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작가님께서주신글]
여자만 여객선에 걸린 현수막
남자 분이 타셔도 됩니다.
남도기행
남도 아줌마들은 허리통이 푸짐하고 마음씨가 푸짐하고 얼굴 평수도 푸짐하다.
해산물이 푸짐하고. 푸짐한 ‘맛’이 있으니 이를 즐길 여흥이 필요하다. 소리가 발달한 이유다.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 언저리지만 아직은 바람이 찬데. 겨울과 헤어지기 전에 봄을 마중간다면 어디가 좋을까? 가장 먼저 봄이 오는 곳이 남도다.
찬바람 가실 즈음 벌교 꼬막을 찾아 길을 나섰다.
태백산맥(太白山脈)
조정래(趙廷來)는 1943년 전남 승주군 선암사 절에서 태어났다.
부친 조종현은 승려이자 시인으로, 한용운의 비밀결사 총책이었다.
조선총독부에서는 중으로 하여금 축첩을 하게하고, 술로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고. 돈에 맛 들여 스스로 파계하도록 하였다.
조선 불교 말살정책인 ‘중도 결혼시키라’는 방침에 따라, 부친은 결혼해서 조정래를 낳았다. 본관은 함안(咸安)
소설 태백산막은 벌교가 무대였다.
1948년, 여순사건이 일어나고, 이념의 대립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이 도처에서 일어났다.
벌교는 봉건 지주와 일제의 수탈, 그리고 여순반란사건과 6·25, 민족의 비극이 휩쓸고 지나간 역사 현장이다.
태백산맥이 인기가 얼마나 많았던지 다 헤질 정도로 돌려가며 읽었던 생각이 난다.
벌교가 배경인 소설답게 등장인물 대다수가 벌교 출신이다. 사건도 대부분이 벌교에서 일어났다
염상진이 지주들에게서 빼앗은 나락을 소작인들에게 나눠주려고 쌓아 놓았던 홍교(보물 제304호)는 소화다리(벌교) 상류에 있다.
이외에도 중도방죽, 야학교회를 비롯해 토벌대 숙소로 쓰던 남도여관, 김범우의 기와집이 남아있다.
벌교(筏橋)
벌교는 도시 이름이 아니다. 영조 때 가설한 뗏목다리 이름이다.
교통 요충지여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일찍이 개화했다.
기질이 드센 편이어서 타 지역 깡패를 용감하게 제압한 벌교주먹의 신화가 남아있다.
벌교 주먹
흥선대원군이 호남지방을 ‘팔불여(八不如)’라고 했다.
벌교에 가서 주먹자랑하지 마라
여수에 가서 돈 자랑하지 마라
진도에 가서 소리자랑하지 마라
장성에 가서 학문자랑하지 마라
고흥에 가서 전(錢)자랑하지 마라
도대체 벌교 주먹이 얼마나 세길레, 전국구 주먹으로 대접받던 광주나 목포를 무색하게 했을까?
시라소니, 김두한, 이화룡, 구마적, 신마적 같이 한 시대를 풍미하던 주먹들의 무용담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박치기 선수 김일, 권투선수 김종팔과 박인성은 벌교 출신이다.
류현진 선수
미국 메이저 리그 선수선발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류 선수 집안은 대대로 전라도 벌교에서 살았다. 인천으로 이사를 와서 인천 사람이 된 것이다. 그러니 힘은 말할 것도 없다.
부친 류재천는 아들의 이름을 짓기 위해 옥편을 뒤적이며 좋은 글자를 찾아보았다.
장손인 현수의 이름 어질 현(賢) 자는 그대로 쓰기로 하고, 이제 한 자만 고르면 되는데, 갑자기 ‘떨칠 진(振)’자가 떠올랐다.
만방에 이름을 떨칠 팔자인가?
사내 이름이 이만하면 되었다고 생각해서 ‘현진’이라고 지었다.
어려서부터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신동이었다.
힘이 장사여서 항상 골목대장이었다.
전부터 의문이었다. 어떻게 그 많은 선수 중에서 류 선수를 고를 수 있을까?
내용이 사실과 일치했다. 보고서가 이 정도라니!
안규홍(安圭洪)
안규홍은 몰락한 양반의 가문에서 태어나, 부친을 여의고 머슴살이를 하면서 편모를 봉양했다.
