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친밀함이 시작되는 가장 미세한 순간에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관계의 틈을 더듬으며 출발하기도 합니다. 몸과 몸이 가까워지는 감각 속에서도 감정은 쉽게 정리되지 않고 오히려 낯섦과 불안이 함께 증식하기도 하죠. 그래서 사람들은 조금 열린 창문처럼 애매한 경계에 머무릅니다.
그러니 친밀해질수록 더 알 수 없어지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익숙함이 오히려 낯섦으로 돌아오는 아이러니, 결국 욕망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불안의 그쯤에서 멈춰 서는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