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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수죽백(功名垂竹帛)
공명을 대나무와 비단에 드리운다는 뜻으로, 공을 세워 이름을 후세에 남긴다는 말이다.
功 : 공 공(力/3)
名 : 이름 명(口/3)
垂 : 드리울 수(土/5)
竹 : 대 죽(竹/0)
帛 : 비단 백(巾/5)
(유의어)
명전천추(名傳千秋)
출전 : 후한서(後漢書)의 등우전(鄧禹傳)
등우(鄧禹)는 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를 섬긴 어진 신하로서 그는 광무제가 후한 왕조를 새로 이룩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공신이었다.
등우는 남양(南陽) 신야(新野) 사람이다. 13세에 시를 암송했으며, 어린 시절에 장안에 와서 공부하였다. 그때 유수(劉秀, 광무제)도 장안으로 와서 공부하고 있었다.
등우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지만 유수를 만나자 그가 비범한 사람이란 것을 알고 서로 친하게 지냈는데, 몇 해 후 각각 자기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 후, 왕망(王莽)이 한(漢)나라의 정권을 찬탈하고 신(新)나라를 세웠다. 왕망이 무리한 개혁 정책을 펼쳐 사회가 혼란스러워졌고, 한나라 왕실을 다시 세우려는 호걸들이 도처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당시 한 왕실의 후예로 반란군 대장에 추대된 유현(劉玄)이 왕망을 멸망시키고 황제로 추대되어 장안에 도읍을 정하고 경시제(更始帝)로 등극했는데, 이때 많은 호걸들이 등우를 경시제에게 천거했다.
그러나 등우는 경시제를 대단치 않은 인물로 보았기 때문에 사양하고 끝내 경시제를 섬기지 않았다.
그 후, 유수가 경시제의 곁을 떠나 황하 이북 땅을 평정하러 가자, 등우는 즉시 북으로 황하를 건너가 업쨈에서 유수를 만났다.
光武曰, 卽如是何欲爲.
유수는 등우를 몹시 반기며 벼슬을 원하느냐고 물었다.
禹曰, 但願明公威德加於四海, 禹得效其尺寸, 垂功名於竹帛耳.
그러자 등우가 대답했다. “다만 명공(明公, 유수)의 위덕이 사해에 더하여지기를 바랄 뿐이며 나는 얼마 안 되는 힘이나마 바쳐서 공명(功名)을 죽백(竹帛)에 드리우기를 바랄 뿐입니다.”
光武笑,因留宿間語.
광무제는 웃으며 머물러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후, 등우는 유수를 도와 후한을 창업하는 큰 공을 세웠다. 이 이야기는 후한서(後漢書) 등우전(鄧禹傳)에 나온다.
죽백은 대나무와 비단을 말하는데,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글을 기록하는 도구로 이용되었다. 그래서 죽백은 서적이나 역사를 일컫는 말로도 사용되었다. 공명이란 공을 이루고 얻은 명예를 말한다.
⏹ 공명수죽백(功名垂竹帛)
죽(竹)은 대나무요 백(帛)은 비단이다. 옛날엔 기록을 대나무 쪽이나 비단 폭에 해 두었기 때문에 죽백(竹帛)은 곧 기록이라는 말이 된다. 따라서 공명(功名)을 죽백에 드리운다(垂)는 말은 큰 공을 세워 그 이름을 역사에 남긴다는 뜻이다.
후한서(後漢書) 등우전(鄧禹傳)에 나오는 이야기다. 등우는 소년 시절 장안으로 가서 공부를 했는데 그때 역시 장안에서 공부하던 유수(劉秀)를 만나게 됐다. 유수는 훗날 후한(後漢)의 광무제(光武帝)가 된 인물이다.
등우는 유수의 비범함에 끌렸고 둘은 다정하게 지내다 몇 년 뒤 각자 자기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당시 세상은 난세로 새로 신(新)이란 나라를 세운 왕망(王莽)의 폭정에 시달리던 백성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때 한나라 왕실의 후예로 반란군 대장에 오른 유현(劉玄)이 왕망을 몰아내고 황제로 추대됐다. 그이가 곧 갱시제(更始帝)다.
사람들은 등우를 갱시제에게 천거했으나 등우는 사양하고 갱시제를 섬기지 않았다. 갱시제의 인품이 하찮다고 봤기 때문이다.
