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오면
김사랑
9월이 오면 들에다 바람을 풀어 주세요
타오르는 불볕 태양은 이제 황금빛으로 바꿔주시고
거두어 드릴 것이 없어도 삶을 아프게 하지 마소서.
그동안 사랑 없이 산 사람이나
그동안 사랑으로 산 사람이나
공평하게 시간을 나누어 주시고
풍요로운 들녘처럼 생각도 여물어 가게 하소서
9월이 오면 인생은 늘 즐겁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슬픔뿐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하시고
가벼운 구름처럼 살게 하소서
고독과 방황의 날이 온다 해도
사랑으로 살면 된다 하였으니
따가운 햇살과 고요히 지나는 바람으로
달콤한 삶과 향기를 더해 아름다운 생이게 하소서
진실로 어둔 밤하늘 빛나는 별빛과 같이
들길에 핀 풀꽃처럼
마음에 쌓여드는 욕심을 비워주시고
참으로 행복하기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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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소개로 알게 된 시, 작가를 알아보다.
2016년 강원도 고성 왕곡마을 '오봉교회'.
유동종회원의 안내로 다녀온 '오봉교회'의 목사님 내외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