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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화목제와 고기의 취급(11-15)
우리의 삶에서 부정한 것들을 제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거룩함을 요구하십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싶다면, 우리의 마음과 행동에서 부정한 것들을 배제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더욱 깨끗한 모습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거룩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 신앙의 본질입니다.
11여호와께 드릴 화목제물의 규례는 이러하니라 12만일 그것을 감사함으로 드리려면 기름 섞은 무교병과 기름 바른 무교전병과 고운 가루에 기름 섞어 구운 과자를 그 감사제물과 함께 드리고 13또 유교병을 화목제의 감사제물과 함께 그 예물로 드리되 14그 전체의 예물 중에서 하나씩 여호와께 거제로 드리고 그것을 화목제의 피를 뿌린 제사장들에게로 돌릴지니라 15감사함으로 드리는 화목제물의 고기는 드리는 그 날에 먹을 것이요 조금이라도 이튿날 아침까지 두지 말 것이니라(11-15)
레위기 3장에서 제사 절차가 설명된 화목제는 세 종류로 구분됩니다: 감사(찬양)의 화목제(15): 서원의 화목제와 자원의 화목제(16). 이러한 화목제를 드릴 때 3장에서는 화목제의 짐승만 제물로 명시되었으나 짐승 외에도 기름이 첨가된 소제물들, 즉 무교병과 무교전병, 구운 과자, 그리고 유교병과 같은 몇 가지 음식 제물을 곁들여 바칩니다. 특히 소제의 경우와 달리 누룩이 들어간 유교병이 허용되는데(13), 다만 이것은 제단 위에는 올리지 않고 제사장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화목제가 대부분의 고기를 사람들이 나누는 잔치의 제사이기 때문에 유연성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떡과 과자가 몇 개 만들어지는지 명시되어 있지 않은데, 제사장은 그것들 중에 하나씩을 골라 하나님께 거제(테루마: 7:28-38을 보라)로 바쳐 아마도 소제 규정에서 보듯이 제단에 기념물로 일부를 태운 뒤 자신의 몫으로 가져갑니다. 또한 아래에서 보듯이 제사장은 화목제 짐승 중 자신의 몫으로 가슴과 오른쪽 뒷다리를 가져갑니다. 남은 여러 개의 떡과 과자. 그리고 화목제 짐승 중 남은 몸통 대부분은 모두 제사자가 가져가 가족과 친족, 그리고 이웃과 더불어 나누어 먹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떡과 과자를 몇 개 준비해오는지는 제사자의 결정에 달려 있었습니다.
화목제의 주목적은 감사를 가족 및 이웃과 함께 풍성히 나누는 데 있었습니다. 따라서 기름과 일부 내장을 제외한 모든 고기를 사람이 나누어 먹었습니다. 작은 짐승 (양/염소)은 가족이나 친족과 더불어 나누었을 것이나 큰 짐승은 이웃과 마을 사람들을 불러 큰 잔치를 벌였올 것입니다. 감사의 화목제 짐승의 고기는 당일에 먹어야 했으며 이튿날까지 남겨두었다가 먹는 것은 금지되었습니다. 고기가 아닌 다른 음식 제물에 대해서는 별다른 기한이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서원과 자원의 화목제와 고기의 취급(16-21)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갈 때, 우리의 마음과 삶을 정결하게 하여 그분께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시며, 우리는 그 거룩함을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드리는 우리의 시간, 재능, 물질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헌신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헌신이 하나님께 기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16그러나 그의 예물의 제물이 서원이나 자원하는 것이면 그 제물을 드린 날에 먹을 것이요 그 남은 것은 이튿날에도 먹되 17그 제물의 고기가 셋째 날까지 남았으면 불사를지니 18만일 그 화목제물의 고기를 셋째 날에 조금이라도 먹으면 그 제사는 기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 드린 자에게도 예물답게 되지 못하고 도리어 가증한 것이 될 것이며 그것을 먹는 자는 그 죄를 짊어지리라 19그 고기가 부정한 물건에 접촉되었으면 먹지 말고 불사를 것이라 그 고기는 깨끗한 자만 먹을 것이니 20만일 몸이 부정한 자가 여호와께 속한 화목제물의 고기를 먹으면 그 사람은 자기 백성 중에서 끊어질 것이요 21만일 누구든지 부정한 것 곧 사람의 부정이나 부정한 짐승이나 부정하고 가증한 무슨 물건을 만지고 여호와께 속한 화목제물의 고기를 먹으면 그 사람도 자기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16-21)
