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와닷따 비구는 꼬깔리까 비구와 그를 추종하는 비구들에게 가서 말하였다.
"자 존자들이여, 이제 우리는 사문 고따마 교단에서 일치를 깨버리는 분열을 일으킬 것입니다."
꼬깔리까 비구가 물었다.
"그렇지만 존자여, 사문 고따만는 탁월한 힘과 위대한 영적인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우리가
사문 고따마 교단에서 일치를 깨는 분열을 일으킵니까?"
"존자들이여, 우리는 사문 고따마에게 가서 이와 같은 다섯 가지 조항을 질문할 것입니다.
'부처님, 부처님은 여러 면에서 욕심이 적은 것을 칭찬하십니다. 만족하는 것을 칭찬하시고, 악을 소
멸하는 것, 정확한 것, 예절바른 것, 장애가 줄어드는 것, 정진하는 것을 칭찬하십니다. 다음의 다섯
가지 조항은 여러 면으로 욕심이 적은 것에 좋고, 만족하는 것에 좋고, 악을 소멸하는 것, 정확한 것,
예절 바른 것, 장애가 줄어드는 것, 정진하는 것에 좋습니다.'
(다섯 가지 조항)
① 비구들이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숲에 사는 자라면 좋겠습니다. 마을의 이웃으로 가는 사람은 누구
나 죄가 그를 더럽힐 것입니다
② 비구들이 이 세상에 사는 동안 탁발음식으로만 살도록 합시다. 초대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누구나
죄가 그를 더럽힐 것입니다.
③ 비구들이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누더기 법의만 입도록 합시다. 장자들이 보시하는 법의를 받는 사
람은 누구나 죄가 그를 더럽힐 것입니다.
④ 비구들이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나무 아래서만 살도록 합시다. 지붕이 있는 곳으로 가는 사람은 누
구나 죄가 그를 더럽힐 것입니다.
⑤ 비구들이 이 세상에 사는 동안 고기를 먹지 않도록 합시다. 고기를 먹는 사람은 누구나 죄가 그를
더럽힐 것입니다."
이어서 데와닷따는 말하였다.
"그런데 사문 고따마는 이 조항들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오. 그러면 우리는 이 다서 가지 조항에 의하
여 승리하는 것이오."
'존자여, 이 다섯 가지 조항으로 사문 고따만 교단의 일치를 깨버리고 분열을 일으키는 것은 가능합
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엄격한 것을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데와닷따 비구와 그의 동료들은 부처님을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한쪽에 앉아 그들이 모의
한 내용인 부처님이 칭찬하는 일곱 가지의 덕성을 말하고 이 덕성에 도움이 되는 다섯 가지 조항을
말하였다.
부처님은 데와닷따의 다섯 가지 조항의 말을 다 듣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됐다. 데와닷따,
① 누구든 숲에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숲에 살도록 하여라. 누구든 마을의 이웃에 머물기를 원하는
사람은 마을의 이웃에 머물게 하여라.
② 누구든 탁발음식으로만 살기를 원하면 그렇게 하도록 하여라. 누구든 초청을 받아들이기 원하는
사람은 그렇게 하도록 하여라.
③ 누구든 누더기 법의만 입기를 원하는 사람은 그렇게 하도록 하여라. 누구든 장자가 보시한 법의를
받기를 원하는 사람은 그렇게 하도록 하여라.
④ 그러나 오직 8개월 동안만, 데와닷따, 나무 아래서 거처하는 것이 허락된다. [우기철은 비가 많이
오므로 우기철 4개월 동안 나무 아래서 사는 것을 금하심]
⑤ 고기는 세 가지 관점에서 깨끗하다. 보지 않고, 듣지 않고, 그를 위한 목적으로 잡았다는 의심이
없을 때는 깨끗하다." 97)
데와닷따는 생각하기를, '부처님은 이 다섯 가지 조항을 승인하지 않으신다.' 그는 의기양양한 마음
으로 기뻐하면서 동료들과 함께 물러나왔다.
데와닷따는 동료들과 함께 라자가하로 가서 사람들에게 이 다섯 가지 조항에 대하여 가르쳤다. 그리
고 말하였다.
"[부처님에게 말한 내용을 그대로 신도들에게 말함] 사문 고따마는 이 다섯 가지 조항을 허락하지 않
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 조항을 지키며 삽니다."
그래서 신심도 없고 믿음도 없고 생각이 깊지 못한 사람들은 데와닷따를 찬탄하고 사문 고따마는 풍
요로움을 추구한다고 비난하였다. 그러나 신심이 있고 믿음이 있고 지혜롭고 생각이 깊은 사람들은
데와닷따는 화합을 깨고 승단을 분열한다고 비난하였다.
부처님은 이런 내용을 듣고 데와닷따에게 말씀하셨다.
"데와닷따, 그대가 승단의 일치를 깨고 분열을 일으켰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이 사실인가?"
"사실입니다. 부처님."
"데와닷따, 교단에 분열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교단의 분열은 매우 중대한 문제이다. 데와닷따, 누구든
일치된 교단을 분열하는 사람은 오랜 세월 동안 이어지는 악덕을 짓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 분열된
교단을 일치하게 하는 사람은 훌륭한 공덕을 짓는 사람이다. 데와닷따, 교단에 분열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교단의 분열은 매우 중대한 문제이다."
그때 아난다 존자는 라자가하로 탁발을 나갔다. 그런데 그때 데와닷따 존자는 아난다 존자를 보고 다
가와서 말하였다.
"오늘부터 앞으로 나는 부처님이니 비구 승단과는 다르게 포살을 할 것이며, 승단의 갈마 98)를 시행
할 것이오."
아난다 존자는 데와닷따가 한 말을 모두 부처님께 말씀드리면서 "부처님, 오늘 데와닷따는 교단을 분
열할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주석 : 97) 부처님과 그 제자들은 탁발로 살았기 때문에 탁발자는 주는 대로 아무 음식이나 얻어
와서 하루에 오직 한 끼만 공양하였다. 부처님 시대 상황을 고려할 때 탁발할 때 이것저것
가리면 탁발이 무척 어려웠을 것이고, 공양 올리는 사람들도 탁발 음식을 따로 만들어야 하
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빠알리 경전 전편에 흐르는 뚜렸한 부처님의 견해는 남의 입장
을 살피는 인간적인 자비로움이 앞선 분이었다. 부처님은 요지부동의 율법주의자가 아니
었다. 극단에 흐르지 않은 점과, 항상 모든 사람의 이익과 행복을 위한 것이 무엇인가에 초
점이 맞춰진 점이다. 부처님은 뿔 속에 소금조차 지니지 말라고 하셨고 하루 한 끼만 드신
분에게 고기니 아니니 하는 분별이 있겠는가.
98) 깜마(Kamma :갈마로 한역) : 원래는 업이나 행위라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인데 승단의
계율에서 말할 때는 업의 관념은 없고 승가의 공식적인 행사인 수계나 예식 등의 절차와 과
정 등에 대한 것, 참회, 처벌에 대한 것 등을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