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에서 번개를 동반한 천둥과 비 바람소리가 점점 무대와 객석을 감쌀때 소리 1이 우렁차게 울려온다.)
[소리] 문! 하느님은 천지창조의 문을 열었고 인간은 그 외의 모든 문을 연다
(천둥소리가 멀어져 가며 줄기차게 내리는 비사이로 느리고 구슬프게 품바타령 1.
객석이 밝아오자 타령이 빠르고 흥겨웁게 변하며 객석 뒷쪽 한 곳에서 인물(걸인)이 춤을 추며 관중석으로 나온다.)
품바타령 1
[노래-1]
허어! 품바가 잘도 헌다.
허어! 품바가 잘도 논다.
1. 천재 한님 신시열고 이나라를 세우실적
배달이라 이름하여 홍익인간을 세우니
에헤라 품바 잘도 헌다.
2. 중국대륙 만주벌판 말달리던 한민족아
높은기강 그크신뜻을 언제다시 피워볼까나
에헤라 품바 잘도 헌다.
3. 5천년에 이연단이 비상을 위한 봉새처럼
오는 세상을 누가 말을거나 한민족밖에는 더있겠는가
에헤라 품바 잘도 헌다.
4. 배달겨레 그정신이 후천세계를 꽃피우니
동방의 빛 한반도가 지축임을 알아나 두소.
후렴: 에헤라 품바 잘도 헌다.
[노래끝]
(타령과 춤으로 객석에서 흥겨운 한마당을 이루는 인물(걸인)과 관객들
무대가 밝아오자 갑자기 동작을 멈추고 무대위 한곳을 응시하는 인물. 관중을 헤치고 무대에 허둥지둥 올라가 두리번 거리다가 무엇을 주워서 게걸스레 먹는다. 갑자기 무대가 훤히 밝아지자 먹던 물건을 재빠르게 뒤로 감춘 후 - 무안한듯 어색한 말투로 훈계하듯)
[천장근] 예! 사람이 생각허기 때문에 위대한 것은 올바른 행동을 허기 위해서 생각하기 때문임을 자각치 못한 이 세상의 많은 인간들 틈에서 헐벗고 가난한 사람들. 어렵고 고통 받은 사람들. 병들고 버림받은 사람들. 고독한 사람들. 절망한 사람들. 기진맥진한 사람들.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내가 ---
[북소리] 꽝 다다다
( --- 하다말고 쑥스러운듯 머리를 긁적거리며) (관중에게 겸면쩍은듯)
[천장근] 예?, 여그 서 있는 사람이 대체 뭘 허는 사람이라구우 (웃으며) 글씨라우! 앗따! 이
시상에는 천자에 사람과 만별의 직업이 있지 않습디여? (이야기하듯) 예를 들자면 하두 심심헌께 백제의 후예처럼 일본으로나 건너가 신황조나 세워볼까!
아니면 광개토 대왕마냥 천리마를 타고 만주 벌판이나 달려 볼끄나! 흐흥! 이랴! (말타는 동작을 하며 무대를 한바퀴 돈다)
워워! 기왕이면 이놈의 지구를 새끼 손가락에 올려 놓고 닐리리야나 한번 뽑아 볼까나!
닐리리야!! 기왕이면 집현전에 들어가 세종대왕님과 장기나 한판 둘까! 장이야 멍이야!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다가도 이 사람이 농사를 짓지 않으면 어느 누가 5천만 국민의 입에 풀칠이라도 해주남.
이렇게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농사꾼으로부터 (관중 한사람씩 세고 가다가 사기꾼에 멈춘다) 바위로 천년을 보낼 것인가? 꽃으로 한 철을 보낼 것인가?
(분위기를 바꿔서) 옆동네 마실 갔다가 밤늦게 양도 섬을 돌아 오는디, 온섬이 온통 또깨비불이여! 여기도불! 저기도불! 불! 불! 불! 불! 동네방네 불났네! (무대가 붉은 빛으로 가득하자 - 머리를 감싸며 무서워 우는듯한 괴성을 지르며 머리를 감싸고 안절부절 못하다가 - 무대가 다시 밝아오자 서서히 눈을 뜨고 일어나며 이상하다는듯)
헌디 지금은 그 불들이 모두 도회지로 나가부렀다야? 았다!