감사의 화목제 외에 서원의 화목제와 자원의 화목제가 드려질 수 있었습니다. 우선 자원의 화목제는 ‘낙헌제’라고도 불립니다(민 15:3; 29:39; 신 12:6; 암 4:5). 이것은 특별한 감사의 조건이 없이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자원해서 드리는 화목제였습니다. 서원의 화목제는 하나님께 서원한 바가 성취되어 감사함으로 서원을 이행할 때 드리는 제사입니다. 한나는 대표적인 서원제의 사례입니다(삼상 1장). 한나가 하나님께 기도하여 자식을 주면 성전에 바치겠다고 서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도에 응답하여 그녀에게 사무엘을 주셨습니다. 한나는 사무엘을 젖 뗀 후 3년생 수소 한 마리와 밀가루 한 에바, 그리고 포도주 한 부대를 서원의 화목제로 가져갑니다(한글개역개정은 수소 세 마리라 하는데 대부분의 영어 성경들이 바르게 옮겼듯이 3년생 수소 한 마리다).
감사제와 달리 서원제와 자원제(낙헌제)는 화목제의 고기를 이튿날까지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셋째 날에 만일 고기가 남았으면 불살라 없애야 했습니다. 태우는 장소가 지정되어 있지 않으나 통상적으로 이런 제의적 폐기물은 진영 밖의 ‘정결한 곳’인 재버리는 곳에서 태웠습니다. 18절은 그런 유통기한이 지난 화목제의 고기를 ‘가증한 것’이라고 칭합니다. 히브리어 ‘피굴’은 그 뜻이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았으나 분명히 부패하고 더럽혀진 물건을 칭합니다. 하틀리는 이것이 보건위생적 의미의 상한 고기를 지시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감사제의 경우 하루만 지나도 ‘피굴’로 전락한 것으로 보아 위생적인 부패가 아닌 제의적 의미의 ‘더러운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 사실은 19절에서 부정한 물건과 접촉만 되어도 화목제 고기가 더럽혀진다는 진술에서도 확인됩니다.
만일 유통기한이 지난 화목제 고기를 조금이라도 먹으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되었습니다. 우선 그 화목제 자체가 무효가 되었습니다(18). 이것은 제사가 드려진 후라도 마무리 절차를 제대로 완수하지 않으면 제사가 아무런 효과를 낼 수 없음을 말해주는 강력한 근거입니다. 따라서 속죄제/속건제의 경우도 모든 제사 절차가 완료되어 ‘죄사함’과 ‘정결’이 최종적으로 선언되었다 하더라도 속죄제 짐승의 잔존물을 밖에서 태우거나 제사장이 먹어서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는다면, 속죄제가 무효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레위기 10:17의 모세의 진술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내포합니다: “이 속죄제물은 지극히 거룩하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거룩한 곳에서 먹지 아니하였느냐 이는 너희로 회중의 죄를 담당하여 그들을 위하여 여호와 앞에 속죄하게 하려고 너희에게 주신 것이니라.” 이 구절은 제사장의 속죄제 고기의 섭취와 더불어 최종적으로 속죄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현재의 화목제 규정에서 알 수 있는 중요한 사실로 고기를 소각하는 이유는 고기가 더럽혀졌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만일 그 짐승이 속죄제의 절차를 통해 죄와 부정결로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상태라면, 진영 밖에 반출하여 태울 필요 없이 소제물처럼 제단 위에 불살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러워진 화목제 짐승의 고기를 아마도 진영 밖으로 반출하여 소각해서 없앴듯이 진영 밖으로 반출되어 소각된 속죄제 짐승의 남은 부위도 분명 더럽혀진 이유로 그렇게 처리되었을 것입니다. 결국 속죄제의 남은 고기를 진영 밖으로 반출하여 태우는 이유도 그 고기가 인간(제사자)의 죄와 성소의 부정결로 더럽혀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더럽혀진(가증한) 화목제 고기를 먹으면 화목제가 무효가 될 뿐 아니라 먹은 자는 그 죄를 짊어지게 됩니다(18). 또한 만일 그 고기가 부정한 물건에 접촉되었으면 마찬가지로 먹을 수 없습니다. 나아가 먹는 사람의 자격도 엄격합니다. 그 고기는 몸이 부정한 사람이나 부정한 것과 접촉해서 부정을 탄 사람은 결코 먹을 수 없으며 정결한 사람만이 먹을 자격을 갖습니다. 만일 이러한 규정을 어기면 백성에게서 ‘끊어짐’의 형벌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끊어짐’보다는 우리말에 가장 적절한 표현이 ‘제명’인 듯합니다. 따라서 필자는 이 주해에서 ‘제명’이란 용어를 사용할 것입니다. ‘제명’의 형벌에 대해 몇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즉각적인 죽음: 이른 죽음: 후손의 죽음: 공동체로부터의 추방, 즉 파문, 적어도 현재의 문맥에서 “죽일지”와 “끊어지리라”는 두 문구는 죽음에 대한 동의적 표현으로 보입니다.
