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말에, "연(緣)을 따라 되는대로 하고, 성(性)에 맡겨 자연스럽게 한다." 하니, 그 물(物)의 하는대로를 따를 뿐이요, 다시 그 시비(是非)를 절제(節制)하여 처리함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그 마음은 하늘 위의 달과 같고 그 마음의 응함은 천강(千江)의 달그림자와 같으니, 달은 참된 것이요, 그림자는 헛된 것이어서, 그 사이에 일찍이 연속됨이 없는 것이며, 마치 눈금이 없는 저울을 가지고 천하의 만물을 저울질하는 것과 같아, 그 가볍고 무겁고, 내려가고 올라가는 것은 오직 물건에 따를 뿐, 자기가 진퇴(進退)하여 칭량(稱量)함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석씨(釋氏)는 허무이고 우리 유가(儒家)는 진실이며, 석씨는 둘이고 우리 유가는 하나이며, 석씨는 간단(間斷)이 있고 우리 유가는 연속(連續)되는 것이다." 하는 것이니, 배우는 자는 마땅히 밝게 분변(分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