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5일 토요일
오늘은 경상북도 봉화지역의 외씨버선길 4개 구간(연결길 포함) 중 마지막 구간인 '10코스 약수탕길'을 걸으러 간다
탐방코스 : 외씨버선길 장승~주실령~박달령~오전약수관광단지~보부상위령비~생달마을~상운사
'외씨버선길 10코스' 지도를 펴놓고 보니 버선길 위로 갈곶산~선달산~박달령~옥돌봉으로 이어지는 이름만 들어도 귀에 익은 백두대간 능선의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걷게 될 외씨버선길 10코스 약수탕길은 백두대간의 산자락을 잇는 자락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9시 40분쯤 외씨버선길 10코스 출발점인 '외씨버선길 장승'이 서 있는 지점(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산 103-3)에 도착하여 단체 기념사진 남기고 탐방을 시작한다
(09:48)
출발점에서 1.1km가량 떨어진 주실령으로 가려면 도로를 따라가도 되지만 외씨버선길 방향안내판은 우리를 굳이 숲길로 안내한다
숲길로 시원케 가라고...^^
시원한 숲길로 들어서 잠시 짧은 오름길을 오른 후 절개지를 건너 다시 계단 오름길로 이어간다
약간 경사는 있지만 길지 않은 계단을 올라서니 푹신푹신하게 걷기 좋은 숲길 능선이 나온다
오늘 오후에는 봉화지역에 비가 조금 내릴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있었지만 아직은 비가 올 기미는 보이지 않고 숲길이라서 그런지 더위도 견딜만하다
출발점에서 10여 분을 걸으니 임도가 나오고 버선길은 임도로 내려섰다 지나 다시 숲길로 올라선다
임도를 지나 뒤돌아 본 모습
임도를 지나 3~4분을 걸어 출발점에서 헤어졌던 915번 지방도로를 다시 만나 도로를 따라 주실령으로 이어간다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와 물야면 오전리를 이어주는 915번 지방도로는 통행량이 많지는 않지만 봉화군내 북부지역을 동서로 이어주는 중요한 도로란다
엉겅퀴
조록싸리
2주에 한 번씩 도심을 떠나 오지의 길을 걸으면서 그때그때 피고 지는 야생화들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뭐에 저리 열중이실까?^^
다가가 보니 까맣게 익은 버찌가 풍성하다
지느러미엉겅퀴
줄기에 갈기 같은 톱니 모양의 지느러미가 나 있어 붙여진 이름이란다
주실령
출발점에서 주실령까지는 1.1km의 거리로 천천히 약 15~2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해발 780m 주실령 정상을 경계로 백두대간수목원 방향(동쪽)이 '춘양면'이고, 오전약수탕 방향(서쪽)이 '물야면'이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이곳까지 물이 차 있어 배가 다니는 고개라 하여 배 주(舟)를 써서 ‘주실령’이라 부른다는데...^^
주실령에는 '문수산'과 '옥돌봉(옥석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가 있다
'문수산' 등산로 입구
외씨버선길 탐방객 중에 무심코 이 길을 탐방로로 잘 못 알고 들어서 알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버선길은 주실령 정상을 넘어서면서 포장도로를 벗어나 다시 숲길로 이어진다
숲길 탐방로 입구에는 쉬어갈 수 있는 정자와 함께 이런저런 안내판들이 어지럽게 서 있다
버선길은 오전약수터로 가는 지름길을 외면하고 굳이 여기서 5.4km나 떨어진 박달령을 들렀다 가라 한다
'옥돌봉' 등산로 입구
고갯마루에서 멀리 진행방향을 보니 다음 구간에서 올라야 할 선달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주실령에서 이것저것 참견하다 보니 일행들은 모두 떠나버리고 또 맨 후미로 숲길로 들어선다
날이 갈수록 일행들의 발걸음은 빨라지는데 내 발걸음은 더뎌지고만 있으니...
