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오랫만에 글을 쓰게 되었다. 회사 일도 일이지만 대학동아리인 산하회의 5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는라 바빳다. 특히 50년사를 만드느라 시간 내기가 어려웠다. 35년사를 텍스트로 해서 15년의 역사를 더하면 될 중 알았는데 사실 거의 새로 쓰다시피 했다. 그때는 시간에 쫓겨 다른 회원들이 쓴 글도 바로 실었는데 이제와 읽어보니 좀 어설펐다. 그래서 내가 들어온 원고를 다 읽고 원안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에서 가필을 했다.
내가 써야할 원고량도 만만치 않아 다른 여유가 없었다. 책읽고 독후감도 몇권이나 못올리고, 산에 대한 이야기도 전혀 올리지 못했다. 지난 주에야 원고가 마무리되어 금주 중에 교정만 보면 되니 이제야 여유가 생겼다.
4월 25일 전대총동창회 회장단 운동모임이 무등산에서 있었다. 26일 저녁 후배인 이금규 검사의 변호사 사무실 개업식이 있었다. 도시라는 이름의 법무법인인데 도시재개발과 그와 관련된 업무를 중점적으로 하고자 한단다. 평소 부지런하고 인성도 좋아 큰 기대가 된다. 27일에는 RCY총동문회 정기총회가 대한적십자사 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올해가 창립 60주년이 되는 해다. 전쟁의 폐허에서 나무를 심는 일로 인해 RCY는 탄생했다. 나는 중학시절부터 참여하여 대학시절 총회장을 하고 그후 지도위원장과 광주,전남동문회장 지금은 총동문회 감사를 맡고 있다. 대학원 재학 시절 무급봉사원으로 대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28일 전남대여수캠퍼스 행정본부장인 친구 민병제의 여식이 결혼을 했다. 고등학교 시절 적십자활동을 같이 했떤 친구로 푸르나라는 모임을 하고 있다. 행복을 빈다. 30일 광주일보 편집국장을 했던 조경완 후배가 서울로 올라와 근무를 시작한지 2주 정도 되어 격려 차원에서 중앙행정부처에 근무하는 과장급 공무원들을 몇 사람 불러 저녁을 같이 했다. 동문들 간이라서 새로 소개한 조 국장과도 금방 어울렸다.
잔인한 달이라는 4월이 가고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왔다. 그러나 광주의 5월은 혹독한 시련의 달이었다. 군부독재의 집권을 위한 광주의 학살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5.18의 왜곡이 아직도 종편이나 극우 보수인사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 역사의 중요성을 꺠닫게 된다.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대처가 미온적인 나라, 자기의 역사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 안타깝다.
1일 노동절에는 서울에서 관악산을 등산하고, 4일에는 전대산악회에서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다. 저녁에는 친구인 손신호 교장의 자녀 결혼식에 참석하고, 5일 어린이날에는 진영이를 위해 시간을 보냈다. 곡성기차마을에서 기차도 타고 어버이날을 앞두고 보모님 산소를 다녀왔다. 10일 고등학교 졸업 40주년 행사가 있어 광주에 내려가 사회를 봤다. 많은 친구들이 모여 학창시절로 돌아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11일 다시 서울로 올라와 조카 변기재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고대 재학시절 행시에 합격했으나 면접에서 떨어진 아까운 인재다. 젊음이 화를 불렀다고나 할까? 지금은 수력원자력 사장실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테니스장에서 신부를 만나 결혼에 이르렀다. 마침 주례를 나에게 구해 주라고 해서 평소 친형처럼 가까운 김덕봉 수석을 모셨다. 김 수석도 주례는 처음이라 사양했지만 내 아이들 결혼 주례를 하실려면 연습을 해야 한다는 핑계로 모셨다. 감사하다.
12일 오후 혼자 관악산을 올랐다. 육봉으로 내려오다 위험한 일을 당할 뻔 했다. 산은 늘 겸허한 마음으로 다녀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되새겼다. 배도 고프고 피곤도 하여 잠시 쉬었다가야 할 타임을 놓쳤다. 13일은 내 생일이다. 집사람이 올라와 미역국을 끓여주었다. 역시 마누라 밖에 없는 것 같다. 16일 회사창립기념일이라 저녁에 전체 직원들과 축하연이 있었다. 오정환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김정욱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아름다운 교체다.
