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 파크골프지도사...“배출만 해놓고 배치는 안하나
5일, 경북 석적파크골프장에서 총회, “행정법령 미비로 자격증 무용지물”
“전국 회원 힘 모아 우리 역할 찾자”, 김대현 1급 지도사, 차기 회장 취임
지난 5일 칠곡군 석적파크골프장에서 열린 대한파크골프스포츠지도사협회 총회. 대한파크골프스포츠지도사협회 제공
국가공인 파크골프지도사들이 3년 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5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 석적파크골프장에서 대한파크골프 스포츠지도사협회(회장 김대현) 회원들이 2020년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전체 회원 친선경기 및 총회를 열었다. 생활체육스포츠지도사, 노인스포츠지도사, 장애인스포츠지도사, 유소년스포츠지도사 등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하는 스포츠지도사 시험에서 파크골프 종목의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서울과 제주도 등 경향 각지에서 모여든 회원들은 제각기 기량을 발휘하며 화기애애한 라운드를 펼쳤다.
대한파크골프스포츠지도사협회 회원들이 석적파크골프장에서 친선라운드를 펼치고 있다.
친선경기와 함께 열린 총회에서 김대현 지도사를 만장일치로 제3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파크골프 국가 자격을 취득한 스포츠지도사들이 현장에서 교육할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도록 관계기관을 찾아가 열심히 문을 두드리겠습니다.”
신임 김 회장은 체육학을 전공하였으며 국내 최초 파크골프 생활스포츠지도사 1급 자격증을 취득, 다년간 스포츠지도사 자격 심사위원과 실습 지도관으로 일해온 파크골프계의 엘리트이다. 지난 6년간 파크골프 지도사협회 사무국장으로 일해 온 경험으로 협회를 반듯하게 이끌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총회에서 발언에 나선 지도사협회 주요인사들은 파크골프 인구는 급증하는데 공인 파크골프 지도사들은 설 자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의 핵심은 현행법상 체육시설에 파크골프장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다른 종목과는 달리 파크골프장과 파크골프 교육시설에서는 지도사 자격증 소지자의 배치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국민체육진흥법 ‘체육지도자 양성’ 규정에 따라 2015년 이후 지금까지 8회에 걸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00여 명의 공인 파크골프 지도사를 배출하였으나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과 ‘체육시설의 종류’ 관련 대통령령과 ‘체육지도자 배치’ 관련 문화체육관광부령에 파크골프 종목이 빠져 있다.
이로써 전국적으로 400개에 육박하는 파크골프장에 공인 파크골프 지도사가 거의 배치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가 파크골프 종목의 스포츠지도사를 배출해 놓고는 정작 파크골프장을 체육 시설로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양성된 인재들이 개점휴업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대한파크골프스포츠지도사협회 신임 김대현 회장이 퇴임하는 신영철 회장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고 있다.
신영철 지도사협회 직전 회장은 이를 위해 3년 전부터 발로 뛰었다. 문화체육관광부, 법제처, 국민신문고, 국회 문체위원회 등에 강력히 청원한 바 있으나 아직 행정법령의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은 “게이트볼장과 에어로빅장도 체육시설로 인정받아 스포츠지도사가 배치되어 있는데 지름 6cm의 돌맹이 같은 파크골프공이 날아다니는 위험천만한 파크골프장에 스포츠지도사가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지자체가 파크골프장을 유료화하면서도 스포츠지도사 배치에는 수수방관하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60세 이상 은퇴자들인 파크골프지도사들의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도 하루 빨리 관련 행정입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이금용 대한파크골프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파크골프 지도사들이 파크골프 발전을 위해 파크골프협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 당부했다. 이에 신임 김대현 회장도 “우리 지도사들은 모두 협회 회원들이며 당연히 협회를 도와 대한민국 파크골프 발전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스포츠지도사 자격시험은 민간단체가 시행하는 시험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가자격시험인 만큼 필기, 실기, 구술, 연수, 실습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필기시험은 스포츠 분야의 사회학 심리학 교육학 윤리학과 운동역학 운동생리학 한국체육사 노인.장애인.유소년 체육학 등에서 5과목을 선택하여 치러야 한다.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더 어려운 실기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파크골프는 실기시험의 합격기준이 높아 합격률이 20%도 안된다고 알려져 있다. 파크골프 동호인들은 이처럼 어렵게 딴 자격증을 장롱 속에 잠재워 두어야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보도: 시니어 매일 류영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