일본 순사가 마상(馬上)에서 조선 여자를 희롱하는 것을 보고 분개한 나머지, 다리 밑으로 떨어뜨려 죽인 사건이 있었다.
일경의 추적을 피해, 함경도 출신 의병장 강성인의 휘하에 들어가 부장을 맡았다.
의병장이라는 자가 부녀자를 겁탈하고 양민의 재물을 빼앗는 악행을 일삼자, 토착 의병들은 그를 처단하고 안규홍을 의병장으로 추대했다.
의병들의 활약상에, 민간에서는 이런 노래가 유행했다.
장하도다 기삼연/
제비같다 전해산/
싸움 잘한다 김죽봉/
잘도 죽인다 안담살이/
되나 못되나 박포대
무만동(武萬洞) 청년회
당시에는 혼란기여서 청년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이게 벌교를 대표하는 주먹집단 무만동 청년회, 속칭 무청이다.
반골과 저항정신은 해방 후에도 벌교의 지역적 특성으로 자리 잡아 `벌교 주먹'의 전통이 되었다.
소화의 등장
소하 할아버지는 아들을 장에 심부름 보내고, 무르익은 소하 어머니를 완력으로 범했다.
할아버지는 정력이 센 것이 사실이나, 어머니가 더 밝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 할아버지 정 참봉과 무당인 어머니 사이에서 소화가 태어났다.
소화에게 군침을 흘리는 사내가 많아, 하루도 속옷이 마를 날이 없을 정도였다.
정하섭은 벌교의 최고 미녀 문정님, 송경희를 애인으로 두었을 정도로 여복이 많았다.
숨어 다니던 빨치산 정하섭이 밤중에 살며시 들어오자, 밤참을 준비를 하던 소화가, 꼬막이 없어 어쩐다?
소하는 소꿉친구인 정하섭을 숨겨주면서 육체관계를 맺었다.
염상구의 등장
강동식이 빨치산 활동으로 집을 비우자, 이 틈을 엿보던 염상구가 와서댁을 강간해서 아이까지 낳았다.
이런 사실을 알고 분노한 강동식이 염상구에게 보복을 하려다가 도리어 반격을 당해 죽임을 당했다.
왈패 염상구가 앙탈하는 외서댁을 완력으로 범하고 허리춤을 올리며
쫄깃쫄깃한 것이 겨울 꼬막 맛이야!
그일 이후로 와서댁은 입산하여 빨치산이 되었다.
수급을 장대에 걸어놓고, “악질 빨갱이 염상구”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조정래의 벌교 꼬막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고,
배릿한데,
그 중에
낭글낭글한 것이
좋은 것이여!.
새꼬막은 해마다 수확하는데 참꼬막은 더디게 자라 4년에 한번 수확한다. 그만큼 비싸게 팔린다. 이외에도 몸체가 큰 피조개가 있다.
여담으로 한마디
조정래(77세) 작가가 극찬한 구당 김남수 선생은 1915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105세에 작고했다.
와! 대단한 분이야! 선생의 침과 뜸은 신기했다.
그저 용한 침구사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어떤 환자가 치료를 밭 은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병원에서 몇 년을 끌어온 병이 단 며칠 만에 사라지고, 지병까지 나아버렸다.
병원에서 포기한 환자도 암세포가 줄어들고 고통도 사라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들에게 희망이 생긴 것이다.
선생도 신기하다며 그 맛에 계속 환자를 보게 된다고 하니. 이런 것이 신의 경지가 아닐까?
허주의 아침산책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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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izHqjTL_t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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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새꼬막은 해마다 수확하는데 참꼬막은 더디게 자라 4년에 한번 수확한다. 그만큼 비싸게 팔린다. 이외에도 몸체가 큰 피조개가 있다.
여담으로 한마디
조정래(77세) 작가가 극찬한 구당 김남수 선생은 1915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105세에 작고했다.
와! 대단한 분이야! 선생의 침과 뜸은 신기했다.
그저 용한 침구사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어떤 환자가 치료를 밭 은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병원에서 몇 년을 끌어온 병이 단 며칠 만에 사라지고, 지병까지 나아버렸다.
병원에서 포기한 환자도 암세포가 줄어들고 고통도 사라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들에게 희망이 생긴 것이다.
선생도 신기하다며 그 맛에 계속 환자를 보게 된다고 하니. 이런 것이 신의 경지가 아닐까?
허주의 아침산책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