17일 영월 법흥사를 거쳐 김삿갓계곡을 갔다. 외씨버선길로 명명된 곳이다. 방랑시인 김삿갓은 풍류의 일인자다. 문학관 앞에서부터 계곡길을 걸었다. 진영이는 계곡에서 올챙이도 잡고 고기도 잡았다. 저녁에는 바베큐가 먹고 싶다고 해서 면 소재지까지 나가 삼겹살을 사다가 구어 좋더니 별로 많이 먹지는 않았으나 즐거워 한다. 18일 아침을 혼자 먹고 외씨버선길 중 마루금길을 걷기 위해 나섰다. 아무도 없는 길을 홀로 조용히 걸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1,000m가 넘는 산을 다섯 개 넘어야 하는 외롭고 힘든 길이다. 날씨도 엄청 더운데 물도 떨어지고, 점심도 굶어 배가 고파 힘도 없다. 전체가 15.4km인데 결국 완주하지 못하고 중간으로 내려왔다. 가까운 곳에 영주 부석사가 있어 그곳을 다녀왔다.
오후에 숙소로 정한 김삿갓펜션은 자연식물원이다. 주인이 15년전 이곳에 정착했다고 하는데 여러 식물들을 자연스럽게 가꾸어 자연과 어우러진 멋진 곳이다. 새벽 서울로 향했다. 갈때 아침 7시가 조금 못돼 출발했는데 차가 막혀 시간을 많이 지체했기 때문이다. 25일 큰 아이 석인이가 여자 친구를 소개한다고 해서 오후 서울로 올라와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초등학교 친구인데 집사람이 아주 맘에 들어한다. 야무지고 인성도 좋아 큰 며느리감으로 손색이 없는 것 같다.
26일 서울산악회에서 문경새재길을 걸었다. 문경새재는 임진란 때 신립이 이곳에서 진을 쳐서 왜군을 막았어야 했는데 탄금대에 배수진을 치는 바람에 서울을 빨리 빼앗기게 된 계기가 되었다. 1관문에서 3관문까지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아주 편한 곳이다. 27일에는 안철수 의원과 상임위를 바꿔 이학영의원이 정무위로 배정된 날이다. 저녁에 만나 금융위와 관련한 후배를 소개시켰다.
29일은 국화꽃모임 운동이 있었다. 30일은 어처구니모임이 있었고, 31일은 오형국 광주광역시부시장 취임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6월이다. 1일 전대산악회와 성당산악회 합동으로 제천 월악산국립공원 등산을 했다. 산도 높고 거리도 짱짱하여 모두들 피곤한 기색이다. 나도 전에 대여섯 번 와봤지만 최근에는 처음이어서 감회가 새롭다. 5일 전남대 개교 61주년 김념식과 용봉인의 밤 행사가 있었다. 2부 사회를 봤다. 행사가 끝나고 이학영 의원과 김성전 서울동창회장을 모시고 와인을 한잔씩 하고 헤어졌다. 7일 천식이 도져 병원에를 갔다. 링겔을 맡고 나니 조금 나아졌다. 글쓰느라, 술 마시느라 피로가 쌓여 나타난 결과다.
산하50년사 원고를 거의 마감하여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풀겸 하동 쌍계사에 갔다. 서산대사가 늘 걸었다는 지리산옛길을 걷고 지리산에서 하루를 쉬었다. 다음날 화엄사에서 연기암까지 걷고 광주로 돌아왔다. 몸이 조금 나아진 것 같다. 10일 오전 회의를 마치고 오후 전주로 출장을 갔다 밤에 올라왔다. 11일 오랜 친구인 구자영 롯데백화점 전무와 만나 저녁을 같이 했다. 가든백화점 근무 때부터 만나 친구로 사귀었으니 거의 30년이 되었다. 금년 퇴직하고 그동안 못만났던 사람, 못 가봤던 곳을 두루두루 다니고 있다고 한다. 멋진 친구다.
13일 용현회 모임이 있어 광주에 내려와 순천정원박람회를 갔다. 세 시간 정도 구경하고 점심을 먹고 광주로 올라왔다. 저녁 모처럼 이정록교수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14일은 MBC 황성철 아우가 부국장이 되었다고 해서 몇 사람이 만나 축하 술을 마셨다. 15일 아침 일찍 부모님 산소를 다녀왔다. 지난 화요일이 기일이었는데 바빠서 광주에 내려오지 못했다. 마침 셋째 석민이가 생일이아 휴가를 와서 함께 했다. 오후 광주일보 기현호 편집국장 취임을 축하하는 운동을 했다. 평기자 시절부터 사랑했던 후배다. 16일 장인 생신이라 처가식구들과 도리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미리 출발하여 진영이를 데리고 무안 갯벌체험장을 들렸다. 게와 망둥이가 어찌 빠른지 잡는데 애를 먹었다. 진영이는 무척 재미있어 했다. 도리포식당에서 만나 점심을 먹고 아쉬운 마음으로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