얼마 후 유수가 황하(黃河) 이북 땅을 평정하러 떠났다는 말을 듣자 등우는 유수를 찾아갔다. 유수는 반가웠지만 내심 등우가 벼슬 하나 얻으려는 생각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에 멀리 그를 찾아온 이유를 넌지시 물었다. 그러자 등우가 분명하게 말했다. '다만 명공(明公)의 위엄과 덕망이 사해에 더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는 작은 힘이나마 바쳐 공명을 죽백에 드리우고자 합니다(但願明公威德加於四海 禹得效其尺寸 垂功名於竹帛矣).'
이 말을 듣고 유수는 등우를 곁에 두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유수가 자신의 세력이 작음을 한탄할 때 등우는 '천하를 손에 넣는 데는 덕(德)이 두터운지 아닌지가 중요하지 영토의 크고 작음은 문제가 아닙니다'와 같은 조언으로 유수의 힘을 돋우기도 했다.
오래지 않아 유수는 광무제로서 천자(天子)의 지위에 올랐고 이를 도왔던 등우의 공명은 죽백에 드리워져 널리 후세에 전하게 됐다. 공명수죽백은 이름이 천 년 동안 전해진다는 명전천추(名傳千秋)와 상통한다.
이제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지방선거가 끝나 여러 교육감과 지방자치단체를 위해 일할 이들이 뽑혔다. 부디 등우와 같이 공명수죽백의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
⏹ 공명수죽백(功名垂竹帛)
훌륭한 이름을 역사에 남기다.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운 이름으로 후세에 기억되기를 원한다. 훌륭한 일을 한 사람은 먼 훗날까지 향기롭게 전해진다고 유방백세(流芳百世)라 했다. 반면 악행으로 이름이 남으면 악취는 더 오래 간다고 유취만년(遺臭萬年)이다.
표범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이 사람은 죽어도 그의 이름과 함께 생전의 행적이 오랫동안 남아 있다는 명언 표사유피 인사유명(豹死留皮 人死留名)도 있다.
공을 이룬 사람의 이름(功名)이 대나무와 비단에 드리워져 있다(垂竹帛)는 이 말도 역사를 더럽히는 이름일 수 없다.
대나무와 비단은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 글을 쓰는 도구였다. 그래서 죽백(竹帛)이라 하면 서적을 말했고, 특히 역사를 기록한 책을 이르게 됐다.
큰 공을 이룬 사람은 그 명예가 역사에 길이 전하게 된다는 말이 되어 큰일을 계획하는 사람이 자신의 포부를 말할 때 자주 사용된다.
범엽(范曄)이 쓴 이십사사(二十四史)의 하나 후한서(後漢書)의 등우전(鄧禹傳)에서 이 말이 등장한다. 등우는 광무제(光武帝)를 섬긴 어진 신하로 후한 왕조의 기반을 닦는데 큰 공헌을 했다.
등우는 13세에 시를 암송했고 어린 시절 장안(長安)에 와서 공부했다. 광무제가 되기 전 유수(劉秀)도 장안에서 공부할 때 등우가 만나본 뒤 비범한 사람인줄 알고 친하게 지냈다.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 헤어져 있다가 뒷날 유수가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키자 등우는 먼 길을 찾아가 만났다.
유수가 반기며 벼슬을 원하는지 묻자 이렇게 답했다. 등우는 유수의 덕이 사해에 떨치기를 바란다며 이어 말했다. ‘자신은 작은 힘이나마 바쳐서 이름을 죽백에 드리우면 족할 뿐입니다(禹得效其尺寸 垂功名於竹帛耳).’ 과연 등우는 유수를 보필하여 공명을 남겼다.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큰일을 한다면서 지도자가 전체의 뜻을 어긋나게 밀어붙일 때가 종종 있다. 이럴 때는 꼭 후세에 공과를 묻는다고 갖다 붙인다.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일을 추진했을 때 성공작이라고 평가받는 경우는 소수이고 대부분 큰 후유증을 남기기 마련이다. 죽백에 공명이 드리워지기 보다는 오명이 남는 셈이다.
