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맛!]용궁 별미 찾아 떠나는 사천 맛 기행
사천에는 겨울 입맛을 사로잡는 3대 천왕이 살고 있다.
물메기와 개불과 새조개로 대변되는용궁 가객들은 연말연시에서 이른 봄까지 얼어붙은 입맛에 활력과 보양까지 챙겨주는 진상품이다.
개운한 속풀이 일번지 물메기탕, 고소하고 쫄깃한 자양강장제 개불, 그리고 어패류의 귀공자 새조개.
그 맛과 멋의 요지경 속으로 떠나보자.
맛으로 물드는 사천 용궁 별미 여행
여행은 맛으로 물든다. 낯선 포구 노포에 앉아 온기를 벗 삼아 먹는 별미는 무엇과도 견줄 수 없다. 그곳에 노을이 우려낸 고샅 같은 풍경이 갤러리처럼 펼쳐져 있다면 금상첨화다. 짭조름한 어물전과 살가운 물결이 고향 맛을 빚어내는 사천은 이 겨울, 떠나고 싶은 용궁 맛집 플랫폼이다.
시원함 바로 그 자체, 감탄의 맛 물메기탕
물메기는 맑은 탕이 제격이다. 무와 대파를 듬뿍 넣고 내장을 뺀 몸통을 썰어 우려낸 국물은 눈 내린 야외 온천탕에서 “시원해”하고 내뱉는 행복한 맛이다. 연유 빙수처럼 부드러운 살점은 움츠린 식도를 다독이고, 흐물흐물해진 뼈를 후루룩 빨아먹는 소리에 언 몸 구석구석 알전구 하나씩 환하게 켜진다. 곡주 한 잔 유혹하고 물컹물컹한 껍질까지 대접받는 물메기는 꾸덕꾸덕 말린 양념 찜으로도 밥도둑, 술 시중을 톡톡히 한다.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 같은 용궁 봉선화 개불
노을빛 속살을 뽐내는 개불은 기묘한 생김새로 호불호가 갈리지만, 제철 특미로 값도 만만찮아 미식가들에겐 용궁 불로초로 불린다. 썰어놓은 개불은 죽은 것 같지만, 젓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면 도톰하게 부풀어 매직 쇼를 보는 듯 호사스럽다. 초고추장에 살짝 찍어 씹으면 오돌오돌한 식감이 얼음 알갱이처럼 경쾌하고 이내 단맛이 배어 나와 자꾸자꾸 손이 가는 요물이다. 단백질 등 알짜 성분 덕에 강장 식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사천 실안 개불은 찰진 물살과 다디단 갯벌 영양을 먹고 자라 때깔 좋고, 고소하기로 유명해 귀한 몸값을 자랑한다.
용궁을 유영하는 선계의 아이돌 새조개
매끈한 고동색 날개와 반질반질한 피부를 간직한 새조개는 별미계의 아이돌이요, 바닷속을 날아다니는 댄서다. 끓는 육수에 살짝 데쳐 익힌 채소와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샤브샤브가 별미다. 풍선껌처럼 달고 쫄깃한 식감과 살살 녹아드는 팥빙수 같은 게 오묘한 맛이다. 삶은 물에 칼국수 한소끔 끓여 곰삭은 김치와 함께 먹으면 해장과 요기까지 해결된다.
쫄깃한 개불을 노을과 함께 먹으려면 실안해변가 횟집을 추천한다. 개운한 해장과 별빛 벗 삼아 곡주 한 잔이 생각난다면 용궁포차촌으로 가보자. 샤브샤브는 특화된 맛집을 검색해 취향대로 즐기면 된다. 용궁이 차려내는 이 겨울 별미로 건강과 추억을 챙겨 가시길~.
글 이용호 명예기자(사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