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홍성을 찾아서/ 전 성훈
그 무덥던 여름 더위는 완연히 물러나고 가을이 깊어가는 시간 입니다. 벌써 10월 중순이 지나고 있는 것을 보니 가는 세월은 참으로 빠르게 느껴집니다. 시월은 결혼의 계절인가 봅니다. 오늘도 성당 교우 자제분 결혼식에 참석하였고, 내일도 가야 합니다. 주위 분 들이 결혼식 참석하는 것이 주말의 일과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축복하러 가야지요.
10월 16일 모처럼 몇 개월 만에 도봉문화원 역사문화 탐방에 참가하여 충청남도 홍성지역에 다녀왔습니다. 홍성(옛날 지명 홍주)은 1972년 1월 음력설을 앞두고 혼자서 무전여행을 할 때 德崇山 수덕사에서 하루 밤을 지내고 홍성읍으로 걸어 간 적이 있습니다. 홍성읍 및 홍주 洪城義士塚을 참관하여 묵념을 드리고 ‘만섬’이란 곳에서 점심 식사. 白夜 김좌진 장군 고택 및 만해 한용운 선생 고택, 그리고 조그마한 절 집인 高山寺와 광천 젓갈시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역사적 인물에 대하여 21세기에도 인간들은 神話를 꾸미고 싶어 한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고, 이번 여행 중 어려운 한자를 몇 개 만났습니다.
서계(誓戒) : 예전에, 나라의 큰 제사가 있기 7일 전에 제사를 맡은 관원들이 의정부(議政府)에 모여서 굳게 지킬 것을 맹세하고 약속하던 일. 술과 고기를 먹지 아니하고, 노래와 춤을 삼가고, 문상(問喪)이나 문병(問病)을 하지 않으며, 형벌(刑罰)이나 형살(刑殺)을 하지 않고 다만 그 직책을 다하되 어김이 있을 때에는 정한 형벌을 받을 것을 다짐하였다.
회복은 回復과 恢復이 같은 의미이고, 보부상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이 農商離間政策으로 만들어 낸 잘못된 말로 조선 태조 이성계가 등짐 장사치와 봇짐 장사치를 부보상(負褓商)이라고 이름을 지었다는 사실, 점심식사를 한 음식점의 이름 ‘만섬’은 이곳이 아주 먼 옛날에는 많은 섬이 있던 곳이라는 것, 대하로 유명한 ‘남당’港은 조선 영조 임금 시절 湖學의 대가로 유명했던 南唐 한원진 선생의 號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라도 잠시 집을 떠나 다른 곳을 찾아가보는 것은 ‘마음의 치유’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옛 선인들은 사랑스런 자식은 어릴 때 여행을 보내라고 한 것인가 봅니다. 걷는데 무리가 없다면 아름다운 산천을 찾아가보기에 더없이 좋은 시월에 무작정 떠나 보시면 어떨까요. (2013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