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탐라문화제 제주어말하기대회
중등부 최우수
불 방둥이 ᄒᆞ민 오줌 싼다
한라중학교 : 송진경 고현호 강동학 (지도교사 탁지윤)
(극이 시작되면 어진이 무대 가운데 누워 잠을 자고 있다. 무언가 좋은 꿈을 꾸고 있는 모양이다.
한쪽에서 어진이 어멍 등장하여 밭일 나갈 채비를 한다)
어멍 :어진아, 무신거 영 ᄆᆞᆼ켐시니게? ᄒᆞᆫ저 조반 먹엉 확 ᄎᆞᆯ리라.
어진 : (일어나 앉았다가) 아이고 ᄎᆞᆷ, 어멍도. 와리지 맙서게. 곧 가쿠다. (도로 눕는다)
어멍 : 다락 ᄆᆞ사 불려. 가쿠다 가쿠다 헌게 이게 멧 번채고?
아, 놈의 집 아기덜은 벌써 밧디강 뀃낭 다 비언 닥닥 털언 멍석에 ᄆᆞᆫ 널엇젠 허여라.
에고에고 새낀 시믄 무신거 허여? 꼭 지네 아방 닮앙
고넹이 모냥으로 싸돌아 뎅기당 게드레기ᄀᆞ치 개들락 기여 들어왕...
어진 : (신경질적으로 일어서며) 무사 거, 죽어분 아방은 거느렴수과? 이제 나가믄 뒐 거 아니우꽈?
어멍 : 무시거 어떵? 저것도 ᄋᆢᆨ앗고랜 이젠 빼락빼락 말대답 허는 거 보라. 확 이레 기어 나오지 못허크냐?
(방안으로 달려들어가 이불을 걷어 제낀다) 확 일어나!
어진 : 알앗수다게. 일어나믄 뒐 거 아니우꽈? (허리춤을 잡고 어기적어기적 일어선다)
어멍 : (어진이 어멍, 어진이 뒷모습이 젖어 있는 것을 보고는 손에 든 무명이불을 본다. 젖어 있음을 확인하고는)
아이고 이놈의 새끼, 아이고 이놈의 새끼 작산 놈이 이거 무신 숭시고?
옛날ᄀᆞ타시민 장개 강, 손지도 멧 개씩이나 실 나이에.
( 머리를 쥐어 박으며) 아이고 구체시러와, 아이고 구체시러와.
어진 :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무시거 말이우꽈? 일어낫수게.
어멍 : 아이구 구체시러와, 아이구 구체시러와.
(어진이의 바짓가랭이와 이불을 번갈아 보이며) 느, 어느제믄 ᄋᆢᆨ을티? ᄋᆢᆨ을 것고?
느네 어멍 경 항글헌 거 닮아그네 이추룩 서답거리 장만 허염시냐?
어진 : (바짓가랭이를 확인하고는) 어? 누게가 이디 물 쏟아 불어시니?
(어머니께) 솔직히 ᄀᆞᆯ읍서. 어멍이 밥상 들렁 오당 국 쏟아 불엇지예?
어멍 : 무시거 어떵? 어멍이 국 쏟아서?
(이부자리를 어진이 앞에 갖다 대며) 기어 느네 어멍 국 쏟앗저. 국 끌릴 물 읏언 받아당 국 끌렷저. 이 놈아!
어진 : (그제서야 오줌 싼 것을 알고) 아이고 첨 속솜헙서게. 놈덜 다 들으쿠다.
어멍 : 들어사주. 경허여사 정신 ᄎᆞᆯ려! 이게 ᄒᆞᆫ두번이냐?
그즉 아싯날 느 오줌 싼 이불서답이 날래에 널엉 이신디, 또시 싸?
어진 : (어머니의 입을 막고 삭삭 빌며) ᄒᆞᆫ번만 봐 줍서. 다신 안 싸쿠다. 제발 속솜헙서게.
(벌떡 일어나며) 밧디 가게마씀. 나양, 밧디 강 일 다 허쿠다. 어멍이랑 낭강알에 아장 놀암십서. 자, 글읍서.
어멍 : 시끄럽다! 가긴 어드레 갈 말이라?
어멍 저 알 물통에 강 서답헐 ᄉᆞ시에 동녘칩이 강 소곰 빌엉 오라. 알아시냐?
어진 : 동녘집이 강 소곰 빌어와 마씀? 무사 또 동녘칩이우꽈?
아, 그 집이 나영 갑장내기 순댁이 이신거 몰란 또시 그 집이 가랜 험이우꽈?
어멍 : 무사 몰라? 그추룩 창피 당허여 나사 정신 ᄎᆞᆯ린다. 확 강 소곰 빌엉 와! 경해사 밧디도 갈 거 아니라!
어진 : (삭삭 빌며) 어머니, 게믄 밧디 갓다 왕 소곰 빌레 가믄 안 뒈카마씀?
