속의 음성"이 다독이면서 그윽하게 전해주는 어조라면, "허리를 숙여 돌을 주우라"는 듣는 이의 눈앞에서 주먹을 불끈쥐고 힘있게 말하는 어조의 곡입니다. 가사를 보세요 '세상다 산 얼굴 하지마라 힘들어 죽겠단 언어를 바꿔라..' 진짜 언어가 바뀌었습니다. 말 그대로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하는 어투죠. 정작 노래의 스타일과 테마가 이전과 비슷하기에 어조의 독특함이 더욱 강조가 됩니다.
어조 이야기를 하자면 다음곡인 "여호와 닛시"도 만만찮습니다. 몇몇 표현을 보세요. "세상의 기가 막힐 시련이 와도... 숨이 막힐 산이 버텨도". '고통스런 시련'이나 '높기만 한 산이'같은 표현이 더 어울릴 법함에도 저렇게 과장스런 표현을 쓴 것은 -물론 운율을 맞추기 위함이기도 했겠지만- 역시 어조면에서 강한 인상을 줍니다. 게다가 이 곡은 앨범 안에서 비트가 꽤 있는 곡이라 그 인상이 더욱 어우러지고요. 물론 어조의 변화를 어마어마한 시도라고 할 수는 없겠죠. 시와 그림은 앨범의 포문에 작은 변주로 환기를 주었고, 무리수를 두지 않는 완급한 변화를 가사의 어조를 통해서 보여준 것입니다. 그리고 앨범의 중반부를 넘어가고 있노라면 여전히 따뜻하게 다독이는, 그리고 내안의 다짐을 되뇌이는 조영준의 가사가 빛을 발합니다. 이를 따라가다 보면 국내 크리스천 음악계에서는 결코 짧은 분량이라고 할 수 없는 12곡들이 쉬이 넘어가고요.
음악적으로는... 타이틀 곡인 "정상을 넘어" 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길을 여는 자"입니다. 이 곡의 게스트 보컬은 바로 그동안 곡을 만들어온 조영준이거든요. 보컬을 해왔던 사람이 아니기에 곡 하나를 이끌어 가지는 않습니다. 곡의 서두에 낮은 음역으로 무언가 되뇌이듯한 느낌으로 서두를 열고, 그러다 후렴부에서 예의 김정석의 힘있는 보컬이 토스를 받아 후렴을 장식하죠. 진짜 '시와 그림의 듀엣'이라고 해서 어설픈 화음시도를 하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두 보컬의 대비가 노래의 구성을 더 진하게 만듭니다. 보컬을 처음 시도한 조영준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겠지만, 듣는 이에게 있어서도 한 곡의 싱글로서의 인상이 큰 곡입니다.
그 외에 빠른 비트의 "여호와 닛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이 귀에 선뜻 들어오긴 하지만 인상적인 곡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데는 좀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습니다. 시와 그림의 슬리퍼 힛트곡들은 늘 고정팬들의 애청에서 비롯되었으니까요. 시와 그림다운 무난함을 앨범의 장점이라고 꼽아놓고 귀에 딱 꽂히는 싱글을 듣자마자 느껴 보려는게 무모한 짓이기도 하고요. [정상을 넘어]는 멋진 앨범입니다. 균일하면서도 각기 다른 개성들을 보여주었던, 그래서 명반이 될 수 있었던 네 장의 이전 앨범들 정도의 뒷심을 보여 줄 수 있을지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할 듯 하지만요. 그러나 저에게 시와 그림의 노래들은 늘 영화의 한 장면을 그리는 느낌을 주는 곡들이었고, [정상을 넘어]에 담긴 곡들 역시 그런 느낌을 줍니다. 그렇다면 이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하죠. (출처 : Jade의 크리스천 음악 페이지 시와 그림 정상을 넘어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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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푸른하늘의 살며 사랑하며 원문보기 글쓴이: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