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 메밀꽃이 하얀 평창 회령봉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북단의 덕거리에 위치한 회령봉(1,331m)은
흥정산과 더불어 이 지역을 대표하는 산으로 꼽힌다.
"메밀 꽃 필무렵"의 이효석이 태어난 곳이고 이 소설의 무대가 바로
봉평면과 대화면이다.
9월 이맘때가 되면 메밀꽃 축제로 강원도의 오지마을 봉평면이
오랜만에 사람들로 북적이는 기간이기도 하다
단체 모임이 아니고는 이 자그마한 축제를 보기 위해 개인적으로
오기엔 너무 멀기도 하고 당일치기로는 사실 어려운 곳이기에
나도 다른 약속을 다 포기하고 산악회를 따라 나섰다
김해왕릉앞에서 7시에 출발하였는데 봉평면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다. 오지는 오인가 보다. 거리에는 봉평마을답게 진입로에도
가로수는 별로 안보이고 메밀을 심어놓았다.
좁다란 마을길을 버스가 겨우 진입하여 12시30분 산행기점인
보래령터널 위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김해에서는 찜통더위였는데 산행길로 들어서니 따가운 햇살아래
가을바람이 서늘한 전형적인 구월의 날씨임을 실감한다
오솔길에는 물기가 촉촉하고 무성한 숲은 강원도 산간의 빽빽한
원시림이 그대로인 채 깨끗하고 맑은 공기가 상큼하다
오름길은 언제나 힘들고 길게 느껴진다
산중턱으로 들어서니 한여름 못지않게 바람한점 없는 더위에 땀이
막 쏟아진다. 간간이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사람들이 그리
많이 찾지는 않는 듯 하다
1시 보래령이다. 30분 올랐는데 한참이나 올라온것 같다
보래령이 해발1,055m 이니 출발지점은 적어도 700m쯤은 될것 같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보래령에서 점심을 먹는다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앉아 있으니 일어나기 싫을
정도로 땀흘리고 맞는 바람이 좋다
1시30분 다시 보래봉을 향해 올라간다. 깔딱고개이다
숨이 목까지 차오른다. 능선길을 올라섰지만 빼곡한 숲으로 조망은
볼수 없고 숲과 나, 그리고 머리 위로 하늘만 보인다
산행시간 3시간이라기에 동네 뒷산정도 되는 줄 알았더니 헐....
역시나 힘들다. 아무렴... 천고지가 넘는 산인데
저 고개를 넘어서면 정상이려니 생각하면 또 한고개가 보이고
또 한고개가 보이고... 쉽게 정상은 나타나질 않는다
점심먹고 헥헥거리며 40분을 올라 2시10분 보래봉에 섰다
나무로 만든 정상 이정표에서 후미팀 10명은 사진을 남기고 회령봉
으로 가다가 적당한 거리에서 부회장님 따라 또 길을 잘라먹었다
선녀 5명 나뭇꾼 5명이란다
잘라먹고 가는 내림길이 어찌나 급경사이던지 1시간 가량을
미끄러질까봐 바짝 긴장한 채로 계곡까지 내려왔다
축제장에 가기 위해 첨 왔다는 여성회원 2명은 걸음이 느린데다
가면서 버섯도 따고 도토리도 줍고 잣도 주우며 천천히 가길래
앞질러 먼저 계곡에 도착하여 근30분을 기다리니 내려왔다
버스에 도착하니 정확하게 4시다. 정상코스로 간 사람도 거의 다
내려와 있다. 버스로 함께 조금 이동하여 식당에서 하산주를 먹고
식당 주인이 판매하는 강원도 찰옥수수까지 사서 버스에 싣고 이제
메밀꽃 축제장으로 간다
봉평이 유명하게 된데는 문학작품속 배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메밀꽃만 보면 규모도 작고 크게 볼게 없는 것이 사실
이다.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이 가곡이라는 예술작품을 통하여 유명
세를 타는 것처럼 봉평의 메밀꽃 또한 그와 같을 것이다
축제장에 도착하여 우선 해가 지기 전 메밀꽃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메밀꽃밭으로 먼저 가 사진을 찍고 이효석 문학관으로 가는 길
생가에는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가 사랑을 나눴던 물레방앗간도
재현해 놓고 있다. 그런데 사진에 많이 등장하는 메밀꽃밭은 입장료
를 내야 들어갈수 있단다. 헉.....
산언덕에 위치한 이효석 문학관에도 방문객들이 많아 짧은 시간
안에 다 볼수가 없기에 외형만 보고는 6시30분까지 버스를 탑승
해야하므로 섶다리를 건너서 돌아왔다
김해에 도착하니 밤 11시30분. 긴 시간을 버스안에서 보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가불산악회 덕분에 좋은 추억 하나 담았습니다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2010. 9. 4(토)
◈ 산 명 : 회령봉(1,320m)
◈ 위 치 : 강원 평창
◈산행시간: 3시간 30분
◈등산코스: 보래령터널→보래령→보래봉→회령봉→이방골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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