▶️ 功(공 공)은 ❶형성문자로 糿(공)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힘 력(力; 팔의 모양, 힘써 일을 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뜻으로 쓰인 工(공; 도구, 일, 일을 하다)으로 이루어졌다. 전(轉)하여 훌륭하게 일을 하다, 훌륭한 일, 공로(功勞), 공력(功力)으로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功자는 ‘공로’나 ‘업적’, ‘사업’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功자는 工(장인 공)자와 力(힘 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工자는 땅을 다지는 도구인 ‘달구’를 그린 것이다. 그러니 功자는 땅을 다지는 도구를 들고 힘을 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달구는 땅을 단단하게 다져 성벽이나 둑을 쌓던 도구였다. 전쟁이나 치수를 중시했던 시대에는 성과 둑을 쌓는 일 모두 나랏일과 관련된 사업이었다. 그래서 功자는 나랏일에 힘써 준다는 의미에서 ‘공로’나 ‘업적’, ‘사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功(공)은 (1)공로(功勞) (2)공력(功力)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공, 공로(功勞), 공적(功績) ②일, 사업(事業) ③보람, 업적(業績), 성적(成績) ④상복(尙服: 궁중의 의복에 대한 일을 맡아보던 종오품 벼슬) ⑤경대부(卿大夫)의 옷 ⑥공부(工夫) ⑦공(公), 공의(公義) ⑧공치사(功致辭)하다 ⑨튼튼하다, 정교(精巧)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공 훈(勛), 공 훈(勳),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지날 과(過), 허물 죄(罪)이다. 용례로는 어떤 목적을 이루는 데에 힘쓴 노력이나 수고를 공로(功勞)라 하고, 쌓은 공로를 공적(功績), 사업이나 나라를 위해서 두드러지게 세운 공을 공훈(功勳), 나라에 공로가 있는 신하를 공신(功臣), 공을 세워 이름을 떨침을 공명(功名), 일의 성적을 공과(功課), 뜻한 것이 이루어짐을 성공(成功), 나라를 위하여 드러나게 세운 공로를 훈공(勳功), 전쟁에서 세운 공적을 군공(軍功), 죄 되는 일을 거드는 행위를 가공(加功), 피륙을 짜내기까지의 모든 수공의 일을 여공(女功), 여러 해 동안의 공로를 연공(年功), 세상이 모르는 숨은 공덕을 음공(陰功), 공로가 있음을 유공(有功), 공로와 허물이 반반이라는 뜻으로 공도 있고 잘못도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공과상반(功過相半), 공을 이루었으면 몸은 후퇴한다는 뜻으로 성공을 이루고 그 공을 자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공성신퇴(功成身退), 공을 세워 이름을 떨치고 벼슬에서 물러난다는 말을 공명신퇴(功名身退), 훌륭한 공업을 이룩하고 나서 명성을 크게 떨친다는 말을 공성명수(功成名遂), 쌓는 공도 한 삼태기로 이지러진다는 뜻으로 거의 성취한 일을 중지함을 이르는 말을 공휴일궤(功虧一簣),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엉뚱한 제삼자가 힘들이지 않고 이득 보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전부지공(田夫之功), 공이 있고 없음이나 크고 작음을 따져 거기에 알맞은 상을 준다는 말을 논공행상(論功行賞), 조개와 황새가 서로 싸우는 판에 어부가 두 놈을 쉽게 잡아서 이를 보았다는 뜻으로 두 사람이 다툼질한 결과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이를 얻게 됨을 빗대어 하는 말을 어인지공(漁人之功), 안에서 돕는 공이란 뜻으로 아내가 집안 일을 잘 다스려 남편을 돕는 일을 말함을 내조지공(內助之功), 헛되이 수고만 하고 공을 들인 보람이 없다는 말을 도로무공(徒勞無功), 성공한 사람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성공자퇴(成功者退) 등에 쓰인다.
▶️ 名(이름 명)은 ❶회의문자로 夕(석; 초승달, 어두움)과 口(구; 입, 소리를 내다)의 합자(合字)이다. 저녁이 되어 어두우면 자기 이름을 말해서 알려야 했다. ❷회의문자로 名자는 ‘이름’이나 ‘평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名자는 夕(저녁 석)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夕자는 초승달을 그린 것으로 ‘저녁’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요즘이야 한밤중에도 사물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밝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어두운 저녁 저 멀리 오는 누군가를 식별하기 위해 이름을 불러본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名자이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그래서 名(명)은 (1)이름 (2)숫자 다음에 쓰이어 사람의 수효를 나타내는 말 (3)사람을 이르는 명사의 앞에 붙어서 뛰어난, 이름난, 훌륭한, 우수한 또는 무엇을 썩 잘 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이름 ②평판(評判), 소문(所聞) ③외관(外觀), 외형(外形) ④명분(名分) ⑤공적(功績) ⑥글자, 문자(文字) ⑦이름나다, 훌륭하다 ⑦이름하다, 지칭(指稱)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일컬을 칭(稱), 이름 호(號)이다. 용례로는 세상에서 인정 받는 좋은 이름이나 자랑을 명예(名譽), 명목이 구별된 대로 그 사이에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나 분수를 명분(名分), 사물이나 현상을 서로 다른 것 끼리 구별하여 부르는 이름을 명칭(名稱), 세상에 떨친 이름을 명성(名聲), 이름이나 주소나 직업 따위를 죽 적어 놓은 장부를 명부(名簿), 형식 상 표면에 내세우는 이름이나 구실을 명목(名目), 성명과 해당 사항을 간단히 적은 문건을 명단(名單),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승(名勝), 명분과 의리 또는 문서 상의 이름을 명의(名義), 이름난 의원이나 의사를 명의(名醫), 일년 동안의 명절날과 국경일의 통칭을 명일(名日), 뛰어나거나 이름이 난 물건 또는 작품을 명품(名品), 이름이나 직위 등을 적어 책상 따위의 위에 올려놓는 길고 세모진 나무의 패나 문패 또는 명찰을 명패(名牌), 잘 다스려서 이름이 난 관리를 명관(名官),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소(名所), 이름과 실상이 서로 들어맞음을 명실상부(名實相符), 이름난 큰 산과 큰 내로 경개 좋고 이름난 산천을 명산대천(名山大川), 남의 명예를 더럽히거나 깎는 일을 명예훼손(名譽毁損),이름은 헛되이 전해지는 법이 아니라는 뜻으로 명성이나 명예가 널리 알려진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명불허전(名不虛傳), 명성이나 명예란 헛되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명불허득(名不虛得) 등에 쓰인다.
