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친구로부터 양봉벌 3통을 송정골 농막에 갖고 왔다. 1통은 무상이고, 2통은 유상인데 50만원을 송금했다. 시세보다는 싸게 구입한 것이다.
양봉을 시작하게 된 것은 동네 선배의 권유가 있었고, 꼭 필요한 일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재작년에 걸쳐 우리 동네는 과일 농사가 거의 폐농하다시피 했다. 개화시기에 벌이 날아 다니지 않으니 수분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 제일 크다. 동네에 벌 20여 통을 키우시던 분이 뇌졸중으로 반신불수가 되시어 벌을 잘 돌보지 못하게 되면서 벌의 개체 수가 확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판단이 섰다.
어릴 때 부친을 도와서 벌을 키우던 나를 기억하던 고향 선배 한 분이 나에게 양봉을 권유했던 것이다. '나라도 벌을 키워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이다.
벌을 입식하기 전에 양봉 관련 카페에도 가입하고, 책도 구입해서 나름대로 공부도 좀 했다. 그러나 어릴 때의 양봉 경험과 배웠던 지식은 너무나 많은 부분이 무용지물이 되어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양봉기술도 발전했고, 기후 변화로 없던 질병도 많이 생기는 등 너무나 달라진 양봉환경과 오랫 동안 양봉과 거리를 둔 탓이 크다.
친하게 지내는 고향 친구들은 대부분 반대했다. 양봉으로 나의 행동 범위가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벌을 키우는 것은 개나 고양이 같은 일반적인 동물 키우기처럼 돌보느라 신경을 많이 써야 해서 쉽게 오랫 동안 농막을 비우기 힘들다. 그것을 걱정하는 것이디.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정말 심하다. 비교적 황사 피해가 없는 지역인 거제도도 미세먼지와 함께 송홧가루가 날려 시야가 좋지 않다.
그런 날씨 영향 때문인지 출진하는 구르메 장수들이 적다. 황장군이 화성벌 정남, 향남, 양감을 누빈다. 도장군은 한강 큰 누에호수를 한 바퀴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