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대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두 개의 축을 이룬다. 전자가 국가의 질서와 사건의 골격을 정연하게 기록했다면, 후자는 신화와 전승을 통해 그 시대의 정신과 상징의 층위를 보존하였다. 이 연재는 바로 이 두 사료의 만남에서 출발한다. 사실과 서사의 이중 구조 속에서,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는 사건의 축적이 아닌, 의미와 상징의 흐름으로 이어져 왔음을 드러낸다. 특히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여성적 주체’의 서사는 오늘날 ‘독생녀’라는 개념의 사상적·문화적 배경을 이루는 중요한 단서로 읽힐 수 있다. 『삼국사기』가 역사의 외형을 세운다면, 『삼국유사』는 그 내면의 숨결을 드러낸다. 본 연재는 이 두 텍스트를 토대로, 신화·역사·종교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한민족 정체성의 심층 구조를 새롭게 조망하고자 한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