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휘와 약속한 것을 드디어 지켰다. 아니 해냈다!
이사할 집이 마음에 들어 계약한 뒤부터 이사하기까지의 한 달 동안,
틈틈이 텃밭을 가꾸면서 동시에 덕휘를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이름 하여 나무 그네!
나무 그네를 계획한 것은 순전히 집 뒤에 있는 밤나무 덕분이었다.
아주 커다란 밤나무였을 뿐만 아니라
가장 아래에 있는 가지를 수평으로 뻗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나무와 가지를 보자마자 순간적으로 나무 그네를 연상했고
그때부터 덕휘에게 ‘삼춘이 나무 그네 만들어 줄게’ 하면서 약속했었다.
덕휘를 위한 나무 그네 프로젝트는 진행 속도가 더뎠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일을 했기 때문이고,
나무 그네를 매달 장소가 경사지여서 작업량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먼저 경사지에 콘크리트와 벽돌 폐자재를 쌓아올리면서 흙을 깎아서 채우는 일부터 시작했다.
무거운 돌을 옮기는 일과 땅을 파는 일은 정말 고됐고 여러 날이 걸렸다.
짬짬이 해야 했던 지라
정식으로 이사한 뒤에도 좀 더 손질을 하고나서야
경사지가 의젓한 그네 터전으로 바뀌었다.
그 후, 어서 그네를 매달아야 하는데 하는 마음만 굴뚝 같을 뿐,
집 정리와 개인적으로 우선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 시간을 내지 못하다가
드디어 여유로운 시간이 생겨 덕휘와 함께 그네를 매달았다.
작업을 할 때는 별로 관심이 없이 옆집 강아지 흰순이 하고만 놀더니
그네가 다 완성되었을 때는 정말 신나게 그네를 탄다.
처음에는 앞뒤로 타더니 나중에는 좌우로도 타는 덕휘,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다는 말을 여러 번 한 후에야 겨우 집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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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지에 콘크리트 폐자재를 쌓고 흙을 채워 평지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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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으로 뻗은 가지에 그네를 매달 작업을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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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래쫄래 따라온 옆집 강아지 흰순이와 놀고 있는 덕휘.
'흰순아, 삼춘이 나무 그네를 만들어 주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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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네를 만들기 위한 재료와 연장통. 밧줄은 부모님 집에서 가져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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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뭇가지에 밧줄을 매달았다.
안전을 고려해 밧줄을 끊지 않고 중간 부분을 매듭짓는 방식으로 매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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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침을 만들어 높낮이를 맞춰보기 위해 잠시 앉아본 덕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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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춘이 만들고 있는 나무 그네, 정말 대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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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완성된 나무 그네. 덕휘도 신기한지 자꾸만 위를 쳐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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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타보는 나무 그네,적응을 한 뒤에는 저렇게 재주를 부리며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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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중3 하늘이도 달려와서 함께 타는 나무 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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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살며시 타보았습니다. 성인이 타기에도 끄떡없을 뿐만 아니라
고개를 들어보면 나뭇잎들이 살랑대는 풍경이 하늘인지 바다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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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휘가 집으로 갈 시간입니다. 홀로 있을 나무 그네가 의젓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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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에는 별들이 내려와 그네를 탈 게 분명합니다.
창문을 열어두고 자야겠습니다. 별들이 타는 그네 소리를 듣고 싶어서요.
첫댓글 오늘 밤 별들도 잠이들면 슬쩍 타고 와야겠습니다...
별들이 잠드는 시간을 아는 사람이 임자네요.
와우~삼촌손은 마법손?^^ 근데 조금 위험해 보여여....
사진이라서 그렇게 보일 거에요. 실제로는 위험하지 않고 안전해요.^^
그네 의자를 자꾸 봅니다. 별들이 그네 탈때 저도 스을쩍~~~
그때 별들도 가만히 웃고 말겠네요.^^
자연의 숲과 노는 그네, 아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이 있을까요? 고양시엔 그런 동네가 남아 있나요? 부럽네요.......
전국의 어느 곳이든 찾아보면 있을 거에요. 저는 그런 동네만 찾아다닙니다.
별있는 밤에 다같이 만나면 되겠네요~~~^^
그럴까요? 오늘은 덕휘가 그네를 탈 때 그 옆에서 야외용 대형 식탁을 만들었네요.^^
절로 웃음이 나는 장면들...대단합니다. 이가이버란 소리도 들을법한..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이 시인 님의 맑은 가슴이 있기에 가능한 것일 테지요. 언제 가면 꼭 태워주세요.
에구, 모르겠어요. 아이들을 위해서 한 것인지 아니면 제가 좋아서 한 것인지... ㅎ
아름다운 그네를 봅니다. 하지만 오늘이 보름인데, 날씨가 흐려서인지 달도 별도 안 떴네요. 그래도 아름다운 그네를 보고 보름달같이 웃음 짓는 아이들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그네를 얼마나 많이 이용하느냐 보다 그저 이런 것을 즐거워하는 것이 더 소중하겠지요.
아웅.. 덕휘 좋겠다.. 흰순이도 있고 삼촌도 있고.^^
저는 집 뒤로 텃밭도 있고 산도 있어서 좋구요.
이종섶 선생님의 아름다운 일상 생활을 들여다봅니다 살랑살랑 바람도 나무 그네에 앉았다 가겠죠? ^^
아내가 보면 한 마디 하겠어요. 이럴 때만 아름답게 보인다고요.^^
나도 덕휘같은 삼촌이 계시면 참 좋겠다.
에구, 저는 좋은 삼촌이 못 돼요. 그냥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그네에 시가 매달려 있네요. 동시도 있고 수필도 있고 일명 문학테마그네로 자리잡았네용^^
덧글이 참 아름답고 그럴 듯하네요.
나무가지가 처음부터 알고 기다렸을 것만 같은... 그것을 예민하게 감지하신 선생님과... 지금 사진으로 무진장 행복해져서(자기 것도 아니면서) 보고 있는 저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리에 대해 잠시 상념에 잠겨봅니다.
그러게요. 수평으로 뻗은 가지는 좀처럼 보기 힘든데...
저나무, 청바지를 걸친 폼이 눈매시원한 청년같네요.....감싸안은 나뭇가지, 메어놓은 밧줄, 나무의자까지,...섬세한 마음 씀씀이에 촘촘한 솜씨까지 엿보입니다...밤꽃피면 줄지어선 별들때문에 왁자할텐데..기홍별,정현별,지순별,승익별,영연별,부민별,남석별,은희별,지우별,용길별,효숙별,연수별...아, 끝에 붙은 이엽별...하핫, 방음장치 단단히 하셔야겠습니다. ^------^*
윤동주의 별헤는 밤이 떠오르네요. 그네 타면서 그 시나 낭송해볼까요? ^^
오호! 낭만적입니다. 저도 그네 타고 싶어요^^
같은 고양시에 사시니 언제든지 오셔서 타세요.^^
오늘밤엔 별 대신 제가 타러 갑니다. 바람이 되어~~ ^^
기다릴게요. 그네도 기다릴 거에요.
그네, 만 보면 가슴이 뜁니다. 다시 유년으로 돌아갈 순 없지만, 푸른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황홀이지요. 아이들이 좋아하겠습니다.
달도 별도 잠든 후에 그네를 타려면 제 순번은 날이 밝은 후에나 가능할까요?ㅎㅎ이종섶선생님 창가엔 시에님들의 그네 나부끼는 소리로 밤마다 떠들썩 하얀밤이 되겠습니다...시에식구들 모두 이도령과 춘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