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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안병현
#코로나백신 을 맞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 어느 때보다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이달 13일까지 우리나라 국민 1183만명이 한 차례 이상 #백신주사 를 맞았어요. 백신은 코로나 이전에도 다양한 질병으로부터 인류 건강을 지켜왔어요. #질병관리청 은 출생 후 1년 안에 #결핵 , #B형간염 , #디프테리아 등 여러 백신을 필수적으로 맞도록 하고 있어요. 어른이 된 뒤에도 #인플루엔자 나 #대상포진 등 여러 질병에 대한 #백신접종 을 권고합니다.
백신은 죽었거나 약화된 #병원균 을 일부러 우리 몸에 넣어 #면역체계 에 기억시켰다가, 이후 해당 병원균이 실제로 몸에 들어오면 이전에 들어왔던 병원균을 기억해 재빨리 #면역시스템 을 가동하게 하는 거예요. 백신은 주로 주사기로 몸에 주입하죠. 주사는 먹거나 바르는 것보다 몸속에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널리 쓰이지만, 바늘에 대한 두려움과 통증 때문에 무서워하는 사람이 많아요. 소아과에서 아이들 우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 이런 점 때문에 과학자들은 ' #안아픈주사 '를 개발해왔어요. '안 아픈 주사'는 어떤 것이 있고, 어떤 원리일까요?
어른도 '주삿바늘' 공포증 있어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주사에 대한 공포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이 1947년부터 2017년까지 학술지에 발표된 #주삿바늘공포증 관련 연구 119개를 분석했더니, 어린이 대부분과 청소년의 20~50%가 바늘에 대한 #두려움 이나 #공포증 을 갖고 있었어요. 20~40세 성인들의 20~30%도 주삿바늘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죠. 성인 환자의 16%는 주삿바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거부하기도 했다네요.
이렇게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 때문에 주사를 피하면 질병 치료나 예방에 문제가 생길 거예요. 개인뿐 아니라 사회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요. 그래서 일부에선 주사를 맞을 때 다른 생각을 하게 유도하는 등 #심리적처방 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최근엔 #가상현실 ( #VR ) 프로그램을 즐기는 동안 주사를 놓는 방식도 소개됐어요. 하지만 가장 좋은 건 바늘이 없거나 안 아픈 주사를 사용하는 거겠죠?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해왔어요.
높은 압력 이용한 바늘 없는 주사도 있어요
바늘 없이 몸속에 약물을 넣기 위한 아이디어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프랑스 연구진은 1866년 높은 압력으로 약을 쏘아 피부에 침투시키는 ' #제트-인젝터 (Jet Injector)'를 발명했어요. 제트 인젝터는 이후 여러 차례 개선되면서 1950~60년대에는 #천연두 등 대량 백신 접종에 이용됐어요. 아프리카에서 천연두 근절에 기여해 ' #평화의총 '으로 불리기도 했죠. 제트 인젝터 방식은 바늘 없이 약을 주입하는 장점이 있지만, 약을 주입할 때 몸속에서 체액이나 세균이 도로 튀어나와 노즐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 접종보다는 #인슐린주사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다고 해요.
2017년엔 서울대 여재익 교수 연구팀이 바늘 없는 #레이저주사기 로 약물을 몸속에 통증 없이 주입하는 데 성공했어요. 레이저 주사는 머리카락 한 가닥 정도 굵기 구멍에서 약물이 초당 150m 속도로 일정하게 반복 분사되는데, 약물 줄기가 매우 가늘어 신경을 거의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통증 이 거의 없다고 해요. 실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요.
반창고처럼 붙이는 '마이크로니들'
주사는 맞는 부위에 따라 표피(表皮)와 진피(眞皮) 사이에 놓는 ' #피내주사 ',
#진피층 아래 피하(皮下)조직에 놓는 ' #피하주사
', 근육에 놓는 ' #근육주사 '
,혈관에 놓는 ' #동맥·정맥 ' 주사로 나뉘어요. 코로나 백신 주사는 근육 주사예요. 주사기 바늘도 용도에 따라 길이가 다양한데, 코로나 백신은 보통 2.54㎝ 내외 길이의 바늘을 쓰고 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길이가 1㎜도 안 되는 #미세바늘 인 ' #마이크로니들 (Microneedle)'을 이용해 약을 주입하는 방식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어요. 1998년 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진이 발표했어요. 미세 바늘 수백~수천 개가 달린 반창고 모양 패치를 피부에 붙이는 방식이죠. #주사통증 은 바늘 길이에 비례해 크게 증가한다고 해요. 마이크로니들은 바늘이 워낙 짧기 때문에 피부에 자극이나 통증이 거의 없어요. 또 개인이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고요. 고체 형태 약을 이용하기 때문에 액상 형태 약을 주사기로 주입하는 백신보다 온도에 덜 민감해 보관하기도 쉽다고 해요.
마이크로니들은 약물 투입 방식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뉘어요. '고체(solid) 타입'은 마이크로니들을 피부에 넣어 구멍을 만들고, 그 구멍에 연고를 바르는 등 방식으로 약물을 흡수시키는 거예요. '코팅(coated) 타입'은 마이크로니들 표면에 약물을 코팅해서 피부에 접종하면 코팅된 약물이 피부 안에서 녹아 몸속으로 들어가는 방식이에요. ' #용해성 (dissolving) 타입'은 #생분해성 물질에 약물을 섞어 단단한 마이크로니들 형태로 만들어 피부에 접종하면 피부 안에서 바늘이 약물과 함께 완전히 용해되는 방식이에요. 마지막 '공동(空洞·hollow) 타입'은 피부에 속이 빈 바늘을 접종하고 그 사이로 약물이 전달되는 방식이에요.
미국에선 마이크로니들을 이용한 인플루엔자 백신이 개발되어 임상 단계에 있어요. 우리나라에선 백신은 아직 개발 중이고, 편두통 치료제 등 의료용이 개발되어 임상 단계에 있습니다. 머지않아 많은 사람이 통증 걱정 없이 주사를 맞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출처: 프리미엄조선|[안주현]박사·서울 중동고 과학 교사
자문=박정환·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교수
기획·구성=김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