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과 독백
가마못(서봉지)
경상남도 진주시 상봉동에 작은 연못 하나
본래는 서봉지(棲鳳池)였지
봉황새가 와서 쉬고 목욕을 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
대봉이 목욕할 만큼 크나큰 연못은
진주 땅을 풍요롭게하는 저수지였다네
어느 날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1338,1,13일-1392,4,4)가 왔었지
대봉산 자락을 돌아보고 서봉지가 내려다 보이는
비봏루(飛鳳樓)에 누워
飛鳳山前飛鳳樓 비봉산 앞 비봉루
樓中宿客夢悠悠 루에 잠든 객 한가롭게 꿈꾸네.
地靈人傑姜河鄭 지세 좋고 걸출한 인물 강·하·정있네
名與長江萬古流 그 명성 긴 강물처럼 영원히 흘러가리.
(강신웅교수)
서봉지에서 흐르는 물 소리 남강에 닿고
남강물 흘러 낙동강에 이르니
진주의 강씨 하씨 정씨 가문에 인물들이 이렇게 이어지리라
오늘도 정몽주 잊지 못해
여기에 그 비를 세우고
정몽주를 노래하고 있으나
대봉이 놀던 그 연못 서봉지는 어디로 가고
작은 못하나 만들고 가마못이라 하네
대봉을 잡아 삶아 버리겠다고 지은 이름 가마못이라는데
그 의미 아는지 모르는지
모두가 가마못이라하네
저 한 바위 아래 서봉지가 보이는 구나
흐르는 세월이 모두 바꾸어 버리고
아름답던 그 이름 하나둘 잊어만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