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임종의 작법(作法)
『임종용심초(臨終用心抄)』에 임종하는 법이 몇 개조(箇條) 쓰여 있는데 그 취의(趣意)를 들어보면 너무 사소한 일인지는 모르나 임종의 때는 당인(當人)은 물론 가족들도 좀처럼 냉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소부터 신심 상으로 어떤 점에 유의할 것인가를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습니다.(병원 등에서 임종을 맞을 때는 불가능한 경우도 있겠으나 작법(作法)의 유의사항은 동일하다 하겠습니다.)
▶ 임종의 방법은 그 장소를 청정(淸淨)히 하고 어본존(御本尊)을 봉게(奉揭)하여 화(華), 향(香), 등명(燈明)을 받듭니다.(어본존은 사원(寺院)에서 도사(導師) 만다라(曼茶羅)를 맞아, 임종하는 사람 북쪽에 베게를 높이하여 그 머리위쪽에 봉계(奉揭)하는 것이 본의(本義)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일반적으로 자택(自宅)의 어본존(御本尊) 앞에 누이고 임종을 맞이하게 합니다.)
▶ 당인(當人)의 호흡에 맞추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가족이 함께 정숙한 속에 창제(唱題)를 합니다. 이때 일정한 간격을 두고 타종(打鍾)을 합니다.
▶ 임종을 맞이하는 장소에서는 세간의 잡담은 일체 삼갑니다. 특히 당인에게 관계되는 일, 집착하기 쉬운 이야기를 해서는 안됩니다.
▶ 당인이 묻는 것이 있으면 마음을 흩뜨리지 않는 정도의 거북하지 않은 답을 합니다.
▶ 당인의 눈에 뜨이는 곳에는 특히 정신을 끌게 하는 물건(아끼던 물건 등)을 놓아서는 아니 됩니다.
▶ 당인에 대하여(희노애락의 생애 갖가지 추억이 떠올라도) 모두 꿈과 같이 잊고 南無妙法蓮華經라고 부르시라고 권유해 드리는 것이 간요입니다.
▶ 당인이 안 좋아하는 사람은 가까이하지 말고 위문 온 사람을 모두 알릴 필요는 없습니다.
▶ 베개 곁에 있는 사람은 3~4인을 넘지 않게 합니다. 많으면 소란스러워져 임종의 마음이 흩어집니다.
▶ 육류(肉類)나 오신(五辛)과 같은 냄새가 강한 음식을 먹은 사람 또는 술에 취한 사람이 위문 왔을 때 아무리 친해도 들여보내면 안됩니다. 또 생선(生鮮) 등 냄새나는 요리는 금합니다. 당인(當人)에게 냄새가 미치면 마음이 흩어져 천마(天魔)가 틈을 타 악도(惡道)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 임종의 때는 목이 마르는 것입니다. 청지(淸紙)나 가제와 같은 것에 물을 적셔 때때로 입을 촉촉이 적셔 드립니다.
▶ 지금이 임종이라고 하는 때는 어본존(御本尊)을 보여 드리고 당인(當人)의 귀에 대고 ‘대성인님께서 마중 나오시고 있습니다. 제목(題目)을 부릅시다.’라고 권유하여 당인(當人)의 숨소리에 맞추어 함께 창제(唱題)를 합니다. 이미 숨이 끊어졌어도 잠시 동안 제목(題目)을 불러 귀에 들려줍니다. 이것은 당인이 죽었어도 저심(底心)이 있고 혼(魂)은 아직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유체(遺體 :死者)에게 창제(唱題)의 소리(音)를 들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임종을 지켜보는 사람은 거칠게 경호(警護)하든가 하여 당인이 화나게 해서는 안됩니다. 단말마(斷末魔)의 고통이 일어났을 때, 손가락 하나를 건드려도 대반석(大盤石)이 던져진 정도의 아픔이 있기 때문입니다. 임종 때 노하게 되면 악도에 태어난다고 설해져 있습니다. 또 임종을 맞이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소홀히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결론적으로 어본존(御本尊) 이외(以外)의 것은 보여줄 것이 아니고 묘법(妙法)의 소리 이외는 들려 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