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란 말입니다. 누구와 어울리느냐가 그 사람의 사람 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처음엔 괜찮은 사람이었지만, 어떤 부류들과 어울리면서 좋지 않은 사람으로 변하는 것도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주변의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도 있지만, 인간의 연약성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일도 참 많습니다. 그렇기에 누구와 어울리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그동안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들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남왕국 유다의 왕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왕 아합의 아들 요람(Joram) 제5년에 남왕국 유다는 여호사밧의 아들 여호람(Jehoram)이 왕이 되었다고 소개합니다(16절).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왕 아합의 아들 여호람이라고 기록했었는데, 오늘 본문에서는 이스라엘의 여호람을 요람이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남왕국 유다의 왕 여호사밧의 아들로 유다의 왕위를 이어받은 여호람과 구별하기 위함입니다.
남왕국 유다의 왕인 여호람은 북왕국 이스라엘의 아합의 딸 아달랴(Athaliah)와 결혼하였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18절). 그리고 여호람이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길로 행한 이유는 바로 아합의 딸 아달랴를 아내로 맞이했기 때문이라고 기록합니다. 유다의 여호람은 아달랴로 인해 나쁜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아달랴는 다윗의 피를 이어받은 왕자들을 죽이고 자신이 직접 유다 왕국을 다스리기도 했고(11:1~3; 대하 22:10~12), 여호람은 자기의 아우들을 죽이는 비정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대하 21:4). 여호람이 우상을 섬겼던 아합의 딸과 결혼한 결과는 하나님 앞에 악을 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남왕국 유다를 멸하지 않은 이유는 하나님께서 다윗과 한 언약(삼하 7:8~17) 때문이었다고 기록합니다(19절). 여호람처럼 하나님 앞에 악을 행하는 왕이 다윗의 자손 중에 있었더라도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하신 언약 때문에 다윗의 가계(家系)를 통해 유다 왕국의 왕위(王位)를 이어가게 하셨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악을 행하는 유다의 여호람 때에 그동안 남왕국 유다의 지배 아래 있었던 에돔 족속이 유다를 배반하는 일이 벌어집니다(20절). 그래서 여호람이 군대를 이끌고 사일(Zair)로 가서 에돔과 싸우려하였는데, 에돔에 의해 포위가 되었고, 에돔 군대를 치려고 하였으나 오히려 패배하고, 유다의 백성(병사들)은 뿔뿔이 흩어져 집으로 돌아가고 맙니다(21절). 이렇게 에돔이 유다를 배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유다에 속해있던 립나(Libnah)도 유다에게 반역하게 됩니다(22절). 하나님을 거역하고 악을 행한 유다의 여호람의 시대는 매우 어려운 시대였고, 결국 창자에 병이 들어 고통받다가 죽었는데, 왕들의 무덤에 묻히지도 못하는 신세가 됩니다(23절, 24절).
여호람의 뒤를 이어 아하시야(Ahaziah)가 유다의 왕이 되었는데(25절), 아하시야는 여호람과 아달랴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습니다.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 아합의 딸이 아하시야의 어머니였기에 아하시야도 우상을 섬기며 하나님을 거역했던 아합처럼 행하여 하나님 앞에서 악을 행했다고 기록합니다(26절, 27절). 유다의 여호람이나 여호람을 이어 유다 왕이 된 아하시야나 아달랴로 인하여 나쁜 영향을 받았고, 결국 하나님 앞에서 악을 행했다는 말씀입니다. 그렇기에 누구와 교제하느냐, 누구와 어울리느냐 하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마 남왕국 유다의 왕이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족과 결혼한 것은 정략(政略)에 의한 것이겠지만, 이스라엘과 유다가 화친(和親)을 유지했을지는 몰라도 하나님 앞에 그릇되게 행하여 나라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는 것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유다의 아하시야는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인 요람(여호람)과 함께 아람의 왕이 된 하사엘과 대적하여 전쟁을 치르기 위해 길르앗 라못(Ramoth Gilead)으로 가서 싸웠는데 요람이 그 전쟁에서 부상을 입게 되었고(28절), 이 부상을 치료하게 위해 이스르엘(Jezreel)로 돌아왔고, 유다의 왕인 아히시야는 유다로 돌아가기 전에 이스라엘의 왕인 요람에게 가서 병 문안을 합니다(29절). 이 둘은 각각 유다와 이스라엘의 왕이긴 하지만, 유다의 아하시야 왕에게 있어서 이스라엘의 요람 왕은 외삼촌이기도 하기에 이러한 모습을 보여 준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요람에게 문안하였다가 나중에 결국 이스라엘에서 요람(여호람)에게 반역하여 이스라엘의 왕이 되는 예후(Jehu)에게 죽게 되는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9:27).
누구와 어울리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탐욕을 채우기 위해 꼼수만 부리고, 자기의 욕심을 따라 세상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자들과 어울리면 내 믿음은 추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사람, 하나님을 순수하게 사랑하며 따르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자들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