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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재판’과 “너나 잘하세요!” - 콩나물신문
(우화(寓話)는 수입 중 일본어, 우언(寓言)이 맞음) 중, ‘원숭이 재판’이 있다. 이리 와 여우가 고깃덩어리를 서로 자기 것이라고 다투었다. 원숭이는 이리 와 여우에게 고기를 공평하게 나누어 준다면서 반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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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98
‘원숭이 재판’과 “너나 잘하세요!”
<이솝 우언>(우화(寓話)는 수입종 일본어, 우언(寓言)이 맞음) 중, ‘원숭이 재판’이 있다. 이리와 여우가 고깃덩어리를 서로 자기 것이라고 다투었다. 원숭이는 이리와 여우에게 고기를 공평하게 나누어 준다면서 반으로 자르는데 차이가 나게 두 덩어리를 나눈다. 다시 같게 한다며 큰 쪽을 많이 베어 먹고, 또다시 차이가 나면 큰 쪽을 베어 먹는 식으로 혼자 고기를 모두 먹어 버리고 도망쳐 버렸다는 이야기다.
헌재는 내란 수괴 재판을 뒤편으로 밀고 한덕수 총리 탄핵을 기각하였다. 돌아온 그는 의기양양 “헌재 결정은 어떤 결과로 귀결되더라도 존중해야”하며 “헌재 결정을 기점으로 우리 한국 사회가 분열과 대립을 넘어 하나로 통합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해석하자면 앞은 ‘헌재 결정 존중’이다 그러나 헌재에서 “마은혁 임명 보류는 국회 권한 침해이기에 위헌”이라 분명히 선고했는데도 저 이도 최상목 경제 부총리도 아랑곳 않는다. 두 번째 문장은 헌재 결정을 받아들이고 하나로 되자는 ‘국민들에 대한 당부’이다. 듣고 보는 국민들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요, 속이 터져 나간다.
“너나 잘하세요!” <친절한 금자 씨>에서 출소한 금자 씨가 한국 사회의 병든 교회 전도사(김병옥 분)와 의미 없는 노래를 하는 성가대 일행에게 날리는 일침이다. <친절한 금자 씨>는 박찬욱 감독의 2005년 영화로 복수와 악의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영화의 동선은 금자 씨의 복수를 따라가지만 사실 그 동선에서 만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악(惡,옳바르지 않음)’이다.
금자 씨가 ‘악’을 개인적으로 처단하려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직접적인 악의 유형인 백 선생(최민식 분)이다. 백 선생은 힘없는 어린이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전형적인 사이코 패스이다. 그는 금자 씨를 감옥에 가게 한 장본인(張本人,부정적일 때 쓴다)이며, “세상엔 완벽한 사람은 없는 겁니다. 사모님”이라며 자기가 죽인 아이의 부모에게 말할 정도로 잔인하다.
두 번째, 부패와 무관심으로 중무장한 부조리한 사회와 파수꾼임을 자처하나 실상은 ‘법비(法匪, 법을 악용하여 사적인 이익을 취하는 무리)’인 검찰과 경찰 따위이다. 영화 속 저들의 부패 시스템은 백 선생을 오히려 법으로 비호하고 방관하여, 급기야 악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숙주(宿主,기생 생물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생물) 역할’을 한다.
결국 13년 수감생활 동안 금자 씨는 이런 ‘두 악’을 응징하려는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친절한 금자 씨’로 불리며 치밀한 복수 준비 끝에 백 선생을 잡는다. 하지만 백 선생은 끝까지 반성을 모르는 하나의 비인간 괴물일 뿐이다. 그는 자기가 죽인 아이들의 영혼 같은 방울들을 장식처럼 꿰어 달고 다니고, 아이 유괴 이유는 그 돈으로 요트를 사려 했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결국 금자 씨는 이렇게 말한다. “잘 들어둬. 사람들은 누구나 실수를 해. 하지만 죄를 지었으면 속죄해야 되는 거야. 속죄 알아? Atonement, 그래 Atonement 해야 되는 거야. 큰 죄를 지었으면 크게, 작은 죄를 지었으면 작게…알았지?”화며 유괴된 아이들의 가족들과 그를 죽여 버린다. 그때 안토니오 비발디의 ‘세속 칸타타’가 흐른다. 그 칸타타는 “그만두어라, 이제는 끝났다(Cessate, omai cessate)”의 한 부분이었다.
<이솝 우언>에서 동물들이 가장 영리하다고 자부하는 원숭이를 판사로 뽑은 이유는 간단하다. 공정한 판결을 받아보려 해서다. 하지만 원숭이는 자신만의 이해관계를 위해 재판을 했을 뿐이다. 대한민국 현[헌]재 법률 시스템은 ‘법비’들로 ‘무법 시대(無法時代)’를 진행 중이다. 5200만, 1억 400만 눈동자가 헌법재판소 8명의 헌법재판관 판결을 가량가량 숨을 몰아쉬며 보는 데도 말이다.
아직은, <친절한 국민 씨>가 ‘원숭이의 고기 재판하 듯, 하는 재판’을 읽고 있지만, ‘너나 잘하세요.’하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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