▶️ 垂(드리울 수)는 ❶형성문자로 埀(수)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흙 토(土; 흙)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초목의 꽃이나 잎이 늘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드리우다'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垂자는 '늘어뜨리다'나 '드리우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垂자를 보면 식물의 가지와 잎이 늘어져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러니까 垂자는 식물의 잎이 늘어진 모습에서 '드리우다'나 늘어뜨리다'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후에 垂자에는 '기울다'나 '쏟다', '베풀다'와 같은 뜻이 파생되었는데, 나뭇가지가 사방으로 늘어진 모습이 주변 사람들에게 온정을 베푸는 모습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垂(수)는 ①드리우다(한쪽이 위에 고정된 천이나 줄 따위가 아래로 늘어지다), 늘어뜨리다 ②기울다, 쏟다 ③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④전(傳)하다, 후세에 물려주다 ⑤가, 가장자리, 변두리 ⑥변방(邊方: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가장자리 지역), 국경지대 ⑦항아리 ⑧사람의 이름 ⑨거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똑바로 드리운 모양을 수직(垂直), 모범을 보임을 수범(垂範), 동자를 달리 이르는 말 수초(垂髫), 눈물을 흘리는 것을 수루(垂淚), 가지가 밑으로 축 늘어지게 자라는 버드나무를 수양(垂楊), 직선이나 평면에 수직으로 만나는 직선을 수선(垂線), 뒤로 머리를 길게 늘어뜨림 또는 그러한 머리를 수발(垂髮), 가르쳐 주거나 또는 가르침을 받음을 수교(垂敎), 고개를 푹 숙임을 수두(垂頭), 가엾게 생각하여 돌봄을 수련(垂憐), 창고의 곡식을 다 써서 거의 바닥이 드러남을 수경(垂罄), 늙어서 죽을 때가 가까움을 수년(垂年), 어떤 일이 거의 이루어짐을 수성(垂成), 옷소매를 늘어뜨리고 팔짱을 낀다는 뜻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아니하고 남 하는 대로 내버려 둠을 수공(垂拱), 아래로 꼿꼿하게 달려 드리워짐을 현수(懸垂), 교화를 두루 미치게 함을 편수(遍垂), 장래가 촉망되는 자식은 위험을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를 일컫는 말을 수당지계(垂堂之戒), 발을 내리고 정사를 듣는다는 뜻으로 나이 어린 임금이 등극했을 때 왕대비나 대왕대비가 왕을 도와서 정사를 돌봄을 이르는 말을 수렴청정(垂簾聽政), 밝고 평화스럽게 다스리는 길을 겸손히 생각함을 일컫는 말을 수공평장(垂拱平章), 자손에게 뒤를 이어 이루게 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수성지업(垂成之業), 공을 세워 이름을 후세에 남김을 일컫는 말을 공명수죽백(功名垂竹帛), 떨어지는 빗방울이 돌을 뚫다라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적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면 해결되지 않는 일은 없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우수천석(雨垂穿石), 마루 끝에는 앉지 않는다는 뜻으로 위험한 일을 가까이 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좌불수당(坐不垂堂) 등에 쓰인다.