이러다 퇴출당하는 건 아닐는지...^^
오늘은 한참 피어 오른 조록싸리꽃이 이쁘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은 봄꽃에서 여름꽃으로 바꿔가고 있는 중이다
골무꽃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얗게 꽃을 피웠을 넓은 잎의 쪽동백나무 군락이 숲을 뒤덮고 있어 탐방길이 더욱 풍요롭고 멋스럽다
외씨버선길은 이름이 말해주듯 탐방로가 이쁘기도 하지만 어디를 가더라도 관리가 잘 되어 있어 걷는데 불편함이 거의 없다
씀바귀
'씀바귀'라는 이름은 잎새와 뿌리에서 나오는 하얀 즙의 쓴 맛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란다
피를 맑게 하며 악창을 낫게 하며 몸 안의 열을 내리는 효능이 있다고...
꿀풀
오지의 둘레길 탐방은 도심의 근교산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포근함이 있어 좋다
양심장독대
우와~ 뚜껑을 열어보니 장독대 안에 생수가 그득하다
오늘은 배낭에 충분한 양의 물이 있어 그냥 지나치지만 항상 세심한 배려에 감사드린다
외씨버선길을 걷다 보니 이젠 양심장독대를 보면 물이 필요해서라기보다는 '과연 물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뚜껑을 열어보게 된다.^^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치면 안 된다 했는데~ㅎ
큰 뱀무
낙엽송 길
친구분과 도란도란 함께 걷는 모습이 언제 봐도 멋지답니다.^^
임도 직전에 양봉단지가 보이고...
주실령에서 숲길로 1.1km를 내려오니 박달령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나온다
박달령 임도 입구
임도에 들어서면 박달령까지 별다른 볼거리가 없어 길을 벗삼아 4km 이상 걸어야 한다
큰 뱀무
길 옆의 숲이 울창하여 뙤약볕은 피할 수 있겠다
늑장을 부리다 일행을 놓쳤으니 박달령까지 혼자 걸어야 한다
'임도 서행'
빨리 못 걸어서가 아니라 '서행'하라니까 천천히 걷는 거다.^^
다소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호젓하게 홀로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길이 될 수도 있겠다
군데군데 쉬어갈 장소도 마련되어 있고 길은 외길이니 알바할 염려도 없다
길은 울창한 숲 사이를 뚫고 이어지니 뜨거운 햇볕 따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늘 여기서 숲길 전시회라도 하는 건가?
걸어가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길들이 스쳐간다
이런 길은 혼자 걸어도 좋겠지만 따분할 수 있으니 배낭에 막걸리 몇 병 넣고 쉬엄쉬엄 좋아하는 사람과 둘이 걷는게 더 좋을 수 있겠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걸으면...말해 뭐해~.♡
후~~~! 근데 혼자 걷으니 좀 길긴 길다.ㅠ
볼록거울 반사경과 셀카놀이도 해보고...
장마철을 대비한 도로 보강공사가 한창이다
걷기 좋은 길은 저절로 생겨난 건 아니다
외씨버선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장애물이 없는 코너길에 서 있는 볼록거울도 나름 핫 플레이스 역할을 한단다.^^
물푸레나무?
길가의 다래나무에는 다래꽃이 만발하였다. 가을에 왔더라면 그냥 지나치지는 못했겠다
혼자서 이것저것 참견하며 터덜터덜 걷다 보니 박달령에 도착한다
임도길 4.4km를 1시간 15분 동안 걸었다
(오전약수터로 내려서는 입구)
오전약수터로 내려서는 탐방로 입구를 지나 박달령 정상에 올라서니 먼저 온 일행들이 보인다
출발점(외씨버선길 장승) ~ 박달령 : 6.5km, 약 2시간 소요
첫댓글 스토리가 있는 멋진 사진들... 잘보고 갑니다~^^.
죄송해요
왜냐면 친구랑 꼴지로 가는데 강바우님께서 사진을 찍어주셨는데 올려주시지 않아
왜 시진을 ?
쬐금 궁금하고기도하고
서운했는데
오늘11구간 내역을보다 이제사보네요
훌륭한 글 솜씨며 역사 스토리까지 감동입니다
이쁘게 찍어주신 사진 퍼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