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랭킹 19위 원성진 9단. 중국랭킹 4위 구쯔하오 9단에게 완승을 거뒀다(272수 1집반승). 원성진은 17회 대회 준우승자이며, 이번 대회 본선 최고령이다.
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본선 16강전
한중전 5승2패… 8강에 한국 6명, 중국 2명
랭킹 2위 박정환 9단, 4위 변상일 9단, 19위 원성진 9단이 나란히 8강에 진출했다. 8일 한국기원과 중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원격대국을 벌인 제25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 16강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원성진 9단의 선전이 돋보였다. 2017년 삼성화재배 우승한 바 있는 중국랭킹 4위의 강자 구쯔하오 9단을 격파했다. 시종 형세를 리드한 완승국이었다. 두 기사 간의 첫 대결로 치러졌다.
▲ 랭킹 2위 박정환 9단. 홍기표 9단과의 '형제대결'을 제압하고 8강에 합류했다(190수 불계승). 박정환은 19회 LG배 우승자이다.
35세로 이번 대회 본선에 오른 선수 중 최고령인 원성진 9단은 국가대표상비군 시드를 받아 본선에 직행했다. 2011년 삼성화재배를 우승했고, LG배에서는 2013년 17회 대회를 준우승했다.
박정환 9단은 '집안싸움'에서 랭킹 39위 홍기표 9단을 꺾었다. 변상일 9단은 2승1패로 앞서 있던 중국 14위 자오천위 8단과의 세 번째 대결을 역전, 재역전 끝에 214수 만에 항서를 받아냈다.
▲ 랭킹 4위 변상일 9단. 자오천위 8단을 꺾고 2015년 삼성화재배, 2018년 백령배에 이어 세 번째 메이저 8강을 이뤘다(214수 불계승).
한국랭킹 1위 신진서 9단은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과의 정면대결에서 고배를 마셨다. 두 기사의 승부는 한ㆍ중 바둑의 자존심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이던 신진서 9단이었으나 중반 이후 좌상 패를 걸어간 커제 9단의 승부수가 통했다.
잡아 놓았던 우변의 주인이 바뀌는 결과가 되어서는 역전. 전기 4강에서 커제를 꺾은 기세를 몰아 첫 메이저 우승까지 이뤘던 신진서 9단이 16강전에서 탈락함으로써 LG배 연속 우승자는 이번에도 나오지 않게 됐다.
▲ 8강전 대진추첨 장면. 김기헌 심판이 일괄적으로 대리 추첨했다. 커제 9단을 만나게 된 원성진 9단은 "잘 준비해서 부담을 갖지 않고 편하게 두겠다"고 했다.
-한국 6명, 중국 2명의 8강 구도는 17년만
-박정환vs양딩신, 원성진vs커제의 8강전
32강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2승7패로 부진했던 한국은 16강전에서는 5승2패로 우위를 보였다. 5일 열린 네 판의 16강전에서 3명이 이겼던 한국은 8강에 6명이 올라갔다. 중국은 2명 올랐다(중국의 2명은 자국랭킹 1위와 2위).
LG배에서 한국이 8강에 중국보다 많은 기사를 올려놓기는 5년 만이다. 또 한국기사 6명이 8강을 차지하기는 8회 대회 이후 17년 만이 된다(당시 중국은 2명).
▲ 랭킹 1위 신진서 9단. 중국 1위 커제 9단에게 174수 만에 불계패했다. 연속 우승자가 나오지 않는 LG배 징크스는 이번에도 이어졌다.
8강전은 11월 9일, 4강전은 11일에 오프라인 대국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3번기로 겨루는 결승전은 내년 2월로 예정되어 있다. 추첨으로 정한 8강 대진은 박정환-양딩신(3:2), 원성진-커제(2:3), 신민준-이태현(1:4), 변상일-강동윤(5:4, 괄호 안은 상대전적).
제25회 LG배의 우승상금은 3억원. 8강에 진출하면 1400만원을 확보하고 16강전 탈락자는 700만원을 받는다. 그동안 나라별 우승 횟수는 한국 10회, 중국 11회, 일본 2회, 대만 1회. 제한시간은 3시간, 초읽기는 40초 5회이다.
▲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이 앞뒤로 앉아서 대국하고 있다.
▲ 박정환 9단이 대국 시작 직후 초콜릿 한 알을 입에 넣었다.
▲ 박정환 9단의 준비물.
▲ 랭킹 39위 홍기표 9단. LG배 첫 8강에 도전했다.
▲ 서울 한국기원 대회장 모습.
▲ 베이징 중국기원 대회장 모습.
▲ 중국 1위 커제 9단. 메이저 대회 7회 우승자인 데 비해 LG배 최고 성적은 22ㆍ24회 때의 4강.
▲ 중국 4위 구쯔하오 9단. 2017년 삼성화재배를 우승했지만 LG배는 아직 8강이 없다.
▲ 중국 14위 자오천위 8단. 첫 메이저 8강이 무산됐다.
▲ 대진추첨 현장. 한국은 6명이 8강에 올라 2명 오른 중국을 압도했다.
▲ "매일 컴퓨터를 10시간 정도 보았기 때문에 온라인 대국이 불편하지는 않았다"는 박정환 9단은 "앞으로는 누구를 만나도 만만치 않겠지만 잘 준비해 간다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각오를 전했다.
▲ "초반부터 계속 나쁘다가 상대가 초읽기에 몰려서 실수하는 바람에 운 좋게 이긴 것 같다"는 변상일 9단은 "LG배 8강은 처음이라 더욱 기쁘고,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계속 이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중반에 잘되어 괜찮았는데 후반에는 미세해졌다. 시간이 남아있어서 다행히 역전까지는 안 당했던 것 같다. 마우스 미스가 좀 떨리기는 했다"는 원성진 9단. "사실 요즘은 부담 없이 두려고 하고, 어렵게 올라온 만큼 최선을 다해 30대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