어멍 : 부지뗑이로 후리기 전에 확 가이?
어진 : 알앗수다. 알앗수다. 가쿠다 가믄 뒐 거 아니우꽈? (투덜투덜 돌아서 간다)
어멍 : 야! 무사 집이 소곰 읏언 아침부터 놈의 집이 소곰 빌레 감시냐?
(푸는채를 머리에 씌우며) 채 쓰곡, (빗자루를 손에 쥐어 주며) 비치락 들렁 소곰 빌레 왓수다, 허영 가!
(어머니는 잰걸음으로 퇴장)
어진 : (창피해서 무대에서 망설이다 주저 앉으며) 에이, 어떵 또 동녘집이 갈 거냐?
(생각하다가) 아하! 돈을 꿩, 올레 점방에 강 소곰을 사당...
(벌떡 일어나서 관객 앞으로 나오며) 예, 예, 저 돈 ᄒᆞ끔만 꿔 줍서.
나양 막 착헌 일 허영 꼭 벌엉 가프크메, 돈 ᄒᆞ쏠만 꿔 줍서. (아무 반응이 없다) 에이고 ᄒᆞᆯ 수 엇주.
(순댁이네 올레 앞으로 간다) 순댁이가 엇어사 헐 건디... (여기 기웃 저기 기웃 할 때, 순댁이 어멍 등장)
순댁 어멍 : 아이고 이거 누게라? 저 서녘칩이 어진이 아니? 게난 어멍은 펜안헤시냐?
어진 : (부끄러워 하며) 예.
순댁 어멍 : (어진이가 소곰 빌러 온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게난 어떵허연 오라시니? 무사 우리 순댁이 보젠 완?
어진 : (깜짝 놀라) 아, 아니유다,
순댁 어멍 : 게믄 푸는챈 무사 썬?
어진 : 저, 비 오람직허연 우장 대신 썻수게.
순댁 어멍 : 그 비치락은 무사?
어진 : 저, 올레 바꼇디 막 추접허연 양. 비질이나 허카 허연 마씀.
순댁 어멍 : 너 어진이 이놈. 또시 이불에 오줌싼 소곰 빌레 오랏지?
어진 : 아이고 삼춘 잘못헷수다. ᄒᆞᆫ번만 봐 줍서. 다신 거짓말 안허쿠다.
순댁 어멍 : 너, 언치낙 불 방둥이 허엿지?
어진 : 예, 벗덜이영 바당에 갓단 바릇궤길 잡아신디 양.
저디, 몰래물 할망네 지들커 ᄒᆞᆫ바리 해단 낭불에 구워 먹으멍 놀앗수다. 다신 못된 짓 안허쿠다.
순댁 어멍 : 좋다. 경허믄 벌로 이디 구짝 상, 이 비치락 강알에 끼왕 뱅뱅 돌멍
'불 방둥이 허믄 오줌싼다' 큰소리로 네 번 웨곡 절 ᄒᆞᆫ번 허라. 알아시냐?
어진 : 예, 예 알앗수다. 허곡 말곡마씀. (어진이 하라는 대로 한다)
순댁 어멍 : 이젠 불 방둥이 헐 거? 안 헐 거?
어진 : 아이고 다신 안허쿠다.
순댁 어멍 : 게믄 집읫 일도 잘 돕고, 어멍 말도 잘 들을 거? 안 들을 거?
어진 : 앞으로 집안 일은 나가 다 알앙 허쿠다. 다신 어멍 애좆을 일이 엇이 허쿠다,
순댁 어멍 : 아이고 우리 어진이 이제사 사름 뒈어 감저. 자, 경허믄 소곰을 주주.
순댁아, 그디 시냐. 이레 소곰 앗앙 오라!
어진 : 아이고 삼춘. 제발 순댁이만 불르지 맙서. 나냥으로 강 앗앙 오쿠다.
순댁 어멍 : 에이고 경 허여도 부치로운 건 알앙. 알앗저.
게믄 양! 소곰 앗앙 옵서! (어진이 어멍, 소곰 들고 등장)
어멍 : 자, 이디 소곰 감수다. 마, 소곰.
이 어멍, 저 순댁이네 집이 곱안 다 들엇저. 아이고 나 새끼, 우리 어진이 착허다.
순댁 어멍 : 어진이 어멍, 이젠 허다 ᄌᆞ들지 맙서. 어진이 이젠 막 착헌 아이 뒐 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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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잔이에게) 나 말 맞주이?
어진 : 예.
순댁 어멍 : 자, 이제랑 어진이네도 밧디 가곡, 나도 바당에 가사 허쿠다. 자, 가게 마씀. (퇴장하려는데)
어진 : 아 첨. 우리 요 말만 ᄀᆞᆯ아뒁 가게마씀.
어멍 덜 : 무신 말?
어진 : 불 방둥이 허민 오줌 쌉니다양.
어멍 덜 : 불 방둥이 허민 오줌 쌉니다양.
(일동,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