▶️ 竹(대 죽)은 ❶상형문자로 대나무 잎의 모양으로 대나무를 나타낸다. 竹(죽)의 옛 모양은 筍(순; 죽순) 따위의 글자에 붙어 있는 것에 의하여 알 수가 있다. ❷상형문자로 竹자는 '대나무'나 '죽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竹자는 두 개의 대나무 줄기와 잎사귀가 늘어져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竹자를 보면 잎사귀만 늘어져 있는 모습만이 그려져 있었으나 금문에서 부터는 대나무와 잎사귀가 함께 표현되었다. 竹자는 '대나무'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나무를 이용해 만든 물건이나 '죽간(竹簡)'을 뜻하게 된다. 또 부수로 쓰일 때는 모양이 바뀌게 되어 단순히 잎사귀 만이 표현된다. 그래서 竹(죽)은 (1)곡식을 물에 풀리도록 흠씬 끓여 훌훌하게 만든 음식 (2)팔음(八音)의 한 가지 대로 만든 관악기(管樂器)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대, 대나무 ②대쪽(댓조각), 댓조각(대를 쪼갠 조각), 죽간(竹簡: 글자를 기록하던 대나무 조각) ③부챗살 ④피리(악기의 하나) ⑤죽(세는 단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대로 만든 창을 죽창(竹槍), 대로 만든 그릇을 죽기(竹器), 대나무를 가랑이 사이에 끼워서 말로 삼은 것을 죽마(竹馬), 대나무 숲을 죽림(竹林), 대로 만든 칼을 죽도(竹刀), 대자리를 죽석(竹席), 대나무의 가지를 죽지(竹枝), 대나무의 잎을 죽엽(竹葉), 대의 땅속줄기에서 돋아나는 어리고 연한 싹을 죽순(竹筍), 우거져서 숲을 이룬 대나무의 떨기를 죽총(竹叢), 가는 대통에 불을 지르거나 또는 화약을 재어 터뜨려서 소리가 나게 하는 물건을 폭죽(爆竹), 소나무와 대나무를 송죽(松竹), 나무와 대나무를 목죽(木竹), 산에서 나는 대나무를 산죽(山竹), 푸른 대나무를 녹죽(綠竹), 먹으로 그린 대나무를 묵죽(墨竹), 단면이 네모가 난 대나무를 방죽(方竹), 껍질을 벗긴 대나무를 백죽(白竹), 대나무 말을 타고 놀던 옛 친구라는 뜻으로 어릴 때부터 가까이 지내며 자란 친구를 이르는 말을 죽마고우(竹馬故友), 대지팡이와 짚신이라는 뜻으로 먼 길을 떠날 때의 간편한 차림을 이르는 말을 죽장망혜(竹杖芒鞋), 죽마을 타고 놀았던 오랜 벗이라는 뜻으로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친구를 이르는 말을 죽마교우(竹馬交友), 대나무 조각과 나무 부스러기라는 뜻으로 쓸모 없다고 생각한 것도 소홀히 하지 않으면 후에 긴히 쓰인다는 말을 죽두목설(竹頭木屑), 비가 온 뒤에 솟는 죽순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일시에 많이 일어남을 이르는 말을 우후죽순(雨後竹筍),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라는 뜻으로 세력이 강대하여 대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 또는 세력이 강하여 걷잡을 수 없이 나아가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파죽지세(破竹之勢), 매화와 난초와 국화와 대나무 즉 사군자를 일컫는 말을 매란국죽(梅蘭菊竹), 깨끗한 땅에는 소나무를 심고 지저분한 땅에는 대나무를 심음을 이르는 말을 정송오죽(淨松汚竹), 저지른 죄가 너무 많아 이루 다 적을 수 없다는 말을 경죽난서(磬竹難書) 등에 쓰인다.
▶️ 帛(백)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수건 건(巾; 옷감, 헝겊)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희다는 뜻을 나타내는 白(백)으로 이루어졌다. 흰 누인 명주를 말한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폐단 폐(弊)이다. 용례로는 예물로 주는 비단을 예백(禮帛), 장례 때 폐백으로 무덤에 넣는 비단을 증백(贈帛), 곡식과 비단을 곡백(穀帛), 금과 비단을 금백(金帛), 하얀 윤기가 흐르는 명주실을 백사(帛絲), 비단에 쓴 글을 백서(帛書), 옥과 비단을 옥백(玉帛), 재물과 피륙을 재백(財帛), 베 종류와 비단 종류를 포백(布帛), 혼백을 담는 상자를 혼백상자(魂帛箱子), 이름이 역사에 길이 빛남을 명수죽백(名垂竹帛), 비단 옷을 입어야 따뜻하다는 비백불난(非帛不煖), 공을 세워 이름을 후세에 남긴다는 공명수죽백(功名垂竹帛) 등에 쓰인다.