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교회의 역사는 두 마리의 끔찍한 기형적 괴물 사이에서 찢겨왔습니다. 하나는 인간의 죄성을 무시한 채 십자가 없이 유토피아를 만들려 했던 **'자유주의(Liberalism)'**이고, 다른 하나는 피 묻은 십자가를 소유하고도 세상을 향해 아무런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근본주의(Fundamentalism)'**입니다.
[칼 헨리의 『현대 근본주의의 불편한 양심』 심화 강해] 제2강:
자유주의의 파산과 정통주의의 무능 (두 가지 기만의 해체)
부제: 십자가 없는 사회 개혁과, 사회 개혁 없는 십자가를 모두 사형 선고하라
본문 말씀: 고린도전서 1장 23-24절, 예레미야 6장 14절, 야고보서 2장 14-17절 (개역개정)
참고 텍스트: Carl F. H. Henry, 『The Uneasy Conscience of Modern Fundamentalism』 (제3장~제4장: 현대주의의 절망과 복음주의의 딜레마)
1. 서론: 두 기형적 괴물의 탄생과 교회의 분열
20세기 초, 세상의 고통을 마주한 기독교는 두 갈래의 치명적인 이단적 길로 찢어졌습니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인간의 이성과 교육, 정치적 제도를 통해 이 땅에 '하나님 나라(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들은 인간의 전적 타락과 그리스도의 피 묻은 대속을 거추장스러운 신화로 치부하고 내다 버렸습니다.
반면, 이를 지켜보던 정통주의자(근본주의자)들은 경악하며 정반대의 극단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들은 성경의 무오성과 십자가의 교리를 철저히 사수했지만, 그 대가로 세상의 빈곤, 전쟁, 인종 차별이라는 현실의 지옥을 외면해 버렸습니다.
저의 텍스트는 이 두 진영 모두를 '십자가의 원수'로 기소합니다. 낙관론에 빠졌던 자유주의는 두 번의 끔찍한 세계대전을 겪으며 철저히 파산했습니다. 그러나 진리를 가졌다는 근본주의 역시, 타락한 세상을 고칠 아무런 사회적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무능하고 메마른 박물관의 미라로 전락했습니다. 강단은 이 두 가지 기만을 차갑게 해체하고, 오직 '십자가의 공적 육화'만을 유일한 대안으로 재건해야 합니다.
2. 본론: 신학적 해체와 두 가지 기만의 도륙
첫째, 인간의 전적 타락을 무시한 자유주의의 파산 (예레미야 6:14)
자유주의의 '사회 복음(Social Gospel)'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지성적 이유는, 그들이 인간의 근본적인 '죄악(Sin)'이라는 질병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입니다.
예레미야 6장 14절의 거짓 선지자들에 대한 고발을 보십시오.
"그들이 내 백성의 상처를 가볍게 여기면서 말하기를 평강하다 평강하다 하나 평강이 없도다"
인간은 교육을 더 받고 제도를 바꾼다고 선해지는 존재가 아닙니다. 자유주의자들은 독극물(죄)이 흐르는 우물에 최신식 펌프(사회 제도)를 달아놓고 맑은 물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어리석은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십자가의 '피 흘림(대속)' 없이 도덕적 훈계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아우슈비츠의 가스실과 세계대전의 참상은 인간 내면의 끔찍한 악마성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며, 십자가 없는 인본주의적 사회 개혁이 얼마나 가벼운 사기극이었는지를 역사적으로 증명해 냈습니다.
둘째, 육화(Incarnation)를 거부한 근본주의의 무능 (야고보서 2:14-17)
그렇다면 진리(십자가)를 지켜낸 근본주의는 승리했습니까? 아닙니다. 그들은 진리를 사유화(Privatization)하는 더 끔찍한 죄를 저질렀습니다.
야고보서 2장 14절과 17절의 서늘한 기소장을 보십시오.
"내 형제들아 만일 사람이 믿음이 있노라 하고 행함이 없으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그 믿음이 능히 자기를 구원하겠느냐...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근본주의자들은 개인의 영혼이 거듭나는 것(Regeneration)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는 완벽한 진리를 소유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거듭난 개인이 모여 어떻게 '거듭난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했습니다. 앞서 도로시 세이어즈가 지적했듯, 완벽한 아이디어(성부의 진리)를 가졌으나 그것을 현실의 시공간 속에 땀과 피로 육화시키는 에너지(성자의 노동)를 거부한 '기형적 이단'이 된 것입니다.
사회의 불의를 방치한 채 교리적 순수성만 자랑하는 정통주의는, 병든 세상을 향해 붕대 하나 감아주지 못하는 무능한 종교적 동호회에 불과합니다.
셋째, 유일한 대안: 십자가의 우주적 폭발 (고린도전서 1:23-24)
세상을 구원할 유일한 대안은, 인간의 내면(영혼)과 외부(사회 구조)를 동시에 타격하고 재창조하는 십자가뿐입니다.
고린도전서 1장 23-24절의 압도적인 십자가의 권능을 보십시오.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오직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
인간의 영혼을 본질적으로 거듭나게(Regeneration) 하는 것은 사회 제도가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피'뿐입니다. 이것이 자유주의를 향한 우리의 대답입니다.
동시에, 십자가의 피로 거듭난 성도는 결코 자기 영혼의 평안에 머물지 않고 세상의 불의한 구조를 박살 내고 공의를 세우는 '사회적 십자가'를 짊어집니다. 이것이 근본주의를 향한 우리의 대답입니다. 기독교는 십자가의 대속(정통주의의 진리)을 엔진으로 삼아, 세상의 구조적 악을 치유(사회적 책임)하는 가장 맹렬하고 완벽한 진리의 수레바퀴입니다.
3. 결론: 냉철한 신학적 명제와 실천적 결단
강단은 반쪽짜리 진리에 취해 있는 성도들의 지성적 게으름을 도끼로 찍어내고, 다음의 지성적 명제를 명확히 꽂아 넣어야 합니다.
인본주의적 낙관론의 영구적 사형: 십자가의 대속 없이 교육과 정치 제도로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는 얄팍한 인본주의의 환상을 당장 폐기하라. 인간의 전적 타락을 인정하고 오직 그리스도의 피 묻은 십자가만이 만물을 새롭게 할 수 있음을 선포하라.
무능한 교리주의의 해체: 진리를 안다고 교만하면서 정작 고통받는 이웃과 사회 불의 앞에서는 침묵하는 근본주의의 위선을 회개하라. 당신의 정통 교리가 세상을 향한 구체적인 '사회적 행동'으로 육화되지 않는다면, 그 교리는 당신을 심판할 올무가 될 것이다.
복음의 총체성(Holism) 회복: 우리는 영혼을 구원하는 동시에 사회를 재건한다! 개인의 거듭남이라는 확고한 반석 위에 서서, 복음의 지성과 십자가의 공의를 들고 세상의 가장 썩은 곳을 향해 피 흘려 돌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