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근로자는 더불어 살아야 할 우리의 이웃입니다.
“너는 이방 나그네를 억압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출애굽기22:21)”
세계화 시대의 한국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100만여명의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와 지내고 있고, 15만여건의 국제결혼의 가정이 생겨나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 땅에도 5년 이상 불법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이 20만명이 넘어섰고, 3년이상 불법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은 50여만명을 넘어섰습니다. 1-2년이상 불법체류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한국에는 45만여명의 이주노동자들 중에 20여만명의 노동자들이 노동비자를 받지 못하여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많은 친구들이 5년, 혹은 7년, 10년이상 그리운 부모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있으며, 고향을 가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3년 노동비자가 있는 동안에도 고향으로 휴가를 보내주는 사업장은 거의 없습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우리의 청년 군인들도 요즘은 6개월이 멀다하고 휴가를 나옵니다.
지난 2월 여수출입국 화재참사가 발생하고 나서, 이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대책으로 법무부 출입국장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합법화를 진행하겠다고 말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서울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이 농성을 풀고 귀가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여수화재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법무부 출입국은 태도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습니다. 도리어 8월1일부터 강력한 단속과 추방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를 한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외국인근로자들은 두려움과 불안, 공포에 살고 있습니다. 열심히 땀흘려 일한 것 밖에 없는데, 해마다, 날마다 강제단속하고, 추방하겠다는 무시무시한 소리만 듣게 됩니다. 이번에는 경찰까지 동원해서 연말까지 계속하겠다고 말하니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지금까지 강제추방정책으로 20여명의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사고를 당하였습니다.
강제추방정책으로 10명의 희생자를 낸 여수화재참사를 저질러놓고서도 보상금만 지급하면 되는 식으로, 거짓말 인권정책을 운운한 것입니다.
3년 이상 장기체류한 미등록 외국인근로자들도 한국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한국의 밑바닥경제를 받치고 있는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고용허가제도를 실시한지 3년이 되어가는 지금, 정부에서는 고용 허가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현재 E-9비자의 노동자들에게 귀국 후 다시 재입국하여 3년 동안 일할 수 있도록 조취를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고용허가제도속에서 노동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50%선에 거치고 있으며, 미등록노동자들에 대한 합법화 조치는 없는 상태에서 진행하여 결국 50%이하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반쪽짜리 고용허가제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반쪽짜리 고용허가제도를 온전하게 해보겠다고 강압적 인권억압적 강제추방을 계획하였습니까? 미등록체류자를 다 내보내고 이제부터 들어오는 사람들에게는 노동비자를 주겠다는 방안입니까? 인간에 대한 이해도 없는 방안이고, 이주노동자의 현실성도 모르는 방안이 아닙니까?
미등록 외국인근로자들에 대한 합법화 방안은 일관성 없는, 자존심도 없는 정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권향상과 한국산업경제의 밑바닥을 든든히 굳히는 합리적이고도 유연성 있는 정책입니다. 미국에서 5년 이상 미등록으로 있는 (한국인을 포함하여) 사람들에게 비자를 허락하는 것이 일관성 없는 정책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인권을 향상시키고 제도화시켜서 음지에 살지 않도록 만드는 정책을 고민하는 것입니다.
적어도 지난 4월의 약속처럼, MOU 체결국가에 대한 미등록노동자들에게라도 노동비자를 발급하여, 불법체류의 굴레를 벗기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나도록 비자를 제공하는 것이야 말로 인권국가, 민주사회, 선진사회로 나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출입국에서 발표한 대로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게 되면 더 많은 손실을 가져오게 됩니다. 내국인 사업주의 처벌로 인한 국내경제의 침체와 그 사업과 가정의 파탄이 오게 됩니다. 또한 외국인근로자들은 다시 한 번 여수출입국화재참사 같은 악몽을 떠올리며, 출입국 보호소의 창살에 갇히고, 수갑이 채워지고 강제출국을 당하게 됩니다.