서울 밤거리에 저놈에 또깨비불!!! (강조한다)
또깨비불! 봉화불, 횃불, 등대불, 귀신불, 귀신?
음! 철귀신! 마당귀신! 왜정때 죽은 귀신! 6.25때 죽은 귀신! 그밖에 한 못풀고 죽은 귀신들 (노래가락으로)
[노래-2]
부디 극락왕생 하시옵소서
코 터지고 등 터지고 한이 서려 못가겠네.
가자 가자 그만 가자. 극락이나 찾아가자.
구멍난 솥이나 부서진 우산 고쳐 하고 외치는 뗌장이,
뚜쟁이, 석수쟁이, 난쟁이, 중매쟁이, 오입쟁이, 환쟁이, 굿쟁이
비단이 장수 왕서방 명월이 헌테 반해서
돈이가 없어서 띵오와 ---
(노래를 하며 관중석으로 다가와 여자 관객에게 앙탈하듯(여자 관객 손을 잡아 당기며)
나비단 장수! 밍월(명월)이 좋아해서 같이 살자
나좀 안아줘! 으응! 나좀 안아 주랑께! 으응!!!
[노래끝]
(끌어당기다가 고수의 북소리에 놀라 --- 무대로 급히 올라 --- 분위기를 일신하며) (관중에게)
얘들아! 얘들아! (명월이라 수작을 한 그 여자 관객쪽을 가리키며) 이런 구정물에서 놀면 몸에 해롭다.
저그 맑은 샘물을 찾아 놀아라 어르신네들도 놀던 곳인데 어쩔랍디여 안돼! 이 철부지들 같으니라구
[노래-3]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허어 품바가 잘도 논다.
어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저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오
어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노래끝]
(노래를 부르다 말고 화난듯)
나는 죽으라고 가르쳐 준께 이 자식들은 의젓이 폄만 파악 잡고 앉아 있네요.
뉘 놈들이 돌부처야! 생각하는 사람이야! (어이 없다는 듯이)
허헛! 느그놈들이 뭣이 그리 잘났어! 잘허든지, 못하든지 한번 따라서 불러봐야 할것 아니여
(다시 부드럽게 달래듯 웃으며)
앗따! 자! 그러지들 말고 한번 불러보란께 아니 돈주고 들어왔으면 뭣이라도 한가지 배워가야 쓸것 아니여! 한번 불러보드라고이. (달래듯)
한번 불러보면 재미 있어야 이거 (이노래) (선창을 하자 다시 관중과 함께 노래를 합창한다 --- 노래가 끝나자 몹시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관중들을 둘러보며, 그래! 잘 불렀다. 아쉬운 데론 불렀어. 옛끼이 자식들아! 느그들 그래갖고 어디 밥 빌어먹고(얻어먹고) 살것냐 쯧쯔! 어째 찝찝허야! 거령뱅이가 가르쳐 준께 챙피해!
(다시 달래듯) 그럼, 내가 이번에는 빠질텐께 느그들 끼리 한번 멋들어지게 불러봐. 천지가 진동하도록 한번 크게 마음 푹놓고 불러보란 말이여! (측은하게) 그려! 이해가 간다. 느그놈들이 언제 신명나게 놀 일이 있어야제! 놀찌를 알제 쯧쯔! 좌우지간 오늘은 특별한 날인께 신명을 내서 놀아보자. 자!
복창으로 한꺼번에 들어간다 아 --- !
(선창을 하자 다시 관중과 함께 노래를 합창한다 --- 노래가 끝나자) 앗따데! 생각보단 훨씬 잘 부르네거 그럼으로써 여러분께서도 거렁뱅이로써의 손색이 없음이 증명된 셈이네 친애하는 각설이 동지가 되었다 이 말씀이여 자 그럼 여러분이 천사가 된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박수 --- !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