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큰딸과 여행을 떠났다.
회사 일에 매진하다 번 아웃 상태가
되어 다 놓고 휴식기를 갖던 딸과
첫 번째 국내 여행(여수)을 다녀온 것이
시작점이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와 딸의 의사소통 방식은 그리
건강한 편이 아니었다.
두 딸이 다섯 살, 두 살 되었을
때부터 밖의 일을 했던 나는,
아이들에게 다정하고 섬세하고
돌봄을 잘하는 엄마가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불안한 집안 환경에서
자란 탓에, 늘 예민하고 불안해하면서
아이들이 안 좋은 일을 겪을까봐
앞서 통제하곤 했었다. 다른 집
엄마들처럼 집에서 살림만 하며
아이들을 챙기고 돌보는
안정적인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살가운 대화가 뭔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불안, 걱정, 두려움, 화,
억울함, 소외감, 외로움, 슬픔, 우울,
무력감 등)들을 표현하는 게
어떤 건지, 자기 고민을 부모에게
솔직하게 개방하는 게 왜 중요한 건지
알 수도 없었거니와 직접 소통을
하면서 배우고 경험한 적도 없었다.
그러니 툭 하면 말다툼을 하고,
‘이거 봐, 말해서 뭐해.
내가 이래서 말을 하기가 싫다니까!’
라고 반응하면서 서로를 불편하게 했다.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면서도
뭔가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 매듭의
뿌리가 깊었던 거다.
딸이 용기를 내주었고, 모녀는
‘단둘이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나에겐 순례길이었으나,
딸은 ‘순례길이 아닌 여행길’이라고
토를 달았다. 17일간의여행길,
로마, 아시시, 피렌체, 베네치아,
친퀘테레, 밀라노 그리고 호수의 도시,
코모로 이어지는 코스였다.
그토록 멀고 딱딱한 벽처럼
느껴지던 엄마와 딸이 너 다르고
나 다름을 인정하며 건강한
거리두기와 경계를 세울 수 있었던 여행,
딸과 동행하며 나는 무엇을 얻었을까.
그렇다. 나는 친구를 얻었다.
나는 늘 혼자이고 외롭다고 생각했다.
내가 다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면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도 못했다.
딸 역시 그랬다. 함께 있으면서도
외로운 가족이었다.
마나롤라에서 야경을 감상하며
노래를 불렀던 나, 그런 모습을
곁눈질로 바라보며 딸이 공감했던
엄마에 대한 사색,그 한 마디가
나를 치유했다.
부모에게 듣고 싶었고, 남편에게 듣고
싶었던 그 말을 큰 딸이 해준 거다.
내 인생을 통틀어 이처럼 진심으로
공감 받았다고 느꼈던 순간은
처음이었다.
그 대목을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
내가 나에게 했던, 그리고 딸에게 했던
이 말이 지금도 우리 모녀를 응원한다.
‘딸아, 너 날거라, 나도 날아 볼 테니!
네 인생, 내 인생, 너는 너답게,
나는 나답게 그렇게 우리 살아보자꾸나.’
(본문에서)
엄마와 딸
아빠와 아들,
부모자식간의 관계에
해묵은 상처와 오해의
매듭을 풀고싶은 분들에겐,
너무 무겁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은
소소하고 말랑한
소프트웨어같은 책이 될것이다.
딸의 관점과 엄마의 관점이
좌충우돌 펼쳐진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것을
바라보는데도 어찌 그리
생각이 다르고 감정이 다를까.
그저 놀랍다.
여행을 다녀온 우리 모녀는
지금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궁금궁금!!!!!
엄마는 순례길 딸은 여행길 | 도서 | 가톨릭 인터넷서점 바오로딸 - https://m.pauline.or.kr/?pId=FMGD0020&code=18&subcode=,B&gcode=bo1010020&cname=book
방송작가, 수필가, 강사 활동 등으로 바쁘게 살아온 엄마와 번아웃을 마주하고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 선 딸이 처음으로 함께 이탈리아로 떠났다.
로마, 아시시, 피렌체, 밀라노 등에 머물며 엄마와 딸은 17일간 공동 운명체로 지내야 했다. 말다툼으로 시작한 여행이 우아하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로 거듭나며
각자가 품어왔던 오해가 풀리고 서로의 참모습을 발견한다. 또한 퍼즐 맞추기를 하듯 서로에 대한 이해의 조각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은총의 순간도 경험한다.
순간순간 체감했던 하느님과 성모님의 현존,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발견한 기쁨, 주님 안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고유함을 받아들이게 된 깨달음을 통해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사이가 되기 쉬운 모녀 관계를 어떻게 치유하고 회복하는지 엄마와 딸이 함께 솔직담백하게 보여준다.
한 번쯤 가볼까 하는 그 마음을 갖는 것부터가 시작!
순례길로 시작해 여행을 즐긴 엄마와 여행길로 시작해 하느님을 만난 딸이 함께 엮은 이 책이 엄마와 딸뿐만 아니라 가족과의 관계를 더 견고하게 하고 싶은 이들에게 도전하는 용기와 희망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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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박지현
1991년 SBS 구성작가 공채 1기로 방송계에 입문,
SBS인기가요를 시작으로 20여 년간 다수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현재 방송작가 겸 수필가 그리고 임상 사목 교육(CPE)을 이수하여 암환자와 임종자,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 등 위기에 처한 이들을 돕는 영적 돌봄가, 표현예술심리상담사와 감각운동심리치료사(SP)로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자기 돌봄을 위한 마음 챙김 강좌와 영성 특강 등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가톨릭평화방송 <토크 콘서트 포유>와 <엄마의 뜰>에 출연했으며, 지은 책에 「45일의 기적」, 「일상의 소소한 매듭 풀기」 등이 있다.
지은이:신솔잎
성균관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과와 심리학을 전공했다. 3년 전 직장에서 번아웃을 마주하고 개인 치유의 확장으로 시작한 ‘동작중심 표현예술심리치료’ 전문가 과정을 통해 나를 더 알아가고 회복하는 여정을 걷게 되었다. 그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서 엄마와 떠난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누구보다 나 자신을 믿어주고 사랑하면서,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자원을 많이 얻었다. 현재 퍼포먼스 마케터로 일하며 본당 청년성가대에서 15년째 봉사하고 있다.
첫댓글 박지현 요셉피나님
좋은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