미등록외국인 근로자들은 한국을 사랑합니다. 한국에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들을 강제추방 시킨다고 해서 한국사회가 얻을 이득도 없습니다. 강제추방 시키면 얻게 되는 한국의 이득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얼마의 돈을 얻게 됩니까? 인권억압의 한국, 인간을 3년짜리 소모품 기계처럼 다루는 국가 이미지 밖에 없습니다.
노동비자를 발급하여, 휴가를 가게하고, 고향을 방문하고 가족들을 만나게 되면, 오래 동안 장기 체류한 사람들은 귀국을 준비하고 귀국을 계획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에 외국인근로자들의 부모들을 초청하여 한국에서 이들이 어떻게 일하고 생활하고 있는 지를 보게 하였습니다. 그들 부모들은 눈물을 흘리며, 이런 상황의 한국에서 그만 일하고 귀국하도록 자녀들에게 요청하였습니다.
한국사회는 이미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였습니다. 2030년- 2050년쯤 되면 이주 해오는 외국인근로자가 200만명이상이 없으면 한국사회를 지탱할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된다는 것을 통계청을 통하여 잘 알고 있습니다. 그때에도 계속적으로 3년짜리 노동비자로 대체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너무나 큰 욕심입니다.
이미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는 장기체류 노동자들에게 노동비자, F-2 거주비자를 제공하고 인권억압을 없애는 것이 20년, 30년 후를 대비하는 현명한 방안입니다.
민주와 인권과 참여를 강조해온 현 정부에서 이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기적이고 강성으로 인간을 몰아세우면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하게 됩니다. 인간은 돈으로 사는 존재가 아닙니다. 외국인근로자들에게도 인간다운 대접을 해주고, 인간다움의 권리를 누리도록 배려하는 것이 강제추방정책 이전에 있어야 할 일입니다.
5년, 10년을 공장에서 일 해온 대부분의 외국인근로자는 영화관에 한번 가보지 못했답니다. 소위 한국에서 유명하다는 관광지 한번 가보지 못했답니다. 한국에 입국 할 때에 공항을 거쳐 지나오고 나서는, 공장과 기숙사와 시장 이외에는 거의 가본 곳이 없습니다. 그렇게 일만 하도록 만들어 놓은 한국노동현장의 상황에서, 계속해서, 또 다시 강제추방정책을 고집해야 합니까? 12시간씩 주간 야간 숨을 헐떡이며 휴일도 없이 맞교대로 일했더니, 그렇게 부려먹다가 수갑 채우고, 감방에 집어넣고, 내쫓아 보내야 합니까? 언제부터 우리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몰인정하고 비인간적인 집단으로 변하고 말았습니까?
노동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관리 통제가 되고, 회사에서 일을 잘할 수 있습니까?
노동비자가 없는 사람들도 자율적인 흐름에 따라서, 고용안정센터에 도움한번 요청안하고도 잘 일자리를 찾습니다. 노동비자가 있는 사람들은 임금체불이 없습니까? 노동비자가 없는 사람들이 주로 임금체불을 많이 당합니까?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국가기관이나, 어느 곳(관리회사)에서 통제를 하려는 그때부터 이루 말 할 수 없는 불평과 사고가 발생합니다. 관리해 주는 곳, 통제해주는 곳 없어도 사람들은 그야말로 자유롭게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자유한 존재입니다. 자유한 존재에 통제 관리를 하는 그 순간부터 인간은 끝없이 반항하고 도전합니다. 그 족쇄를 풀기 위해서.
노동비자를 주고 노동자에게 자기 적성과 의사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 고용허가제도는 폐지되고 노동허가제도로 바뀌어야 합니다.
다시 한번 요청합니다.
1. 인권억압, 강제단속, 강제추방은 중지되어야 합니다.
2. 모든 이주노동자를 합법화 하여야 합니다.
2. 반쪽자리 고용허가제도는 미등록노동자들에게 노동비자를 발급하여야 온전해집니다.
3. 자유한 인간을 묶어두려 하지 말고, 사업장이전의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
4. 외국인도 인간입니다.
이주노동자들에게 복지와 문화, 귀국휴가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2007년 7월 25일
대구외국인근로자선교센터 박순종목사 드림
016-802-4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