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네???
그나저나 길은 넓은데 우리팀 감찰차량은 어디에 있기에 자취도 없다냐?
이런땐 옆에서 또는 앞뒤로 오가며 긴장감을 조성해줘야 뛰는 속도도 붙을 것인디...
전체 코스의 절반 이전부터 혼자서 독주를 하다보니 속도의 상실감이 상당할 것 같다.
공고삼거리를 저만치 앞두고서야 앞에가는 한사람이 눈에 들어오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인물이 최창용선수였다.
따라잡기에는 거리가 멀고, 뒤에서는 아무도 안오고...
동산동 시가지로 들어서서 계속되는 오르막은 힘들고 지리하다.
이런때 누군가가 고함이라도 좀 쳐 준다면 좋을텐데... 으이구 조유상 뭐하는 사람이냐구!
그런 와중에도 어김없이 거리는 줄어들고 우체국은 가까워진다.
8위로 첫 스타트를 끊었다고 정기형님 좋아라 하신다.
나도 무척이나 기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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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김제팀 성적은 10위, 뜻밖의 선전에 기분이 째진다.
9위는 진안인데 2'41"차이로 앞서가고 있고 11위 장수와는 불과 1'15"의 박빙, 12위 부안과는 2'59", 13위 무주 4'35"로 언제든지 5위의 순위가 변동될 수 있는 근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첫날 4소구에서 이길원 선수 혼자서 뒷팀 장수에 비해 5분을 까먹는 공(?)을 세웠기 때문에 한구간의 공과만으로도 완전히 판이 달라질 수 있는 살얼음판.
그런 와중에 둘쨋날 첫소구를 배정받았다.
작년에 꼴찌의 수모를 안겨줬던 바로 그 코스를 다시 또 뛰라니....정말 돌겠다!
팀의 제일 에이스격인 나종태선수가 몸이 좋지 않아 이틀연속으로 짧은코스만 뛰겠다는데야 이견이 없지만 평지나 트랙같은 코스에 강점을 보이는 강선수를 굳이 산에 올려놓겠다는데는 좀...
여러차례의 실랑이 끝에 결국 오더는 제출이 되고 낮동안 좋았던 기분은 온데간데 없이 사그라지고 급 우울증이 찾아온다.
게다가 뉴스에서는 연평도 포격사건 때문에 흡사 전쟁이라도 날 분위기가 한창이고...
감독자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정기형님으로부터 다음날 구간배정표를 받아들고 살펴보니 또다시 한숨이...휴~!
엘리트 선수들은 볼것도 없고 동우인들 중에서도 어디 구멍이 없어보인다.
아마추어 중의 아마추어가 출전한 완주, 우리의 꿈과희망, 완주만 하기로 한 '완주'를 제외하곤 올해도 꼴찌가 될 수 있겠다는 걱정이 머릿속을 꽉꽉 들어차는데...
안계원(전주), 강진기(진안), 전준수(임실), 강대철(장수), 노형섭(부안)
혹시나 잘하면 부안의 노선생과 무주의 제갈향인 정도는 잡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도 들지만 작년의 악몽을 떨치기에는 부족하다.
남들이 퍼져서 줍는 그런 상황이 작년에도 나오지 않았기에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컨디션을 조금이라도 잘 유지하는 것.
저녁을 먹고 들어오는 판에 장수팀 박은영감독이 술한잔 하자며 작전(?)을 걸어온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숙소에 들어온 뒤로는 전화를 꺼놓고 일찌감치 잠자리로~
모처럼 잠을 편하게 푹 잤다.
일어나자마자 전화를 켜고 밤사이 무슨일이 있었는지 살펴보니 얼씨구!
01:30분에 전화가 걸려왔었네!
전화 꺼놓기 정말 잘했다. 휴~!
아침을 남원시청 부근의 이름난 백반집에서 먹고난 뒤 다시 숙소에 들어가 채비를 하고 9시20분 경에 출발지인 시청으로 갔다.
뒷쪽길에서 워밍업을 하는데 전반적인 몸컨디션과 달리 런닝을 위한 상태는 지극히 나쁘게 느껴진다. 다리에 힘이 없는게...
출발직후 대열이 10:3:1로 나눠진다.
앞의 10은 뻔한 선수들이고 내가 속한 3은 강대철, 노형섭선수, 그리고 1은 영원한 희망 완주군.
남원시내를 벗어나 국도에 접어들며 강노 두선수와의 거리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슬슬 작년의 악몽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올해가 작년과 다른점이 있다면 코스를 안다는 것인데, 정말이지 작년엔 난생 처음 가보는 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낯설기만 한 채로 달렸으니...
'오르막에서 주눅이 들지 않아야된다'
작년에 뛰어보니 오르막에서 못 잡으면 내리막에선 절대로 따라잡지 못하는 구조였기에 죽으나 사나 오르막이 끝나기 전에 한사람이라도 건져야 체면치례를 할 수 있고 악몽에서 벗어난다고 되뇌이며 조급한 마음을 다그친다.
오르막의 절만쯤 되는 지점에서 첫번째 희망이 보인다.
그간 열심히 강선수를 따라가던 노선수가 뒤로 밀리기 시작하는 것.
오르막의 2/3쯤 되는 지점에서 노선수를 앞지르고 앞서가는 강선수와의 거리를 가늠해보는데 얼씨구, 앞에가던 무주선수(제갈향인)가 종씨에게 추월당하는구만!
오르막의 마지막 커브에서 나또한 무주를 제치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내리막에 들어선다.
이제부턴 중력에 몸을 맡기고 그냥 가는 거니까 설마 재추월 당하진 않겠지?
내리막의 끝을 앞두고는 비포장 자갈길까지 나온다.
국도와 합류된 이후에도 거리가 상당히 되는 듯 어서 나왔으면 싶은 오리정이 왜이리 멀다냐?
스퍼트를 할 힘도 없이 그냥 들어가지만 큰 짐 하나는 덜어낸 판이라 기분은 째진다.
37:34(11위) - 작년엔 37:45(14위)
3소구 대명휴게소 부터는 김제팀 감찰차량에 탑승해서 선수들 독려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 전날과 달리 말아먹은 사람이 없어서 당일 성적만으론 8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합산으로는 진안과의 시간차만 좀 줄였을 뿐 순위를 뒤바꾸지는 못해 그대로 10위로 마무리가 된다.
해마다 기록지를 받기위해 참석한 시상식에선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되었다.
감투상을 수상한 것.
근 십년간 한해도 빠지지 않고 역전마라톤대회를 참가해 도로를 닦아 줬다는 공(?)으로 준단다.
히야~나같은 사람도 상을 받을 때가 있구만^^
좌우지간 가문에 영광이고 족보에 남을 일이구만!
첫댓글 축하드려요. 값진 상이네요 세월이 변색해도 강기상선수의 기백은 여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