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들의 항쟁> 조동걸, 민족문화협회
한해를 시작하며, 의병사 책을 읽는다. 첫권의 소감. 슬프다. 동학2차봉기 때는 유림이 관군 일본군과 함께 동학군을 땅끝까지 토벌한다. 이듬해 민비시해와 단발령으로 촉발된 유림중심 을미의병은 관군과 일본군에의해 제압된다.왕은 백성의 편이 아니었지만 백성은 왕의 편이었다. 계급의 한계.
잠적한 의병들은 동비나 활빈당으로 활동하고, 10년 뒤 고종의 폐위 을사의병은 유림과 평민, 포수들도 참여하나, 서울진격을 앞두고 부친상으로 유림대장이 낙향하며 일대 관념론자의 희비극을 연출하며 동력이 분산된다. 동학의 잘못된 분파인 일진회의 첩자활동, 관군과 일본군의 토벌로 산악중심 소부대화된다.
그리고 군대해산에 반발한 관군의 합류로 재점화된 정미의병의 의병전쟁과 일본군에 의한 토벌작전. 결국 연해주로 간도로 독립군으로 이어지는 근대 의병사는 수많은 희생을 겪으며 민족민중운동이 되었다. 그런데 다시 좌우의 내전과 6.25라니...
지난하다.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과 먼저 싸우면서 치른 끔직한 희생.
현대식 무기, 전술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의병의 대의명분에 담긴 계급이데올로기의 족쇄를 깨는데 너무 많은 피의 대가를 치뤘다. 같은 인간이라는 평등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언제나 첫째 혁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치게 강직한 최익현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동학을 사학이라고 하고 자신의 의병군에도 동학혁명 관련자들은 배제할 정도로 편협했다. 하지만 노구를 이끌고 참여한 최익현이 같은 민족인 관군과는 싸울 수 없다며 스스로 무장을 해제하고 채포되는 장면은, 그의 고뇌의 깊이와 절망감 때문에 단지 관념론자라 비난할 수 없었다. 대의명분과 관념론자의 자기모순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싸우려 나섰지만 싸울 수 없었던 자의 깊은 슬픔을 느낀다.
또한 의병사를 볼 때, 의병이지만 옳을 수만은 없었던 깊은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