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으로 신앙 모임을 4년 동안 해왔다. 그동안 모임을 해오면서 나같은 사람, 더 정확하게 우리같은 사람, 즉 주류기독교의 흐름에서 벋어나 있는 비주류 신앙인들이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을까를 꾸준히 고민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8월 우발적으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목요신앙과 신학 사랑방'이라는 이름으로 모이게 되었다.
모임의 기본 원칙은 사람을 불러다가 듣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 그래서 농담으로 "누구나 올 수 있지만 아무나 오지는 못하는 모임"라고 했다. 형식은 30분 발표, 1시간 토론이다.
그동안 모든 내용은 녹화가 되어 유투브에 올린 영상 자료들이 400여개가 된다. 유투브 계정 이름을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교단 신학교(?)를 만들자는 호기로 '가나안신학교'라고 했다. 그러나 사실상 재야의 고수들이 모여서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내용들이 많아서 신학교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꿀릴 일이 없다. 더욱이 실전경험이 풍부한 산전수전 온라인전 모두 거친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보통 신학교처럼 뜬 구름 잡는 사람이 전혀 없다.
통계적으로 기독교인의 1/3을 차지하는 가나안 신자들은 교회를 벗어나 갈 곳을 찾아 이리저리 떠도는 노마드인 셈이다. 그들은 교회를 찾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기독교적 가치를 찾아 이동하는 부족이다. 그러다가 새로운 가치 찾기에 실패한 부족들은 기독교 안에서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이들이 기독교 안에 머믈 수 있는 답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제도 교회 밖에서 영적인 양식을 찾는 것이 필요한 시대에 가나안신학교는 적당한 그릇이라고 생각된다.
가나안신학교는 교역자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학위가 필요 없고 가진 것을 나누고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을 절대적으로 환영한다. 벽에 걸어 놓을 학위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학습효과가 입증되면 국산은 없어도 미제는 구해서 줄 수도 있다.
신학교로서는 본회퍼를 위시한 소수의 목사들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통찰을 하고 예언자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고백교회를 만들고 핑겐발덴에 세웠던 목사양성소가 가장 이상적인 곳이였다고 생각된다. 히틀러의 제 3제국 치하에서 온 독일 국민이 나치의 광기에 휘말려 미쳐 돌아 갈 때 1935년 시작되어 불과 2년도 지속하지 못하고 25명의 학생 전원이 게슈타포에 의해서 체포되었다.
다큐 영화에서 고백교회 목사 후보생 훈련소 기숙사의 장면을 보고 ‘저 속에서 함께 살면서 날마다 죽음과 씨름 했겠구나’생각을 했었다.
그리스도인에게 신학은 세상과의 싸움에서 가장 효과적인 무기이어야 한다. 무기라고 해서 반드시 강한 무기가 아니라 때로는 재미있고 여유있게 세상을 이기는 무기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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