기름과 피 섭취의 금지(22-27)
하나님께서는 거룩하신 분이며, 그분과의 관계는 우리의 삶에서도 거룩함을 요구하십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그 거룩함을 따르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삶이 하나님 앞에 거룩하게 드려질 때, 우리는 진정한 예배자로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습니다.
22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3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는 소나 양이나 염소의 기름을 먹지 말 것이요 24스스로 죽은 것의 기름이나 짐승에게 찢긴 것의 기름은 다른 데는 쓰려니와 결단코 먹지는 말지니라 25사람이 여호와께 화제로 드리는 제물의 기름을 먹으면 그 먹는 자는 자기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 26너희가 사는 모든 곳에서 새나 짐승의 피나 무슨 피든지 먹지 말라 27무슨 피든지 먹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은 다 자기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22-27)
마지막으로 화목제와 더불어 두 가지 금지된 것을 명령합니다. 곧 기름과 피입니다. 이것은 매우 강한 어조의 법안으로 주어지고 있습니다. 가축의 기름을 먹거나 사용해서는 안 되며 모두 제단에 태워야 합니다. 앞서 3:16에서 ‘모든 기름은 여호와의 것’이라고 선언된 바 있습니다. 25절은 기름 금지를 제단 도살이 된 가축으로 제한하는데, 따라서 필자는 어떤 랍비들과 더불어(예. 이반에스라[Ibn Ezra]) 제사가 아닌 식용을 위해 일반 도살로 죽인 가축의 경우와 사냥한 짐승의 기름은 식용이 가능했다는 입장입니다. 이 경우 기름 자체를 먹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름이 포함된 고기 부위를 먹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장의 기름 덩어리 자체는 식용으로 부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사 한 짐승이나 물려 죽은 짐숭의 기름도 먹을 수 없으며, 다만 생활 용도로는 사용 가능합니다(24). 여기서는 ‘기름 섭취 금지’라는 주제에 맞춰 그런 짐승의 기름을 먹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는데, 레위기 17:15에서는 이런 짐승의 고기 자체가 식용으로 금지되고 있습니다(출 22:30과 신 14:21). 그 이유는 자명합니다. 피를 쏟아내지 않은 이런 짐승들의 몸에는 피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런 고기의 섭취는 결국 피째 고기를 먹는 셈이 됩니다. 만일 금지된 기름을 먹으면 그는 백성으로부터 ‘제명’되는 징벌을 받습니다(25). 마지막으로 피의 섭취가 금지됩니다. 피 금지는 제의 도살용 가축과 일반 가축, 그리고 사냥한 짐승을 포함한 모든 짐승의 피에 적용됩니다. 레위기 17:11은 피의 섭취가 금지된 이유를 설명합니다. 이는 피가 곧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생명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피 섭취의 결과 역시 무서운 ‘제명’의 형벌입니다(27).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거룩함과 순종의 중요성을 상기시킵니다. 우리 삶에서 하나님께서 정하신 규례를 지키며, 그분의 뜻에 따라 살아갈 때 진정한 예배자로 서게 됩니다. 또한, 부정한 것들을 멀리하고 거룩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순종을 통해 영광을 받으시길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그분의 은혜 안에서 거룩하게 살아가기를 다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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